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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정국 결정적 변수-이재명 편

성기노피처링대표 2022. 2. 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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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30일 앞으로(2월 7일 기준) 다가왔습니다. 이번 선거는 역대 대선 사상  유례없는 초접전 승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997년 이후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했던 후보가 대권까지 거머쥔 경우가 6번 중 5번이었습니다(2002년 노무현 후보 예외). 현재의 여론조사 지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미세하게’ 우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유리한 국면이긴 합니다. 하지만 ‘미세하다’는 단어에 주목해야 합니다. 1, 2위 후보 모두 대세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채 살얼음판 승부를 벌이고 있습니다. 남은 한 달 동안의 결정적 변수에 따라 박빙의 무게추가 어느 한쪽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필자는 지난 1월 25일자 ‘대선 설 정국 결정적 변수-윤석열 편’ 칼럼에서 윤 후보는 김건희 부인 리스크와 통합의 리더십이 대세 장악의 관건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김건희 부인 리스크는 대선 투표일까지 ‘꽁꽁 싸매는’ 전략으로 돌파할 듯합니다. 동시에 이미 드러난 김건희 씨의 ‘민낯’을 인정하고 ‘분칠’ 없이 정면돌파 하자는 분위기도 읽힙니다. 통합의 리더십은 대내적으로 홍준표 의원을 이미 ‘포섭’했고, 유승민 전 의원과도 접촉면을 늘리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의 추이를 봐가며 불리할 때 단일화 급속추진으로, 유리할 때 단일화 군불만 때며 대선 주도권을 잡는 일종의 이중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단일화의 불씨를 최대한 장기간 살려놓은 뒤, 최종 국면에 가서 윤석열-안철수의 정치적 담판 형식으로 경기를 마무리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는 특유의 ‘형님 리더십’으로 단일화를 직접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 후보는 최근 주변에 “단일화를 한다면 내가 직접 하겠다. 내게 맡겨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윤 후보가 안 후보와의 ‘원샷 회동’을 통해 톱다운 방식으로 단일화를 전격 처리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향후 내각 구성 ‘조각권’ 일부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5곳(서울 종로·서울 서초갑·경기 안성·청주 상당·대구 중남구)의 공천과 오는 6월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묶어 ‘단일화 빅딜’로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국민의힘은 7일부터 단일화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며 본격적인 군불 때기에 돌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윤석열 후보의 결정적 변수 두 가지를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어떻게 잠재워야 할까요. 먼저 민주당은 현재 윤석열 후보 우세를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심각한 위기의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한 전략 관계자는 “현재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한 조건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에서도 60%대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등 역대 대선에서 유리했던 조건들이 이번 선거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비장한 각오로 당원과 지지층이 각개전투를 벌여 표를 최대한 모아야 하는 비상시국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민주당 선대위 조직본부는 각 지역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지지선언 1만명 이상 확보 지시를 내리는 등 비상 행동계획에 들어갔습니다. 


이렇듯 위기의식이 팽배해지면서 이재명 후보 측도 남은 한 달 동안 ‘필살기’ 대응전략을 펼칠 것입니다. 바둑에서는 형세가 불리한 쪽이 먼저 수를 내게 돼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도 현재의 부진한 레이스를 만회할 결정적 변수를 선제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첫 번째는 이재명 후보에게 어슴푸레하게 덮여 있는 불안의 이미지를 상쇄해야 합니다. 이 후보는 집권당 대선후보라는 프리미엄이 있지만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윤석열 후보가 여러 가지 드러난 단점에도 불구하고 안정감 있고 신뢰 가는 집권당 후보 이미지가 있습니다. 

이는 후보 개인의 인성이나 스타일에서 나오는 ‘착시’현상일 수도 있지만 이 후보가 자신감을 가지고 대세를 장악해나간다는 신뢰를 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습니다. 지난 대선후보 첫 번째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는 밝지 않은 표정과 조심스러운 언행 등으로 ‘토론 강자’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반면 윤석열 후보는 ‘RE100’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언변과 ‘근자감’으로 득의만면 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사실 그동안 이 후보는 ‘이재명의 민주당’을 자처하며 1인 단독 플레이를 펼쳐왔습니다. 하지만 이재명의 ‘3실’(실력 실적 실천)이 아무리 돋보여도 그것이 개인플레이에 그칠 경우 지지율 상승에도 한계를 보였다는 게 여론조사 결과로 증명됩니다. 

