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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김태호 컷오프 정치생명 기로…김형오 "다른 지역구로도 차출 안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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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김태호 컷오프 정치생명 기로…김형오 "다른 지역구로도 차출 안해"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3. 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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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이 물러나 정치원로의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지켰다면 홍준표 전 대표에게 또 다른 기회가 있을지도 몰랐다. 그는 양산을에서마저 컷오프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노욕이 빚은 셀프 참사였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가 그간 출마를 준비해온 경남 양산을에서 결국 공천 배제(컷오프)됐다. 고향 출마를 고수해온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컷오프됐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뚝심은 대단했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서울경기 및 부산·경남 일부 지역에 대한 공천을 발표했다.

홍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앞서 출마 선언을 한 바 있는 경남 양산시을에서 고배를 마셨다. 당초 홍 전 대표는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했으나, 공관위의 '험지' 출마 요구에 경남 양산을로 출마지를 바꾼 바 있다. 대신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박인 전 경상남도의회 의원, 이장권 전 경상남도의회 의원의 3자 경선 구도가 됐다.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군에선 강석진 의원과 신성범 전 의원이 경선으로 맞붙게 됐다. 고향 출마를 고수해온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컷오프됐다.

부산 지역도 발표됐다. 부산 중·영도구에선 강성운 전 국회의원 정책특보와 황보승희 전 부산시 의원이 경선을 치르게 됐다. 중·영도구에서 출마를 준비했던 이언주 의원은 부산 남구을에 우선 추천(전략 공천)됐다. 

진구갑에는 서병수 전 부산시장이 전략 공천됐다. 남구갑에는 박수영 한반도선진화재단 대표가, 북구강서구갑에는 박민식 전 의원이, 북구강서구을에는 김원성 통합당 최고위원이 단수추천됐다.

해운대구갑은 현역인 하태경 의원과 석동현 전 부산지검 검사장, 조전혁 전 의원이 경선을 치르게 됐다.

사하을은 조경태 통합당 최고위원이, 사상구는 장제원 의원이 단수 추천됐다.

 

한때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기까지 했던 김태호 전 의원은 자신의 고향 출마를 고집하다 결국 컷오프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편하게 금배지 한번 더 달고자 했지만, 그 꿈은 수포로 돌아갈 지경이 됐다. 그는 공천 탈락 뒤 즉각 불복하고 무소속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권도전을 위해 지역구에서 무소속으로 심판받겠다는 것이다. 



금정구는 김종천 영파의료재단 규림요양병원장과 원정희 전 금정구청장이 경선을 치른다. 연제구는 김희정 전 의원, 이주환 전 한국당 당협위원장이 경선을 치른다.

동래구에선 김희곤 전 해양수산부 장관 정책보좌관과 서지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이, 기장군은 김세현 전 한국건설경영협회 상근부회장, 정동만 전 부산시의원, 정승욘 부산대 교수가 경선을 치른다.

울산 지역에선 북구에서 박대동 전 의원이 단수 추천됐다. 남구을에서 김기현 전 시장과 박맹우 의원이 경선을, 동구에선 정경모 전 혁신통합추진위 위원, 권명호 전 울산 동구처장이 경산을 치른다.

울주군의 경우 서범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과 장능인 통합당 상근부대변인이 경선을 치른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는 박완수 의원이 단수 추천됐고,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선 최형두 전 국회대변인과 김수영 동의과대학교 교수가 맞붙게 되며 5선의 이주영 국회부의장이 컷오프됐다. 마산희원구는 윤한홍 의원과 안홍준 전 외교통상통일위원장, 조청래 당대표 상근특보가 붙게 됐다. 

창원시 진해구에선 김영선 전 한나라당 대표와 유원석 전 창원시 제2부시장, 이달곤 전 제2대 행안부 장관이, 경남 진주시을은 강민국 전 경남의회 의원, 권진택 전 경남과학기술대 총장, 정인철 전 대통령실 기획관리비서관이 경선을 치른다.

경남 통영시고성군에선 정점식 의원이 단수 추천됐다. 경남 사천·남해·하동군에는 이태용 여의도연구원 부원장과 최상화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춘추관장, 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까지 3명이 경선을 붙는다.

경남 밀양시·의령·함안·창녕군에는 조해진 전 국회의원이 단수 추천됐으며 양산시갑에는 윤영석 현 의원, 거제시에는 서일준 전 거제시 부시장이 단수추천됐다.

