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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총선 다가오자 코로나19 확진자 수 줄여, 끝나면 폭증할 것" ...선거 뒤 거취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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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총선 다가오자 코로나19 확진자 수 줄여, 끝나면 폭증할 것" ...선거 뒤 거취는?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4. 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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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선거를 하루 앞두고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그동안 못다한 말들을 한꺼번에 다 쏟아내는 듯보였다. 김 위원장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운동 마지막 날, 유세 지원에 나서면서 꼭 투표해주실 것을 호소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의 첫 마디는 대국민 호소였다. "통합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 주셔야 국회의 견제력으로 위기를 헤쳐갈 수 있다"고 국민들에 호소했다.

그는 "국민 대부분이 마스크 쓰고 한 석 달 견디고 있다. 사람들이 얼굴 가리고 다니니까, 이 정부는 아무거나 코로나 탓으로 돌리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며 "3년간의 경제 실정과 국정 파탄이 코로나 때문인가. 이 사람들 하는 짓이 이런 식이니, 투표를 통해 정신 차리게 만드는 것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미흡했다고 질책했다.

그는 "더 늦으면 안 된다. 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으로 즉시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거기서 일하는 근로자를 직접 지원해야 한다. 그분들의 통장에 지금 바로 돈이 입금되도록 조치해야 해야 한다. 잘 모르겠으면 독일, 영국이 어떻게 하는지 보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180석을 한다고 허풍을 떨어도 뭐라고 하지 않겠다. 제발 국민 손에 긴급 재난 지원금을 쥐어준 뒤에 그런 짓 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김 위원장은 "어제 청와대 수석회의 뉴스를 보셨나. 대통령이란 사람이 '코로나 속 대한민국 총선이 국제적 관심'이라고 했다. '방역 한류' 바람이 일어난다는 말도 했단다. 믿어지지 않는 정신세계"라며 "코로나 사태 속에 한류가 있다면 그것은 묵묵히 마스크 쓰고 위생준칙 따라준 우리 국민이 한류이고, 일류"라고 했다.

그는 "실패한 방역이 한류라면 조국도 한류고, 선거개입도 한류고, 공수처도 한류"라고 비꼬았다.

김 위원장은 "총선거가 다가오자, 의심증상이 있어도 X-레이로 폐렴이 확인돼야 코로나 검사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총선까지는 확진자 수를 줄이겠다는 건데 선거 끝나면 폭증할 거라고 의사들의 편지가 쇄도한다"며 "시진핑 방한 성사시켜보려고 청와대가 개입해서 초기방역이 실패했다고 모두 의심하는데, 선거가 임박하니 '방역 한류'라고 홍보하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께 한 가지만 묻겠다. 한순간이라도 국민 앞에 진실했던 적이 있습니까"라며 "정직하든 유능하든, 최소한 둘 중 하나는 갖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총선 결과 여당이 승리했을 경우에 대한 우려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억하실 것이다. 2004년 총선에서 대거 국회에 들어온 소위 '탄돌이(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열풍으로 당선된 초선 의원)'들이 지금도 이 나라 정치를 좌지우지한다. 이번에 코로나를 틈타서 '청와대 돌격대', '코돌이'들이 대거 당선되면, 국회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 나라는 진짜 망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누구누구 당선되면 대통령이 기뻐하실 거라는 왕조시대 유세를 버젓이 한다. '조국 구하느라 개싸움을 했다'고 떠드는 후보는 저질대담에 나가 음란한 말로 시시덕거리고, 또 다른 친구는 노인들은 투표하지 못하게 유도하라고 대놓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자기 당 후보 치부 드러나니까 모르는 척하는 민주당 꼴이 청와대 행태와 똑같다. 국민 여러분이 꼭 투표해주셔서 버릇을 고쳐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저는 지난 50년간 한국 경제 상황을 현장에서 연구하고 해결해왔다. 이번에 통합당을 과반 정당으로 만들어 주시면, 경제난국을 앞장서서 해결하겠다"며 "제1야당의 입장에서 정부를 안내해 옳은 길로 가도록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 여러분, 미래통합당이 흡족하지 않은 거 잘 안다. 이번 총선에서 기회를 주신다면 이 정당을 유능한 야당으로 개조하는 일도 거침없이 임하겠다. 품격있고 실력 있는 정당으로 바꿔서 차기 정부를 책임질만하게 만들어놓을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나라가 살 수 있는 길로 돌아가는 마지막 출구다. 저들은 경제를 망쳐도 찍고, 민주주의를 죽여도 찍는다. 하지만 그들의 숫자는 한정돼 있다. 그들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보다 표가 많아야 한다"며 "나라를 구하는 애국심으로 꼭 투표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총선 결과 예상에 대해 "제가 이번에 통합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다고 이야기했는데 지금도 변함 없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자신의 행보에 대해 "여기 올 때 우리나라의 상황이 여러가지로 긴박해서, 통합당에 대해 나름대로 여러 염려를 했지만 총선에 별다른 선택을 할 수 없어서 선거를 도와야겠다고 생각해서 왔다. 하지만 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원래 자리로 돌아갈 것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날 기자회견은 선거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마지막 지지세 결집을 위한 호소문이었다. 일반적인 정권 비판과 함께 눈길을 끈 것은 마지막 그의 거취에 대한 입장이었다. 그는 ‘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원래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과연 그럴까. 
 
