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이재명 대세론 깨기’ 친문이 일어선다 본문

정치

‘이재명 대세론 깨기’ 친문이 일어선다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7. 16. 10:30







728x90
반응형



이번 주는 2022 대선 레이스에서 중요한 국면중의 하나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언론들이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상승세를 상당히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윤석열-이재명-이낙연 순으로 지지율이 정립돼 왔지만 이번 주 들어서 처음으로 그 구도에 균열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조사 결과가 오차범위 내이거나 박빙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의 지지율 추이에 처음으로 변동 조짐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독주하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에 1차 급경사가 나타났습니다. 여야 대권주자들은 ‘물밑에서부터 변화의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는 말을 흔히 합니다. 여론이나 언론이 크게 주목을 하지 않아도 ‘바닥민심이 변하고 있으니 조금 더 있으면 확실히 치고 올라 갈 것이다’라며 근거 없는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선거 전략 상 기세를 가져오기 위한 일종의 ‘심리전’입니다. 그리고 열세에 있는 주자들이 흔히 기대는 곳이 바로 민심의 동향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지표의 변화 가능성입니다. 

그들은 아주 작은 수치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반전 가능성을 역설하고 다닙니다. 또한 정치권에서는 특정 주자들이 여론조사 기관과 ‘협력’해서 그들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는 의혹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정치적인 위험이 따르기도 하지만 여론을 일거에 반전시킬 모멘텀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기도 합니다. 최근 이낙연 전 대표측은 한 여론조사를 보고 크게 반색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전 대표가 윤석열 전 총장과의 양자대결에서 이긴다는 결과였습니다(본지 7월 15일자 칼럼 ‘여론조사 숫자놀음’에 낚이지 않으려면··· 참조).

이 전 대표측은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마련됐다며 한껏 고무된 모습입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 조사결과에 대해 ‘특정세력(친문)의 정무적 마사지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 여론조사기관의 대표가 윤석열 전 총장을 겨냥해 “지지율 하락이 가파르다” “이 양반, 너무 빨리 무너지면 재미없다”라고 등의 글을 SNS에 올려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가 공개적으로 특정 정치인을 조롱하고 자신의 정치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은 여론조사기관의 신뢰성과 그 조사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여론조사를 ‘이재명 대세론’을 깨기 위한 친문의 선전포고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친문의 조직적인 반격은 이낙연 전 대표의 공격적인 언행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이 지사가 윤석열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의혹을 두고 “검증은 가급적 후보 본인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하자 이 전 대표 측이 “혜경궁 김씨(이 지사 부인 김혜경씨 관련 의혹) 건과 본인의 논문 표절 건으로 불똥이 튀는 걸 우려한 것 아닐까”라고 비판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혜경궁 김씨 사건’을 언급한 것을 두고 ‘선을 넘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로 의심되는 한 트위터 계정이 고 노무현 대통령을 능욕하고 문재인 대통령 또한 악의적인 말로 비판해 친문의 극렬한 반발을 불렀던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친문과 이 지사의 관계가 결정적으로 멀어지게 된 감정싸움이었습니다. 평소 이재명 지사가 친노 친화적 행보를 보였지만 속으로는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다는 의혹 때문에 친문 일각에서는 지금도 이 지사를 감정적으로 대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민감한 사건을 이낙연 전 대표가 정면으로 건드렸고 이에 이재명 지사도 즉각 반격을 가했습니다. 이 지사는 14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의 아킬레스건을 정면으로 찍었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과거 검찰 수사를 받다가 사망한 이낙연 후보 측근과 관련해 “본인의 주변을 먼저 돌아보셔야지, 세상에 문제없는 저를 그런 식으로 공격하면 말이 되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이른바 ‘옵티머스 사건’의 브로커들이 과거 이낙연 후보의 총선 캠프에 복합기 사용료 등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상기시킨 것입니다. 이 옵티머스 사건은 이렇다 할 비리 의혹이 없던 이 전 대표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습니다. 사건에 연루된 이 전 대표의 오랜 측근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의혹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지사의 반격에 이 전 대표는 “일일이 다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 검증과 네거티브는 구분했으면 좋겠다”고 받아쳤지만 언짢은 기색이 역력합니다. 

정치권에서는 양측의 감정적인 대결을 두고 ‘원팀의 희망은 물 건너갔다’라는 비관적인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본선 이후 ‘원팀’을 만들기 위해서 민주당 후보들은 민감한 사안에 대한 공격은 최대한 자제하자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지만 이 전 대표측이 먼저 그 금기를 깬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전세를 역전시켜야 하는 이낙연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일단 1위부터 잡고보자’는 친문성향 후보들 간의 이심전심 ‘이재명 때리기’는 앞으로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지사로서도 그동안 아무리 지지율 1위를 달렸어도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상승세 예봉을 미리 꺾어놓지 않으면 지금까지 쌓아온 공 든 탑이 전부 무너지게 됩니다. 이 지사측은 최근 이 전 대표가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옵티머스 사건을 비롯해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들을 전부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그리고 적절한 시점에서 순차적으로 이 전 대표 관련 의혹들을 공개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동안 권투를 하면서도 손도 쓰지 못했던 이 지사가 이제 발차기까지 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세론 붕괴 조짐’과 ‘이낙연 역전 분위기 고조’라는 두 명제가 민주당 본경선 초반에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양측의 충돌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민주당 경선은 후보 간 검증이라는 이름 아래 마타도어전으로 변질될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네거티브 공방이 격해질수록 민주당 경선은 비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지금 민주당의 분위기를 볼 때 이재명 지사가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친문의 대거 이탈은 예상되지 않습니다. 이 지사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선 경선 과정에서 양측이 격한 감정대립을 계속 노정한다면 2007년 경선에서 친노의 미움을 샀던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의 참패 장면이 재연될 수 있습니다. 송영길 대표가 최근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말에 정동영 당시 대통합민주신당(현 민주당) 후보가 선출됐는데 그때 일부 친노 세력은 ‘정동영보다 이명박이 되는 게 낫다’는 사람이 있던 게 사실이다. 500만표라는 압도적 차로 이명박이 승리하고 정동영이 떨어졌는데 그 결과가 어땠느냐. 철저한 검찰의 보복으로 결국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게 되는 비극적 상황이 발생했다”고 경고한 대목이 의미심장합니다.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승자 독식을 위해 상대를 죽여야만 하는 비정한 대선 전쟁의 서막이 오르고 있습니다. 

 

(7월 16일 팩트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