또 서울 관악구갑은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에 단수 추천됐고, 서울 동대문구을에선 이혜훈 의원이 민영삼 정치평론가·강명구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와 경선을 치른다. 경기 평택시을에 유의동 의원이, 경기 광주시을에 이종구 의원이 의원이 단수 추천됐다.



김형오 위원장은 발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의 컷오프 결정 이유에 대해 "짐작하시는 대로"라며 "공관위원들이 그동안 일관된 방침에 따라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무소속 출마 가능성 등) 모든 사항을 고려했다. 어떤 것이 총선의 의의에 맞고 미래를 향한 당의 운명과 부합하고, 또 나라 발전을 위해 어떤 길로 가는 것이 옳은 것인가를 본인들도 알아서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두 사람을 다른 지역구로도 차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보시면 된다"고 답했다. 또 "공관위 논의는 상당히 심도 있는 논의 끝에 나온 것인데 뒷문을 열어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형오 위원장은 PK의 두 거물을 컷오프시켜 그 동력으로 TK 물갈이에 나설 전망이다. 대구경북에는 다수의 중진들과 지역내 터줏대감이 많아 물갈이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다. 김 위원장은 애초부터 이번 공천의 최대 관건은 PK가 아니라 TK로 보고 칼을 갈았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후보까지 지낸 거물급 홍 전 대표가 컷오프됨에 따라 TK에선 누가 컷오프가 돼도 저항을 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성동격서다. 

 

김형오 위원장은 홍준표 전 대표의 공천에 대해 애초부터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정치부 기자 출신인 그는 수많은 공천 작업을 경험하면서 얻은 결론이 하나 있다. '모든 것을 잘 해도 하나 잘 못 된 것이 있으면 그 성과는 하나의 과에 밀려 실패로 끝난다'는 것이다. 그가 아무리 혁신공천을 했다고 해도 만약 홍준표 전 대표를 공천했다면 실패한 공천이었다는 평가를 들었을 것이다. 김 위원장은 미래통합당 공천 성공의 꽃을 홍준표 컷오프로 매듭지으려 한다. 홍 전 대표의 타 지역 차출 가능성도 그 싹을 싹둑 자르며 배수진을 쳤다. 공천의 명분은 사욕을 벗어던진 그에게 있다. 

 

김형오 위원장은 그 어느 때보다 과단성 있는 공천권을 휘두르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 볼 수 없었던 전격적이고 파격적인 공천 작업이다. 그 누구도 그의 결단력 앞에 토를 달기가 쉽지 않다. 


 
김 위원장은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해서는 상당히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다른 지역구 출마 가능성까지 차단하면서 사실상 홍준표 전 대표를 정계은퇴시킨 것이 됐다. 홍 전 대표는 당의 대선후보까지 지낸 정치 거물이었지만 자신의 고향 출마가 좌절되자 양산을로 한발 물러서며 금배지에 대한 집착을 드러냈지만 결국 타의에 의해 옷을 벗는 최대의 수모를 당하게 됐다. 대선후보로서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는 길은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겠다'며 본인이 직접 은퇴를 선언하며 명예를 지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정계를 떠난 김형오 위원장에 의해 강제 퇴장당할 처지로 내몰렸다. 

 

홍 전 대표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은혜를 베푼 후배에게도 뒤통수를 맞았다. 그럼에도 홍 전 대표는 끝까지 금배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경선도 다 감수하겠다며 공관위원들에게 90도 절까지 깍듯하게 하며 버텼지만 결국 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보수의 적자임을 자처하던 홍 전 대표는 품격과 책임을 생명으로 하는 바로 그 보수의 가치마저 내버린 채 노욕을 부리다 쓸쓸하게 정계의 커튼 뒤로 사라질 운명을 맞았다. 

 

최근 그는 마지막 저항 수단으로 하루에도 몇차례씩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뒤집기를 시도했다. 이제 모든 그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일각에서는 홍 전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선후보까지 지낸 당의 대표적 인물이 공천에 불복한다는 것이 과연 명분에 합당한 것인지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수의 품격은 책임이다. 그가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진작에 물러나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었다면 지금의 수치스러운 컷오프는 없었을 것이다. 정치는 이렇게 인간을 피폐하게 만든다. 책임회피와 헛된 권력욕으로 점철된 홍준표 전 대표의 마지막 정치여정을 보며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한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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