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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가겠다"던 한선교, 안철수 '통합 거절'에 머쓱…권은희 "스토킹은 범죄"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3. 1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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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1일 미래통합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한선교 대표가 당대당 통합을 제안한 데 대해 “실용적 중도정치의 길을 굳건하게 가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거부다. 

김도식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안 대표 입장’ 메시지를 통해 “대구에서 의료자원봉사를 하고 있어 정치적으로 누구를 만날 입장과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앞서 한 대표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비례 정당인 미래한국당과 국민의당이 뭉쳐야 한다. 대구로 가 안 대표를 만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대표가 어디서 약주를 하고 한바탕 꿈을 꾸었나. 아니면 뭘 잘못 먹었나”라며 “안 대표는 이미 미래한국당과의 통합은 없고, 중도실용 정치의 역량을 지키겠다는 결단을 국민에게 분명하게 약속드렸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도 안 대표에게 통합을 제안하는 것은 스토킹에 불과할 뿐이다. 스토킹은 범죄라고 분명하게 경고한다”며 “한 대표는 이 시국에 사투를 벌이며 의료봉사를 하는 현장을 어지럽히지 말라. 대구와 경북 시민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보내는 것이 정치인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썼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3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의료봉사를 위해 레벨D 보호복을 입고 병동으로 들어가고 있다. 



한선교 대표 역시 대구행 추진을 철회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를 만나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했다”며 “안 대표가 대구에서 봉사하고 있는데 찾아가서 정치를 제안한다는 게 모양새가 나도 부담이 된다. 당장에 찾아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안 전 대표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겠다며 미래통합당과 연대의 형식을 취한 이상, 비례정당간 연대 역시 불씨는 잠복해있다"란 관측도 나온다.

한 대표의 통합 제안과 관련해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일정대로 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공병호 미래한국당 공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선교 대표로부터 어떤 연락도 없었다”며 “당 공관위는 16일까지 당 비례대표 후보를 마무리하는 것이 임무”라고 했다. 미래한국당 관계자는 “안철수 대표나 당 공관위 모두 정색을 하니 한선교 대표 입장에서는 의도를 떠나 머쓱해진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구행 해프닝은 한선교 대표가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취한 독단적인 행보로 보인다. 지금 미래통합당은 '김형오의 시간'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공천관리위원장의 관심과 인기가 대단하다. 하지만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이렇다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에 방송인 출신인 한 대표가 미래한국당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종의 '대구 이벤트'를 독자 기획했다가 안철수 캐스팅에 실패한 해프닝일 뿐이다. 

 

한 대표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그리고 총선 뒤 정치판을 떠나겠다고 공언해왔다. 본인으로서는 미래한국당이 어찌보면 마지막 공직이다. 이에 뭔가의 족적을 남길 필요성이 생겼고, 안철수 대표 영입작전도 이런 연장선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한선교 대표의 '마지막 자기정치'는 보스인 황교안 대표와의 필연적인 갈등을 부른다. 

 

지난 2월 5일 오후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 한선교 당 대표(오른쪽)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참석해 있다. 

 

최근 황교안 대표는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의 예상치 못한 ‘공천 마이웨이’ 행보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통합당은 당초 위성정당이라는 한국당 취지에 맞게 통합당 영입 인재 위주로 비례대표 공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이 조금씩 독자 노선을 걸으면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 이대로라면 당연시되던 ‘총선 후 합당’ 절차도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 배경에 바로 한선교 대표의 자기정치가 숨어 있다. 

지난 9일 황 대표와 한 대표는 서울 중구 소재 한식당에서 처음 만나 비례대표 공천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가 윤봉길 의사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과 탈북자 출신 북한 인권운동가 지성호 나우 대표 등 통합당 영입인재의 비례대표 우선순위 공천을 제안했지만 한 대표가 그대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이 전날 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가 2시간 만에 철회한 시점도 두 대표 회동 종료 직후였다.

한 대표의 독자 행보에 통합당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한 대표는 황 대표의 성균관대 동문으로, 황 대표 체제의 첫 사무총장을 지낼 만큼 한때 대표적인 ‘황교안 라인’으로 통했다. 그런 한 대표가 통합당이 선정한 비례대표 명단을 그대로 공천할 거라는 당초 예상을 깨자 “뒤통수를 맞았다”는 말도 나온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가 지난달 공병호 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과 공관위원을 임명할 때부터 통합당과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진행했다”며 “한 대표가 통합당 안을 배제하고 공천 명단을 짠다는 얘기도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독자 행보’의 근거로 개정된 공직선거법을 들고 있다. 이번 총선부터 비례대표 전략공천이 금지된 만큼 ‘민주적 절차’를 거쳐 후보를 선정하겠다는 명분이다. 한 대표는 “통합당과 한국당은 다른 당”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시한 비례대표 공천 기준에 맞춰서 공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 통합당과의 합당 없이 독자 정당화하려는 포석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통합당은 당초 한국당 의석을 15∼18석가량으로 예상했지만 선거 판세에 따라 20석을 넘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한국당이 만약 20석 이상 얻어 원내 교섭단체가 되면 총선 후 통합당과 합당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했다. 교섭단체 대표가 된 한 대표가 굳이 비례대표 의원들을 황 대표에게 가져다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 대표가 안철수 대표에까지 손을 뻗고 있는 것은 총선 뒤의 독자정당화론에 힘을 실어주는 정황이다. 안 대표로서는 굳이 황 대표의 결재를 받아가며 신당을 지휘할 이유가 없다. 4선의 한 대표가 정치로는 황 대표보다 한참 선배다. 한 대표가 총선 뒤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배수진을 친 뒤 한국당 대표를 맡았다. 이때만 해도 '바지사장'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한 대표도 4선의 관록을 앞세워 비례대표 공천권을 적극 행세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통합당에서는 당연히 반발하고 있다. 우군인 줄 알았던 한 대표가 오히려 황교안 대표를 무시하고 독자행보를 보이며 애를 태우고 있다. 한 대표로서는 정계은퇴 전 자신의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고 싶어할 것이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는 10선 도전을 앞두고 '서산 앞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싶다'라며 노욕을 드러냈다.

 

한 대표도 정치의 은막을 뒤로하고 물려나려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16년 동안 권력의 황금기를 누려온 사람에게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한 대표는 핑크색 미래통합당을 붉게 물들이고 싶어하는가 보다. 부질없는 과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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