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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재명을 찍어야 할까요?”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11. 2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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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9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 엑스포 시민광장에서 프로게이머와 함께 카트라이더 게임을 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고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권을 긴장시키는 것은 이 후보의 지지율 ‘추세’입니다. 이번 주 들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 현상)가 발생하면서 민주당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한국갤럽 조사(16~18일)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선호도)은 27%로 2주 전보다 1% 포인트 오르는데 그친 반면, 윤 후보 지지율은 34%로 지난 2~4일 조사에 비해 10%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그동안 이재명 후보가 윤 후보를 조금씩 앞서가며 1위를 유지하는 추세였지만 이번 주 들어 두 주자의 지지율 곡선이 엇갈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윤 후보는 지난 7월 첫째주 조사 이후 약 4개월 반 만에 이 후보를 따라잡고 상승추세에 접어든 것에 반해 이 후보는 여전히 횡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윤 후보의 지지율 상승 추세가 심상치 않다는 것입니다. 

일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윤 후보의 오름세는 단순히 정권교체론에 의한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점차 그를 국정운영의 지도자로서 구체적으로 인식하는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에 대해 “윤 후보의 지지율은 앞으로도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잇단 실수를 하게 되면 더 하락할 수도 있지만 선대위 인사를 주도적으로 해나가고 그 과정에서 범여권 인사들까지 포함하는 등의 광폭행보를 보인 것에 대해 그동안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던 중도층이 서서히 몰리는 움직임이 보인다. 종부세 폐지 등의 메시지가 선명한 것도 지지율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이 후보와의 지지율이 역전된 흐름이 고착화되면 대세론이 예상보다 빨리 형성될 수도 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반면 이재명 후보 지지율은 계속 ‘옆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의 최대 고민은 지지율이 오르지도 않고 대폭 떨어지지도 않는 25~30%의 박스권에 갇혀 있는 것입니다. 한국갤럽은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율 추이에 대해 “여당 대선 후보가 된 지 한 달이 경과했음에도 답보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후보가 파격적인 쇄신과 전환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힘 한 번 못 써보고 대선 투표에 들어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30%대의 박스권에 계속 갇혀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 앞서가는 윤 후보를 젖힐 동력도 얻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 후보의 행정력과 실력이 곧 지지율 역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겠지만 대선이 다가올수록 공고화된 지지율을 단박에 뒤집는 기적은 일어날 확률이 떨어집니다. 정치권에서는 “2002년 대선도 노무현 후보가 단일화라는 기적의 외생변수를 만나지 못했다면 그대로 패배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앞서의 여론조사 전문가는 이에 대해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면 보통 호남 지지율이 70%에 육박했는데 이 후보는 50%대에 그치고 있다. 호남이 이 후보를 강하게 견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전국여론지표에도 반영되고 있다. 여기에다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층들도 쉽게 이 후보에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를 떠받치는 근간이 되는 전통적 지지층이 이렇게 결집이 되지 않으니 지지율도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박스권 상태가 앞으로 한 달만 더 굳어지게 되면 ‘백약이 무효’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 이 후보로서는 향후 한 달이 상당히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 후보는 용광로 선대위를 꾸린 뒤 지금까지 거의 허송세월을 한 셈입니다. 꽉 막힌 지지율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지적된 것이 선대위 무용론입니다. “권한과 책임이 다 모호하고,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를 못 갖춘 매우 비효율적 체계”(양정철)인 선대위가 시간만 낭비한 셈입니다. 당의 눈치를 보느라 이 후보도 이 기간 동안 특유의 장점들을 보여주지 못하고 몸을 사렸습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제 일처럼 뛰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는 여야의 공통된 문제입니다. 금배지 의원들은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공천과 당선 횟수 연장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여권 일각에서는 “대선에 패배해도 다음 총선에서 야당 후보로 나서는 게 당선에 더 유리할 수도 있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당내에서는 “의원들이 여의도에만 있다”라고 질타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걸 꼭 의원들 문제로 넘기기도 좀 애매합니다. ‘만기친람’ 스타일의 이재명 후보가 개별의원들과 좀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서 ‘고래도 춤추게 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민주당의 현란한 정책과 표어, 감성적인 선거 전략이 식상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난해 총선에서 민주당 180석 압승의 토대가 되었던 ‘든든한 개혁집권세력’의 이미지는 부동산 정책 실패와 집권세력의 위선적인 태도 등으로 그 약발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에 들어가자마자 특유의 돌파력과 선명성을 잃고 ‘고만고만한 후보’가 돼 버렸다는 지적도 바로 이와 같은 문제에서 기인합니다. 이 후보가 로마군단보다 몽골기병론을 주장하는 것도 180석의 비대해진 민주당을 싹 갈아엎어야 한다는 일종의 자기주문과도 같습니다. 

