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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강서갑 경선 '친문 데스노트' 금태섭 탈락·강선우 본선행…이광재는 경선승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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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강서갑 경선 '친문 데스노트' 금태섭 탈락·강선우 본선행…이광재는 경선승리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3. 1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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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발표된 민주당 경선 결과 서울 강서갑에서 탈락한 금태섭 의원(왼쪽)과 승리한 강선우 전 부대변인. 

 

더불어민주당 4·15 총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강서갑 경선에서 현역 의원인 금태섭 의원이 탈락했다. 금 의원은 작년 9월 '조국 사태' 때 민주당 안에서 거의 유일하게 조 전 장관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의원이다. 강서갑 경선에서는 친문계 강선우 전 민주당 부대변인이 승리했다. 민주당 친문 당원들이 '반 조국' 대열에 섰던 금 의원에게 패배를 안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반면 강원 원주갑 경선에서는 친노 출신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승리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도 대전 중구에서 경선을 통과해 공천을 따냈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12일 저녁 서울 강서갑 등 11개 선거구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경선 결과, 부산 중·영도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후원회장을 한 김비오 전 지역위원장이 승리하며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 서울 송파갑에선 조재희 전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이 문미옥 전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을 이겼다. 조 전 위원은 미래통합당 후보인 김웅 전 부장검사와 총선에서 맞붙게 됐다. 부산 금정에선 김경지 전 지역위원장이 박무성 전 국제신문 사장을 꺾었다.


 

대전 대덕에선 박영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이겼다. 경기 안성에선 이규민 전 문재인 대통령후보 미래한국전략특보가 임원빈 전 지역위원장을 꺾었다. 용인갑에선 오세영 전 지역위원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눌렀다. 충남 천안갑에선 문진석 전 양승조 충남지사 비서실장이 전종한 전 천안시의회 의장에게 승리했다. 천안병에선 이정문 변호사이 박양숙 전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수석을 눌렀다.

서울 강서갑은 이번 민주당 공천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현역 의원인 금태섭 의원이 조 전 장관 임명에 반대하고, 공수처법 표결에 기권했다는 이유로 친문 당원들을 중심으로 금 의원을 공천에서 떨어뜨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일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정봉주 전 의원, '조국백서' 필진 김남국 변호사가 "금태섭을 떨어뜨리겠다"며 강서갑에 공천을 신청해 논란이 됐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정 전 의원을 공천 배제했고, 김 변호사는 경기 안산 단원을로 이동 배치했다. 하지만 금 의원은 끝내 친문 당원들의 반대를 뚫지 못하고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추가 공모를 통해 경선에 도전해 금 의원을 이긴 강 전 부대변인도 정 전 의원, 김 변호사처럼 친 조국 성향 인사로 꼽힌다. 그는 지난달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 전 장관 청문회 당시 금 의원은 조국은 이런 사람이라고 만인이 보는 앞에서 딱지를 붙였다"며 "당의 뜻이 결정됐을 때는 거기에 따르는 것이 당인의 자세인데, 금 의원은 공수처 설치에 기권했다"고 말했다. 김남국 변호사가 강서갑에 공천을 신청해 당 안팎에서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서도 "금 의원의 일성은 '조국 대 반 조국’이었다. 비틀지 마라. 수구를 척결하는 시대적 과제에 ‘기권’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12일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창 12일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강원 원주갑에선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박우순 전 의원을 이겼다. 이 전 지사는 지난해 12월 사면복권 된 지 3달 만에 후보 자리를 차지했다. 이 전 지사는 민주당 강원 권역 공동선대위원장도 맡고 있다. 

대전 중구에선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이 전병덕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 송행수 전 지역위원장을 꺾고 공천을 따냈다.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한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에 관련자 3명 중 2명이 총선에 출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임동호 전 최고위원은 울산 중구 경선에서 승리했고,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울산 남갑에 출마했으나 경선에서 탈락했다.

부산 중·영도에서 경선을 통과한 김비오 전 지역위원장은 20대 총선 때 통합당 김무성 의원과 붙어 40.7%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시 후원회장은 김근태 전 의원 아내인 인재근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의 고교(부산 혜광고) 선배인 조국 전 장관이었다.

한편 금태섭 의원의 충격적 탈락과 관련, 당의 기류가 중도층 정서에서 멀어질 때마다 쓴소리를 내온 소신파 의원이 받아든 참담한 결과표에 현역 의원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도층 이탈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2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발표한 ‘4·15 총선 후보 7 경선 결과 발표 따르면, 강선우  부대변인이  의원을 누른 결정적 원인은 ARS조사(권리당원 50%, 일반시민 50%) 가점·감점 요소가 적용된 결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금태섭 의원의 경선 탈락에 대해 '친문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친문에 한번 찍히면 반드시 끝장난다'는 불문율이 이번 금 의원의 탈락에서도 확인된 셈이 됐다. 특히 강선우 전 부대변인은 정치 이력이 짧고 정책입안 능력이나 국정운영 경험 등 모든 면에서 금 의원에 비해 다소 힘이 부치는 게 사실이었다. 신인이라는 신선함 외 그다지 어필할 수 있는 힘이 부족했다. 하지만 친문 당원들이 이번 경선에서 똘똘 뭉쳐 신인 강선우를 중앙정계로 밀어올렸다. 친문의 '데스노트'에 금태섭이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이제 민주당내에서 소신있는 주장을 하는 정치인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당의 확실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핵심지지세력이 당의 발전을 견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다양성이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금태섭 의원의 탈락은 주류에 거역하는 정치인은 더 이상 발을 붙일 수 없다는 선례를 남겨놓았다.

 

오래전 민주당에 조순형 의원이 있었다. 7선 관록으로, '미스터 쓴소리'로 유명했다. 조순형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민주당에서 매번 당론이나 김대중 총재에 반하는 의견을 내놓아 당내에서도 단단히 찍혔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는 한번도 공천에서 탈락한 적이 없었다. 당시만 해도 비주류의 '쓴소리'는 당이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였고, 얄밉게 비토나 하는 조 의원이었지만, 그를 적대시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것마저도 민주당의 의견이라고 받아들이고 포용했다. 그것이 민주당의 전통이었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주류의 행보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주류의 선택 폭을 넓힐 수도 있는 측면에서 긍정적 요소가 더 많다. 당내에서 소수의견이 사라질수록 그 정당의 색깔은 온통 검은색 아니면 흰색일 뿐이다. 민주당이, 백가쟁명식의 다양한 주장이 오가면서 토론과 공론화를 통해 집단지성의 지혜가 더 발휘되는 정당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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