1차 대선후보 토론회를 통해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 비해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식견과 판단능력이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이 어느 정도 드러났습니다. 그럼에도 민심의 이동은 더디거나 지체되고 있습니다. 중도층 일각에서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 ‘집권한 뒤 완전히 독주하며 돌변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엿보입니다. 그동안 ‘실용주의’로 강변하며 각종 개혁정책들에 대해 ‘가변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국정운영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일부 보수 강경세력은 ‘민주당(이재명)이 한 번 더 집권하면 나라를 거덜 낼 것’이라는 집단 최면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명쾌한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중도층이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그것이 여론조사 지지율 35%대 박스권에 갇힌 주요한 배경입니다. 

 

(사진=연합뉴스)


결국 이재명 후보는 집권당의 책임 있는 지도자라는 기본적인 사실을 국민들에게 인식시켜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이 후보의 첫 번째 결정적 변수입니다. 민주당의 한 전략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주류들은 일종의 이익공동체다. 윤석열의 정권교체론에 경도돼 급조된 정치결사체이지 국정운영을 책임질 대안수권세력이 아니다. 기득권 정치로 움직이는 윤핵관 내분이 그것을 잘 말해준다. 이들은 국정운영에 대한 책임의식보다 권력쟁취 탐욕에 의해 움직인다. 반면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민주정부 4기의 연속성과 책임의식이 있다. 그것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선택을 받는 자리가 이번 대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는 이번 대선에 패배해도 크게 잃을 게 없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정당은 쇄신보다 권력회귀에만 집착해 윤석열이라는 정치신인을 대선후보로 내세웠고 이번 대선에서도 국가운영 비전보다 오로지 정권교체론에만 목을 매고 있습니다. 윤 후보가 1차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드러낸 심각한 정책판단능력 부재도 본인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 정도로 ‘정권교체’의 신기루에 빠져 있습니다. 야권의 한 전략 관계자는 “1차 대선후보 토론회가 끝난 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 정도 몰라도 국민들이 그냥 지지해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느슨한 국정운영 동기로 투표일만 기다리며 요행을 바라는 분위기가 더 확산되고 있다. 윤 후보가 국정운영 이슈 전반에 대한 기본적인 학습마저 부족한 데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 후보에게 따끔하게 지적하는 사람도 없다. 오로지 대장동 하나만 취조하듯이 몰아세우고 나오면 그만이라고 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윤석열이라는 후보 개인의 자질이 금방 드러난다. 국민들이 ‘저런 사람에게는 도저히 나라를 맡길 수 없다’는 흐름이 잡힐 경우 대선에서도 패배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앞으로 1인 플레이에 집중하기보다 통합의 한 축으로 기능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이 후보가 능력이 출중한 것은 맞지만 그럴수록 낮은 자세로 섬김의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이 후보가 각종 모임이나 토론회에서 말을 확 줄이고 경청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관건이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 후보의 두 번째 결정적 변수는 윤석열 후보의 단일화에 맞서는 이재명식의 통합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현재 중도층이 ‘이재명’에게 선뜻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는 것은 이 후보 개인에게 집중된 도덕성과 인성 등이 주요한 저해요소 중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이라는 진보세력에 대해서는 완전히 기대를 접지 않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막바지에 왔음에도 40%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그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재명 후보는 앞으로 국정운영 세력의 교체라는 화두를 새롭게 던져야 합니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라 새로운 통합정부를 표방해 인재풀을 야권에까지 대폭 개방해야 합니다. 

이는 지금까지 이재명 후보가 선언적인 수준에서 그친 측면이 있는데 이제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와도 구체적인 연대와 협력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이재명 후보의 섬김의 리더십을 부각시키고 통합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도 완전히 불가능한 이슈가 아닌, 가능성의 미학으로 끝까지 추진해야 합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단일화 가능성을 더 크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단일화’ 하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의 당연한 ‘정치 이벤트’로 비쳐졌지만, 실제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성사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안철수 후보의 정책이 민주당과 더 가깝고 양측이 결합할 때 시너지 효과도 더 배가됩니다. 안 후보가 민주당과의 단일화 패배의식에 빠져 있는 것이 부담이긴 하지만, 이재명 후보가 발상의 전환으로 이를 돌파해야 합니다. 

대선 레이스에서 앞서가고 있는 윤석열 후보의 결정적 변수는 바로 단일화입니다. 이를 이재명 후보가 견제해서 저지한다면 역전의 단초가 될 것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국정운영 최고책임자로서의 신뢰와 안정감을 주고, ‘정적’마저 끌어안는 통합과 섬김의 리더십으로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일관성 있게 보여주어야 대권의 결정적 변수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2월 8일 여성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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