민주당이 내놓을 쇄신의 핵심은 이 후보의 특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실무전문가 중심의 별동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일종의 ‘신속대응팀’입니다. 이 후보 중심의 컨트롤타워가 세워지면서 현안에 민감하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의원들의 ‘감투 배정’도 일 중심으로 재편합니다. ‘3실’(실력 실천 실적, 정철 카피라이터)로 무장한 이 후보의 장점 발휘가 향후 박스권 탈출의 키가 될 것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4차전을 관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실 이재명 후보는 강점이 많은 대권주자입니다. 역대 후보 중 현안과 정책에 가장 밝은 행정가형 대권주자입니다. 추진력도 갖췄습니다. 웬만한 토론회에선 절대 밀리지 않습니다. 완벽한 논리와 구체적인 데이터로 무장해 있습니다. 일면 단점이 거의 없는 후보로도 보입니다. 이렇게 ‘개인기’가 뛰어나지만 ‘노무현’같은 카리스마와 확실한 매력 포인트가 없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 후보는 자신만의 무수한 특장점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그를 지지할 만한 뚜렷한 동기를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달변에 해박한 정책이해도로 좌중을 압도하지만 ‘말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동시에 받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조금 허술해 보이거나 단점이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대중들도 그의 실수를 ‘인간적으로 받아들인다’라며 연민과 동정의식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웬만해선 실수를 하지 않으려 합니다. 갈대처럼 유연하지 않고 대나무처럼 곧기만 하다가 그냥 부러질 위험이 있습니다. ‘내 말이 전부 맞기 때문에 틀린 말 하는 사람은 전부 적으로 모는’ 배타적인 이미지 때문에 대중들은 연민보다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 후보가 겸손하게 경청하는 자세로 끊임없이 자신을 낮춰야 하고 그것이 대중의 눈에 확 들어와야 한다”는 주문도 많습니다. “이번 선거는 왠지 재미가 없다”라는 말이 당 안팎에서 자주 나오는 까닭은 이재명을 지지하는 동기부여가 확실히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표심을 끓어오르게 하는 힘, 그것이 이 후보의 최대 고민지점입니다. 

대선 레이스는 이제 시작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연일 범여권 인사들을 영입하는 등 선대위 구성 국면을 주도해나가고 있습니다. 반면 이 후보는 선대위 논란 등으로 위축돼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윤석열 후보의 페이스에 말려 그를 뒤쫓아 가려다 보면 오히려 부담만 더 커지게 됩니다. 이 후보가 앞으로 어떤 특단의 조치를 내놓아도 국민들에게 그리 큰 감동을 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 후보는 윤석열이 뛰어가는 주로에서 벗어나 이재명의 주로를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으로선 윤석열의 우세 판을 인정하고 역전의 대 전환점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네거티브보다 이재명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입니다. 이와 함께 국민들에게 이재명이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합니다. 세간에 떠돌고 있는 소문이나 구설수, 의혹 등에 대해 기회가 있을 때 그에 대한 심경을 털어놓음으로써 ‘인간’ 이재명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줘야 합니다. 이재명 앞을 가리던 뿌연 안개가 걷힐 때, 비로소 그를 향한 열정의 표심이 끓어오를 것입니다. 

 

(11월 20일 팩트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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