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마스크 5부제‧요일제에 쏟아지는 냉소와 불신..."이렇게 해서 살 수는 있나?" 본문

정치

마스크 5부제‧요일제에 쏟아지는 냉소와 불신..."이렇게 해서 살 수는 있나?"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3. 5. 18:45







728x90
반응형

 

정부가 장고끝에 마스크 수급대책을 내놓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를 하고 정세균 국무총리도 거듭 머리를 숙이며 여론 무마에 나섰지만 마스크 줄서기가 끝없이 이어지면서 이 문제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의 최대 실패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불신 때문에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마스크 요일제는 시행도 되기 전에 국민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5일 정부는 마스크 부족 현상에 대한 대책으로 "6일부터 마스크 요일제, 마스크 5부제 등을 실시한다"라며 이미 품절 현상이 폭주하고 있는 마스크 구매를 제한했다.

'마스크 요일제', '마스크 5부제'란 한 사람당 마스크를 일주일에 2장 살 수 있게 하며, 태어난 연도 끝자리에 따라 요일별로 구입하게 만드는 규칙이다. 예를 들어 출생년도 끝자리가 1또는 6으로 끝나는 사람은 월요일에 구입하고, 2또는 7로 끝나는 사람은 화요일에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마스크 요일제', '마스크 5부제'로 규칙적인 구매가 가능하다면 몰라도, 품절 현상이 생긴다면 해당 구매 또한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 성인의 대리구매가 불가능해 더욱 어려운 구매를 해야할 듯하다.

정부는 "마스크 요일제로도 모든 사람이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리 구매는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미성년자는 여권, 학생증, 주민등록증을 지참하거나 확인이 불가능할 경우 법정대리인과 방문하면 살 수 있다"라고 밝혔다.

국민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마스크 요일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일부 국민들은 "어차피 쉽게 살 수도 없는데 마스크 요일제가 무슨 소용이냐"라며 턱없이 부족한 마스크 수량을 지적하고 있다. 

 

 

마스크 구입이 여전히 어려운 4일 오전 전남 담양군 대전면 담양대전우체국 앞에 자녀를 동반한 어머니가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개학 연기로 집에 있는 아들과 딸까지 모두 나왔는데 막내는 감기 기운이 있어 못 나왔다고 아쉬워했다. 마스크를 사려다 오히려 감기나 코로나19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어 국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그 동안 정부는 꾸준히 마스크 공급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하고,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공급 안정화를 수 차례 말했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긴 줄을 서야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 확진자가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마스크를 사기 위해 여러 사람 사이에 섞여 줄을 서 있다가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된 일이 있어 마스크 줄 속에서 감염 위험이 높다는 우려까지 나온 바 있다. 이런 탓에 마스크 공급량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급증했다. 

이날 정부가 마스크 요일제 방안을 내놓자마자 인터넷상에는 결국 마스크 공급을 정상화 시키지 못한 정부를 비난 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5일까지 마스크가 대량으로 중국에 수출됐던 점 등을 들어 국민들의 불만은 터져나오는 분위기다. 미래통합당은 "대중국 마스크 수출액은 지난해 12월 60만달러였는데, 1월에 6천135만달러로 100배가 됐다. 2월 들어서는 20일까지 1억1천850만달러였다. 200배로 폭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생산물량이 대부분 중국으로 갔다는 것이다.지난 한 두 달 동안 우리가 중국에 마스크를 수출한 량이 지난 한해 수출한 량과 비슷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정부가 뒤늦게 수출금지에 나선 것도 뒷북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여론도 정부가 이렇게 한다고 해서 줄을 서지 않고 마스크를 살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렇게 해서라도 마스크를 살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문제는 여전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살다보니 마스크 배급제도 경험하네" "돈주고도 못사는 마스크 그것도 5부제라니. 문 대통령이 말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다" "전 국민을 마스크 난민화 시켰다" "기가찰 노릇이다" "주민번호 끝자리날인데도 품절이면?" 등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일 국무회의를 관통한 핵심 키워드는 '마스크' 대책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서울청사와 정부세종청사, 전국 17개 시·도를 연결하는 화상 국무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대응책을 주문했다. 거의 매일 마스크 대책을 발표했지만 밤샘 텐트 줄서기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5부제 요일제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불신도 높아지고 있다. 

 

민심이 이렇게 폭발한 것에는 정부의 대책 미흡에도 그 원인이 있지만, 정부의 대책 발표가 계속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돼 버린 극심한 불신에 그 핵심배경이 있다. 정부는 마스크가 부족하다는 사태를 인지하고 지난 10여일 전부터 '내일부터는 공급이 잘 될 것이다' '마스크 사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하지만 마스크 부족 사태는 계속 이어졌고, 텐트를 가지고 밤샘 줄서기를 하는 웃지못할 해프닝까지 이어졌다. 

 

정부가 대책을 마련할 때 선제적이고 더 과감한 대책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찔끔찔끔 대책만 내놓고 '내일은 괜찮아지겠지' 하며 안일한 생각으로 10여일을 보냈다. 그래도 마스크 줄서기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국민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이르렀다. '백약이 무효'라는 말도 나왔다. 정부가 애초부터 공급이 제대로 되려면 일주일 이상 걸릴 것이니 줄을 무리해서 서지 말라고 하든지 아니면 처음부터 5일 발표한 내용처럼 준 배급제로 가든지 결단을 내렸어야 했다. 

 

하지만 탁상머리 행정으로 인해 현장의 상황은 전혀 고려를 하지 않고 계속 뒷북만 치는 대책을 내놓다가 결국 요일제 배급으로 정리가 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계속 '양치기'에게 속은 국민들이 5일 나온 5부제를 제대로 믿어줄 리 없다. 재난 때마다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하며 해결사를 자처하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재난안전대책위원장마저도 해결사가 되지 못했다. 그는 애초 '마스크 수급 대책을 국민들에게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하다가 그 뒤부터는 '공급이 원활치 않으니 그 안에서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바뀌었다. 정부의 마스크 수급 대책이 '한방'에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한정된 수량을 효율적으로 나눠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이는 처음부터 정부의 마스크 수급 대책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수요량 파악에 완전히 실패했고, 계속 줄서기 원성이 이어지자 '한 사람이 너무 많이 필요하지 않다'거나 '재사용해도 된다'거나 '며칠씩 써도 상관없다'는 쪽으로 바뀌어버렸다. 변명으로 일관하며 뒷북을 친 꼴이다. 

 

정부가 보기에 국민들이 과도하게 마스크를 사모으기 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 국민이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마스크라도 넉넉하게 구입해서 그 불안감을 좀 덜어보자는, 지극히 심리적인 안정효과도 있다. 이런 국민들의 불안감에 대한 정부의 '심리 방역' 대책이 너무도 부족했다.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국민들에게 마스크라도 제때 공급해줘 그것을 덜어줘야 정상적인 정부인가, 아니면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그럴 필요 없다. 꼭 필요할 때만 써라'고 해야하는 것이 신뢰받는 정부의 대응인가. 

 

마스크가 정부에게는 애물단지가 돼 버렸다. 국민들도 '양치기 정부'를 믿지 않는다. 마스크 하나 가지고 이런 혼란과 불신을 자초한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은 다른 것을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이 문제 하나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게 생겼다. 지금이라도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보다 늑대의 실체를 분명히 알리는 게 그나마 정부가 바닥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마지막 길이 될 것이다.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