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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야기] 아오모리현 하치노헤 산리쿠 후코 국립공원 방문기

성기노피처링대표 2017. 10. 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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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오모리현 하치노헤시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Sanriku Fukko National Park'(산리쿠 후코 국립공원)에 갔습니다. 드넒은 태평양에 면해 있다고 해서, 대양의 기운을 받으려고 해안으로 향했습니다. 하치노헤역에 있는 관광 안내소에 들렀습니다. 직


원은 극강의 친절로 상세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몇 개의 가이드 맵과 열차 버스 시간표를 펼쳐놓고 초등학생도 알아들을 정도로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네, 직업에 그렇게 충실한 사람들입니다.




딸이 '소아용' 기차표를 가지고 있다가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서둘러 역추적 해보니 사진찍던 곳에 두고 왔더군요. 다행히 찾았습니다. 1차 분실사고. 다행히 회수.


하치노헤역에서 기차를 타고 30여분쯤 가면 '사메'라는 역이 있습니다. 상어라는 뜻입니다. 그곳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또 30분쯤 해안가를 따라 가면 산리쿠 후코 국립공원이 나옵니다. 버스에 안내양이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관광지 설명도 해주었습니다. 아직 휴가철이 아니어서 그런지, 동네 주민들이 주 고객이었습니다. 버스요금은 단돈 100엔이었습니다.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공공 서비스인 것 같습니다.




공원은 잘 정돈된 잔디밭과 넓은 바다가 참 잘 어울렸습니다. 일본 북단 아오모리현이라서 그런지 한국인 관광객은 우리밖에 없었습니다. 조용히 앉아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방석도 마련돼 있습니다. 음식물 취식 금지라고 돼 있습니다. 커피캔을 들고 있다가 뒤늦게 그 표지를 발견했습니다. 들어올 때 세상 반갑게 인사하던 그 '여성 관계자'는 순식간에 독일병정 얼굴로 돌변해 '음식물 안된다'고 합니다. 네, 직업에 그렇게 충실하지만, 약간 불편하기도 합니다.




버스에서 음료수와 사탕 등을 산 봉지를 두고 내렸습니다. 2차 분실사고. '왜 무거운 카메라만 잔뜩 들고와 중요한 봉지는 못챙기느냐'는 아내의 타박이 이어집니다. 좀 억울합니다. 분명히 들고탄 사람은 자기인데, 애먼 저보고 화풀이합니다.


그렇게 두 시간여를 산책하고 사진찍고 하다가 버스를 타고 역으로 향했습니다. 올 때 탔던 그 버스입니다. 나이든 운전기사분이, 세상에서 가장 운전을 안전하게 하는 사람처럼 보였던 바로 그 분이 우리가 타자마자 '니혼고'로 아까 무슨 물건 두고 내리지 않았냐고 물어봅니다. 그렇다고 하니, 버스 회사 유실물 센터에 갔다 두었는데 너무 멀어서 못 갔다줄 것 같다고 합니다. 2차 분실사고. 물건은 못찾았지만, 행방을 찾았으니 조금 위로가 되었네요.



일본에서 사실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오니 아이만 챙기느라 물건을 자주 잃어버렸습니다. 그 가운데 절반은 딸입니다. 엊그제 도쿄디즈니랜드 힐튼 호텔에서는 미키마우스 어린이용 식판을 체크인 할 때 딸이 프론트에 두고 왔습니다. 다음날 버스를 타기 직전, 제가 분실사실을 알고 다시 역추적 끝에 호텔 프론트에 혹시나 문의해보니, 살 때보다 더 예쁘게 포장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이건 원조 분실사고. 신속 정확 신뢰의 일본 '유실물 서비스'에 매료돼 일본에서는 물건을 잃어버려도 찾을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여기저기 흘리고 다니면서 드디어 하치노헤역에 도착했습니다. 친척들 선물 사느라 또 손에 쇼핑백이 추가되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3차 분실사고가 일어납니다. 편의점에 가서 에키벤을 샀습니다. 계산을 하다가 아마 가방을 옆에 그대로 두고 에키벤만 가지고 온 모양입니다. 그리고 편의점 옆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어디서 본듯한 주인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가방을 들고 제 앞에 딱 섰습니다.




순간, 가방을 찾은 것보다 월담하다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선생님한테 걸린 고딩처럼, 또 공포의 아내 잔소리를 떠올렸습니다. 이번에는 명백하게 저의 실수. 가방에는 옷가지들밖에 없었고, 다행히 3차 분실사고도 회수가 되었으니 '벌'은 서지 않았습니다. 이것으로 올해 운은 다 쓴 것 같군요.


문제의 그 에키벤을 사지 않았다면 3차 분실사고도 없었을 건데요. 정말 맛있겠다고, 가방 잃어버린 것도 모르고 좋아서 꼭 쥐고 있었던 그 에키벤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스시에키벤이었는데, 식초를 얼마나 뿌렸는지, 기대했던, 신칸센의 에키벤 맛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처음 먹어본 것인데, 아마 그게 오리지널 신칸센 에키벤 맛인지도 모르겠네요.




이렇게, 3차 분실사고도 넘어서 집으로 왔습니다. 도쿄는 비가 많이 내리더군요. 역에서 또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는데, 잔돈 소비할 겸 택시요금 820엔을 찾아서 손에 쥐고 있다가 도착해서 주려고 했더니, 미터기가 730엔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이게 똑 같은 거리를 왔는데 왜 차이가 나는지, 첫날 탔던 택시기사가 미터기를 조작했는지, 머리를 굴릴 사이도 없이, 그냥 820엔 주고 내렸습니다.


탈 때는 비가 와서 운전석에서 트렁크 문만 열어주던, 심드렁했던 택시기사는 요금 착각으로 90엔을 더 받고난 뒤에는 냉큼 내리더군요. 그리고 트렁크에는 손도 안 대고 제가 짐 내리는 동안 '아리가토'라는 말만 옆에서 합니다. 네, 좀 얄밉습니다. 일본의 서비스는 돈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번 일본 여행을 통해, 물건은 잃어버리면 안 되지만, 꼭 잃어버리려면 일본에서 잃어버리라고 말하고 싶네요.




남은 추석 연휴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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