사실 정치권에서는 미래통합당의 패배를 전제로 김종인 위원장의 총선 뒤 거취에 대해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오고 있다. 황교안 대표가 어렵사리 모셔온 것을 두고 총선용으로만 볼 수 없다는 해석도 있다. 황교안 대표가 김 위원장에게 영입을 제안할 때 ‘황교안 대권-김종인 당권’을 조건으로 내걸었을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 정도의 웨이트라면 그 정도 약속 없이는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80에 접어든 그가 마지막 열정을 불사를 명분과 절박한 ‘일’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도 계산을 했다. 현재의 황교안 대표와 미래통합당 전력이라면 총선에서 과반은커녕 1당 자리도 쉽지 않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했을 것이다. 그는 며칠 전 인터뷰에서 "중간에 그만둘까 고민도 했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정도로 미래통합당은 오합지졸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패배가 어느 정도 예상되는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덜컥 맡은 것은 ‘다음 수’를 위한 포석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가 ‘선거가 끝남과 동시에 원래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못을 박기는 했지만 나중에 그 못을 다시 뽑을 수도 있다. 물론 선거가 끝난 뒤 홀연히 떠나겠다고 하면 그만이지만, 현재의 미래통합당 상황을 볼 때 그가 쉽게 떠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는 선거기간 내내 위기에 처한 나라를 살리기 위해 나섰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그런 그가 선거에서 패배해 너덜너덜해진 미래통합당을 속 시원히 떠날 수 있을까(미래통합당이 1당이라도 차지하며 승리했을 경우에는 그는 두말하지 않고 눌러앉을 것이지만). 그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 ‘질서 있는 후퇴’를 그가 지휘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떠나고 싶지만 당에서 돌아오라고 자락을 깔면 그는 재고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고민에 빠질 것이다. 그리고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라는 보수진영의 열망을 워딩으로 내세우면서 눌러앉을 수 있다. 미래통합당이 선거에서 1당도 차지하지 못하면 사실상 패배라고 봐야 한다. 책임론은 당연히 황교안 대표로 향한다. 그 다음이 문제다. 김종인도 같이 묶어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두고 격론이 펼쳐질 것이다. 

 


오세훈 등의 대권주자들이 생환한다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자고 주장할 것이다. 김종인도 선거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면 김병준의 예처럼 외부인사를 다시 영입해야 한다. 그렇게 7월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외부인사 비대위원장도 물론 하마평에 오르내릴 수 있다. 

현재 김종인 위원장의 거취는 황교안 대표가 쥐고 있다. 총선을 통해 어느 정도 자신의 지분을 확보한 황 대표가 김종인 위원장에게 자리를 깔아주고 떠날 가능성이 있다. 당분간 당을 맡아달라고 하면서 황 대표는 대권 준비에 들어가는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 이 정도의 ‘불립문자’는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두 사람만의 희망사항이다. 황교안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석패가 아니라 대패를 하게 된다면 그는 영원히 정계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더 크다. 

