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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이 공무원 인사를 살렸다?

성기노피처링대표 2016. 12. 25.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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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한 정부기관 공무원 A씨는 에디터를 보자마자 “탄핵 때문에 이 정부의 인사가 어느 정도 바로잡히는 것 같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박근혜 정권 들어 공무원 인사는 유독 정권의 코드 맞추기와 실세들의 영향력 때문에 왜곡 또는 편파로 흐르는 경향이 강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명박 정권 때도 ‘노무현 탈색’의 일환으로 인사가 상당히 정권 코드에 맞는 사람 위주로 되긴 했지만 박근혜 정부만큼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특정 인사, 특 최순실 같은 말 같지도 않은 대통령 측근 세력들이 인사를 좌지우지 했기 때문에 더욱 인사가 개판이었다고 합니다. TK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주요기관의 주요보직에는 철저하게 코드인사가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인사실적이 우수한 사람들이 물 먹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저와 얘기를 나눈 공무원 A씨는 사실 몇 달 전 만났을 때 “승진을 기대했는데 도저히 안 될 것 같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주요 실적과 근무평가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고 제멋대로 사람들을 평가하는 것 같다. 이번 정권에서 승진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할 거 같다. 이제는 거의 포기상태다. 조만간 고향으로 내려갈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저와도 친분이 깊던 인사라 저도 참 마음이 상했습니다. 특히 공무원 A씨는 너무나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면서 상사들과 동료들로부터 상당히 인정을 받던 터였습니다. 하지만 ‘물을 먹을 것 같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당시는 몰랐는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고 난 뒤 저도 ‘혹시 최순실 같은 세력들로부터 밉보여(이명박 정권 사람들과의 친분을 이유로) 터무니 없는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순실이 정부기관 인사에도 관여했고, 또 관여한 사람들의 면면은 도저히 그 직위에 적합하거나 올바르다고 생각되지 않는 그야말로 비상식적인 측면들이 계속 발견됐으니까요.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최순실 사건이 터지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정부 인사에도 ‘객관성’이라는 공간이 자리잡을 여력이 생긴 겁니다. 아직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당한 것은 아니지만 “연말 연시 공직 인사이동에서 예전의 터무니 없고 몰상식한 인사가 일정 부분 바로잡혀질 수 있다”라고 A씨는 기대와 전망을 했습니다.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던 A씨였지만 탄핵이라는 우연이 발생하면서 이번 인사에서 승진할 수 있다는 사인을 간접적으로 받은 모양입니다. 정부 공무원들은 그 누구보다도 정권의 인사 스타일에 민감한 편입니다. 아무런 이유없이, 또는 정권 코드와 맞지 않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몇 년 동안 물을 먹은 인사들이 정말 수없이 많을 것 같습니다. 물을 먹은 공무원들은 그 이유가 무엇인지 꼭 찾아낸다고 합니다. 물론 본인의 허물이 많거나 평점이 부족하다면 그냥 포기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객관적으로 모든 면에서 우수한 사람들이 물을 먹게 될 경우 얼마나 억울할까요. 그래서 꼭 그 이유를 찾게 되는 거죠. 최순실 같은 어처구니 없는 사람들이 박근혜 정권의 인사를 마음껏 주물렀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과정에서 얼마나 유능하고 성실한 공무원들이 좌절을 맛보았을까요. 다행이 탄핵이 공무원들의 인사를 살리고 있습니다. 촛불이 공무원들을 제자리에 서게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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