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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자신감 근거 질문' 김예령 전 경기방송 기자, 미래한국당 비례 후보 신청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3. 16.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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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예령 경기방송 전 기자가 지난해 1월10일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질문하고 있다. 김 전 기자는 대통령 지지자들로 부터 ’질문이 무례하다“는 공격을 받았다.

 

 

자유한국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위성정당 미래한국당에 김예령 전 경기방송 기자가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신청했다.

김예령 전 경기방송 기자는 15일 열린 미래한국당 비공개 비례대표 후보 면접을 치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2일부터 나흘간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 530명의 면접을 진행했고 이 중 94명이 비공개 신청자다. 

김 전 기자는 이날 한 인터뷰에서 “주변에서 그런(대통령에게 질문하는) 용기로 제도권에 들어가서 할 말을 시원하게 해주면 좋겠다는 권유를 받았다”고 신청 이유를 말했다. 김 전 기자는 또 “23년 기자생활을 했지만 질문 하나에 흔들리는 게 너무 무력했다”며 “결국 제도권 안에 들어가 싸우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 전 기자는 이와 관련 지난 2월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기방송 사직을 시사했다. 그는 “제 인생에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또 다른 어떤 세계가 펼쳐질 지 알 수 없지만 다양한 제 스펙트럼에 제 자신은 안도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2019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의 대통령에 대한 제 질문이 결국 저희 경기방송의 재허가권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제 결단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며 “제 인생의 반이었던 기자생활, 그 가운데 10년을 청와대와 국회를 취재하면서는 고민과 갈등의 연속이었다. 동아일보 기자로 30년을 재직했던 아버지의 남겨진 기사와 글은 기자 생활 내내 '내가 제대로 잘하고 있는가?’ 수없이 되묻게 하는 교과서였다”고 적었다.




김 전 기자는 지난해 초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실 경제가 굉장히 얼어붙었고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대통령께선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고 하면서도 현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데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고 질문한 후 비난문자 폭탄 등 대통령 지지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김 전 기자는 이와 관련 당시 “문 대통령을 사랑하고 기대하던 계층이 대부분 너무 (경제사정이) 힘들다고 답했다”며 “저는 최대한 객관적이고자 한다. 그것이 기자의 역할이자 사명이기 때문이며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을 수 밖에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방송은 지난달 20일 폐업을 결정했다. 김 전 기자는 9일 전인 2월11일 경기북부 2진으로 발령났다. 이와 관련 김 전 기자는 유연채 경기방송 사장이 신년 기자회견 논란을 언급하며 ‘경기방송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재허가를 받았기에 그에 맞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청와대와 국회 출입기자 교체를 요구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도 비례한국당 공천을 신청했다. 



유 사장은 이에 ‘재허가를 앞두고 회사의 부담을 전달한 건 맞지만 신년 기자회견 질문을 이유로 출입기자를 교체한 것은 아니고, 김 기자의 청와대 출입이 곧바로 재허가와 연계된다고 말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경기방송은 방통위에 허위자료를 제출하고 경영 투명성 및 편성 독립성을 위한 제대로 된 개선계획을 내지 않는 등 비위 문제로 논란이 돼 지난해 말 방송사업 조건부 재허가 승인을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기자의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신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그가 청와대 출입기자 시절 문 대통령에게 했던 질문이 다분히 정파적이고 문 대통령을 깎아내리기 위한 의도된 도발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보수 지지층들의 눈길을 끌만한 질문을 던져 자신이 튀려고 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 뒤 그는 청와대 돌발 질문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고, 유명세도 치렀다. 결과론적으로 문 대통령과 지지층들을 자극하는 질문을 던진 그 유명세로 이번에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까지 신청한 것이다. 평소 정치권에서도 이름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그가 청와대 생방송 질문 하나로 금배지까지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종편 등에 정치패널로 출연하는 일부 인사들이 얄팍한 지명도를 이용해 총선 공천을 쉽게 딴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 전 기자는 단 한 번의 방송출연으로 금배지를 노리는 것에 대해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의 정치철학이나 정책비전은 둘째 치고라도 정치입문을 충격요법을 통해 너무 쉽게 이루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방송에 적당히 나온 뒤 정치로 뛰어드는 한국 특유의 정치 입문 관행은 반드시 근절돼야 하는 천박한 정치문화다. 

김 전 기자 외에 15일 비례대표를 비공개로 신청한 후보들은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등을 비롯해 70여명에 이르렀다. 미래한국당 공관위는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비례대표를 신청한 531명의 면접을 전원 실시했다. 이날 면접장엔 김재철 전 MBC 사장,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김예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은희 테니스 코치 등이 나왔다.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건전한 비판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을 매도하는 식으로 몰고 가서 방송을 하기 더 어려운 환경이 됐다. 살아있는 권력을 비판하는 게 야당 일이기도 해서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9일 마감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공천 신청에는 530여명의 후보가 신청했다.


한편 미래한국당의 한 비례대표 후보는 15일 면접 소감에 대해 "300만원 내고 고작 3분 면접? 국회의원을 이렇게 뽑다니 말이 안된다”라고 말했다.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경선에 나서려면 당비 100만원과 심사비 100만원 등 총 300만원을 내야 한다. 청년 등에게는 50%만 받는다. 미래한국당 면접자들은 그러나 1인당 할당된 시간이 고작 3분에 불과하다며 “3분 안에 국회의원 자질과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미래한국당 면접은 3명씩 조를 이뤄 총 10분간 진행하는 형태였다. 한 명당 3분가량 할당된 셈이다. 3분 중 1분은 자기소개를 하고 나머지 2분간 질문 하나 정도에 답변하면 일어나야 하는 식이었다.

질문 내용도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등 변별력을 가르거나 국회의원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니었다고 한다. 직업이 유튜버인 한 지원자에게는 “그냥 계속 유튜버 하시라”는 말을 건네 불쾌했다는 말도 나왔다.

후보자 등록일이 임박한 시점에 500명 넘는 지원자들을 심사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 자질을 검증하는 절차가 ‘날림식’으로 진행되는 자체가 ‘꼼수 창당’ 단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면접자는 “결국 내정자가 다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면접을 마무리한 공병호 위원장은 "현재 각자 위원들이 점수를 매긴 것을 정리하고 있다. 내일 오전에 다시 회의를 해 의견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한국당은 이르면 16일 비례후보 순번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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