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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충청 압승, ‘친이계’가 뜬다?

정치전문기자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9. 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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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 순회경선 첫 지역인 충청권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번 이 지사의 완승 및 대세론 확산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친문의 전략적 선택이 가장 중요한 발판이었습니다. 친문은 이번 충청 경선에서 이 지사도 놀랄 정도의 무서운 결집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대선 본선을 앞두고 될 사람을 밀어준다는 친문의 전략적 선택은 이 지사의 도덕성, 포퓰리즘 논란 등을 모두 잠재워버렸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그동안 충청 바닥 ‘당심’을 훑으며 내심 기대를 걸었지만 득표율 2배 이상 차이로 완패했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충청에서 과반인 54.72%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배신자’였던 정동영 전 의원을 지지했던 전력과 2017년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문재인 후보 캠프 인사에 기득권층이 너무 많다”는 등의 격한 발언으로 친문의 따돌림까지 받았습니다. 문 대통령을 일베식으로 비난했던 혜경궁김씨 사건도 그 진위 여부를 떠나 이 지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져다주는 심리적인 배경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친문은 이번 충청 경선에서 놀라울 정도의 ‘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바로 이 변심에는 친문의 절박함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친문의 최대 현안이자 목표는 대선 승리입니다. 이는 진보진영의 권력재창출과 20년 집권론을 실현시키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사안입니다. 친문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난해 총선 180석 압승이라는 무기까지 주며 개혁을 강하게 주문했지만 용두사미로 끝나가고 있습니다. 검찰개혁은 윤석열이라는 ‘괴물’을 낳으며 실패했고, 언론개혁도 당내 일부 개혁거부세력의 미진한 대처로 물 건너 갈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친문은 우리 사회의 ‘친일 잔재’ 청산이 미흡한 측면이 있고, 보수세력도 언론 등의 지원을 등에 업고 여전히 군림하고 있다고 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완전히 바로 세우는 데 20년이라는 세월도 모자란다는 것이 친문의 기본적 인식입니다. 

친문에게 정권 재창출은 개혁의 지속성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연료입니다. 미완성 개혁의 군불을 계속 때기 위해서는 진보진영의 재집권이라는 가마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개혁을 위한 권력재창출을 위해 어떤 카드도 선택할 수 있다는 흑묘백묘의 공감대가 바로 이번 충청 경선에서 드러났습니다. 개혁이라는 대명제 앞에 정체성, 비주류와 같은 지엽적인 문제는 별 다른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친문 입장에서 볼 때, 사회 곳곳의 개혁 저항 수구세력을 완전히 몰아내기 위한 전쟁이 바로 내년 대선입니다. 현재의 친문이 내년 대선 승리에 더욱 집착하는 것은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의 ‘폭정’을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는 간절함도 숨어 있습니다. 

이런 친문세력의 절박함과 열망은 보수세력의 정권교체론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충청 경선의 ‘이변’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이재명 지사 본인도 “예상보다 많은 지지를 받았다”며 내심 놀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친문의 이런 놀라운 상황 적응과 세 결집 능력, 정권재창출에 대한 강한 열망과 비교할 때 보수진영의 분열과 난맥상은 이번 대선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어느 정도 예상케 합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번 충청 경선에서 ‘바람이 조직을 압도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과정에서 이낙연 전 대표의 조직력과 오더보다 당원들의 ‘자율성’이 크게 작용했다고 합니다. 조직력으로 수직적인 표 모으기를 할 때 30% 정도 득표율로 연결되지만, 당원들이 자율적으로 ‘될 만한 후보’를 선택해 ‘중지’를 모을 때의 득표 연결 비율은 50%를 훌쩍 넘는다는 게 민주당 선거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지난 5.2 전당대회에서도 당원들의 자율적인 투표로 송영길이라는 비주류 당 대표를 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후보 첫 경선에서도 이낙연의 조직력보다 당원들의 자율성이 도드라지게 나타난 것입니다. 이를 ‘이재명 바람’으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이재명 바람을 불게 한 친문 당원들의 ‘자율성’은 양날의 칼처럼 이중성이 있습니다. 이번 경선에서 친문은 정권재창출이라는 열망을 이재명이라는 희망봉을 통해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진짜 친문은 국힘과 싸우고, 가짜 친문은 이재명과 싸운다”는 식의 편가르기와 낙인찍기 캠페인도 나왔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이재명의 대세론 완결로 끝날 것이다. 그리고 당의 권력구도는 친문에서 친이(친이재명)로 빠르게 재편이 될 것이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친문이 저물고 친이가 뜨는 진보진영의 세력 분화가 당 경선 이후 본격적으로 일어날 것입니다. 

이번에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고 있는 친문세력은 이 지사 비토론을 펴는 친 이낙연 친문 세력을 ‘가짜 친문’으로 몰아세우며 편가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 지사를 공격했던 세력에 대해 “똥파리들은 친문이 아니다. 선거 결과로 드러난 반 이재명 세력일 뿐”이라며 공격하고 있습니다. 오직 이 지사 지지자가 진성 친문이라는 것입니다. 친문의 순혈주의는 언제나 논란을 빚어왔습니다. ‘친이’ 세력은 ‘정권재창출을 이루는 사람이 진정한 순혈 친문’이라는 명제를 들이대며 나머지 주자 지지자들을 철저하게 배제하려 합니다. 경선 이후 반 이재명 세력을 당 분열주의자로 몰아세우면 당의 다양성도 실종됩니다. 이재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친이'의 독주시대가 열리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 지사의 ‘원팀’ 구상은 상당히 어려워지게 됩니다. 대선 승리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으로도 빠질 수 있습니다. 친 이재명 성향의 갈라치기에 대해 친 이낙연 계는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자연히 민주당 응집력의 점도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가 TBS 의뢰로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8월 27~28일)에서 이낙연 후보 지지층 가운데 “같은 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45.2%에 불과했습니다. 지지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할 경우 이낙연 후보 지지층의 22.0%는 “아무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했고, 19.7%는 “다른 정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지지자의 79.6%와 홍준표 의원 지지자의 72.7%가 “같은 당의 최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한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자세한 사항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전 대표 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이런 여론조사 결과 중 하나를 인용하며 발언하다가 ‘경선 불복 논쟁'으로까지 비화한 바 있습니다. 지난 4일 대전·충남 순회 경선장에서는 이 지사 지지자들이 “네거티브를 그만하라”고 외치고, 설훈 의원이 “귀를 열라”고 응수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대선후보가 이재명 지사로 굳어지면서 친문이 분화되고 이 과정에서 양측은 상당한 감정의 앙금도 남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이 지사측은 열성 지지층에도 언행을 조심해달라고 당부하는 등 경쟁 후보와 지지자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몸을 낮추는 모습입니다. 점령군으로 비쳐지는 위압적인 이미지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것입니다. 

친문에서 분화중인 ‘친이’계는 배타적이고 적대적인 편가르기로 그들만의 성을 쌓으려고 합니다. 또 다른 증오와 배제의 정치가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재명’이라는 캐릭터가 그런 갈등과 분열을 조정하고 통합할 리더십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정치의 본령은 타협과 포용입니다. 내 적을 하나라도 더 만드는 세력이 지는 게임입니다. 이 지사가 예선을 통과한다면 본선의 최대 목표는 바로 ‘통합’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통합이라는 단어가 이 지사에게는 왠지 낯설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9월 7일 팩트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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