김종인 위원장 입장에서도 밑도 끝도 없이 황교안 바라기만 할 수는 없다. 그가 황교안 대표에 대해 얼마나 ‘로열티’가 있는가에 따라 두 사람 사이의 밀약도 종잇조각이 될 수 있다. 황교안이 완전히 정계퇴출 수준의 파문을 당한다면 김종인 위원장이 몸으로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김 위원장이 총선을 통해 ‘황교안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면 그도 얼마든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선거에서 대패하면 힘이 빠진 두 사람 사이의 밀약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각자도생뿐이다. 김종인은 황망히 정치세계를 완전히 떠날 수도 있지만 이런 불명예를 뒤집어쓰기에는 그의 권력욕망이 더 커보인다.


 

선거 성적표에 따라 김종인 위원장의 거취는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 대패하게 될 경우 두 사람 모두 떠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바로 꾸려지는 것이다. 근소한 차 패배는 황교안의 생명줄을 연장해줄 것이다. 김종인이 당 관리를 하고 황교안이 대권준비를 하는 이상적 시나리오다. 승리할 경우는 상정해보지 않겠다. 

 

김 위원장 거취의 핵심은 그가 이번 선거에 과연 원포인트 릴리프를 위해 나섰느냐는 것이다. 고작 한달 활동하려고 그 비난을 무릅쓰고 정치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의 복귀를 위해 당 대표인 황교안의 디딤돌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는 황교안에 대해 절대 대권주자로서의 평가를 하지 않았다. 그냥 ‘정직하다’고만 말한다. 그에게는 박근혜도 문재인도 황교안도 눈에 차지 않는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수준미달이라고 생각할 줄 모른다. 그래서 박근혜-문재인 두 전.현직 대통령을 그렇게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황교안 대표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로지 김종인만이 대통령감이라는 아집이 그에게는 없을까?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지난 2017년 4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19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김종인은 꿈이 큰 사람이다. 어찌보면 망상이 큰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박근혜-문재인의 ‘상왕’을 모시면서 ‘대통령은 내가 하면 더 잘 할 것’이라는 극도의 자기암시가 머릿속에 깊이 박혔을 것이다. 그 각인을 그는 끝내 지우지 못했고 이번 21대 총선을 통해 숨겨놓았던 꿈을 다시 실현시키려고 할 수 있다. 킹메이커가 아니라 킹이 되려는 80 노년의 정치인 김종인. 

그는 지난 2017년 4월 홀연히 대선 출마 선언을 해 정치권을 살짝 놀라게 했다. 깊이 묻어둔 흉중의 일단을 내보인 것이다. 의외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그를 제대로 본 사람들은 당연한 행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2017년 4월 4일 공식출마 하루 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내일 대선에 출마한다. 대한민국에 드리워진 암울한 그림자를 외면할 수 없어 그 중심으로 걸어 들어가고자 한다. 미래 세대를 위한 토양을 만들기 위해 제게 허락된 모든 것을 던지겠다”라고 말했다. 

그에게는 온통 대한민국이 암울해 보이고 이번 총선에서처럼 위기에 빠져있고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그보다 훨씬 국가관이나 조직력, 리더십이 뛰어났던 박근혜 문재인 전.현직 대통령도 물가에 내어 논 아이로 봤다. 그래서 언제나 국가가 위험하고 불안해 보이는 것이다. 그런 노파심은 이제 넣어둘 때도 되었다.

 

김종인 위원장은 "나라면 훨씬 더 잘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망상이 늘 머릿속에 맴돌았을 것이다.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그는 이번에 또 나섰다.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도탄에 빠진 국가를 살리는 것인지, 권력욕망에 빠진 자기 자신을 살리는 것인지' 이제는 헷갈리기 시작한다.

 

권력에 초연하고 오로지 백성만을 생각하는 정치원로 한명을 얻기가 이렇게도 어렵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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