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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4.15 총선 빅매치 ①] 민주당, 고민정 광진을 전략공천...통합당 오세훈 잡을까? 본문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간 '종로대첩'에 이어 19일 또 하나의 빅매치가 성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입'으로 불린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보수진영의 대표적 대권 주자 중 한명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일전을 치르게 된 서울 광진구을이다.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광진구을에 고 전 대변인을 전략공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광진구을은 현역의원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입각하면서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오 전 시장은 이보다 앞선 지난 13일 통합당으로부터 광진구을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각각 청와대 대변인과 서울시장을 지내며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 쌓은 두 사람이 일전을 치르게 되면서 전직 총리 간 맞대결이자 사실상 대선 전초전으로 평가받는 종로구에 이어 서울에서 또 하나의 빅매치가 성사됐다는 평가다.
또 문재인 청와대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하나였던 고 전 대변인과 보수 진영의 차기 지도자급 거물인 오 전 시장이 대결 구도를 형성함에 따라 광진구을은 '정권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이 가장 치열하게 맞붙는 지역구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정치 신인'이나 다름없는 고 전 대변인이 승리한다면 보수 잠룡을 꺾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위상이 급상승할 전망이다. 반대로 서울시장 사퇴와 20대 총선 종로 낙선 이후 절치부심하던 오 전 시장이 승리를 거둔다면 다시 한번 대선주자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 전 대변인과 민주당은 광진구을이 전통적으로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막판까지 고 후보의 전략공천 지역으로 동작구을과 광진구을을 놓고 저울질했던 민주당이 광진구을을 선택한 것도 당선 가능성을 높이 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인 추 장관은 이곳에서 15~16대와 18~20대 총선까지 다섯 번 승리를 거뒀다. 추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낙선했던 17대 총선에서도 당시 열린우리당 간판을 달고 나온 김형주 의원이 당선된 바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40%대의 지지율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지근거리에서 문 대통령을 보좌하며 누구보다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고 전 대변인의 선거 무기라는 평가다.
반면 오 전 시장은 일찌감치 광진을에서 표밭을 다져왔다는 게 강점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전통시장 등을 돌며 바닥 민심을 훑어왔다. 그 결과 보수 정당의 '험지'로 통하는 광진을에서 당원 수를 크게 늘렸다는 후문이다.
16대 국회의원과 민선 최연소 시장으로 두 차례 서울시장을 지내 보수 진영의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정치적 무게감도 고 전 대변인을 앞선다는 평가다.
지난해 2월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 전당대회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하자", "탄핵을 인정하자"는 말로 화제가 됐던 오 전 시장은 중도·개혁보수로의 확장성을 갖추고 있다는 장점 또한 갖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고 전 대변인의 광진을 전략공천과 관련해 '치열하게 뛰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최선을 다해 뛰고 또 뛰겠다"며 "여야가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며 어떻게 광진을 더 발전시킬 것인지, 어떻게 국민이 바라는 정치로 기대에 부응할 것인지 선의의, 그러나 치열한 마음가짐으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한몸이었던 이웃 성동의 인구는 최근 5년간 늘고 있으나 광진은 줄고 있고 상권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선거가 여야의 정책 경쟁을 통한 해법 모색의 장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지금까지 골목과 시장을 누비며 구민과 함께 고민하면서 뛰어왔던 것처럼 최선을 다해 뛰고 또 뛰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고민정 전 대변인을 광진을에 투입해 야권의 거물 대권주자와 한판 붙게 한 것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먼저 고민정 비관론이다. 추미애 장관이 광진을에서 5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영남출신임에도 민주당의 대권주자로서의 경륜과 위상 때문이다. 호남세가 강해 줄곧 민주당이 승리를 이어오고는 있지만, 주민들이 지역개발을 성공리에 이끌어준 추미애 장관의 정책 실행도도 높이 평가를 해준 측면이 있다.
광진구의 대부분 지역은 십수년전만 해도 아파트 하나 없이 연립주택만 있거나 단독주택만 있는 서울 변방의 평범한 주거지역이었지만, 서울 시내 행정구역 중에서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개발됐다. 이런 개발속도와 만족도 때문에 주민들도 경륜있는 인사를 선호할 수 있다. 정치초선에게 장래성과 비전을 가지고 주민들에게 그에게 표를 줄 수 있을지 일단은 회의적이다. 지금까지 광진구의 개발이 비교적 빨리 성공리에 이뤄져왔기 때문에 연속성을 살려 중량감 있고 정책 실현성이 높은 인사가 유리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서울시장을 지낸 오세훈 후보가 강점을 가진다. 그가 지난 2016년 총선에서 종로에서 패배한 뒤 절치부심하며 고른 지역구가 바로 광진을이다. 나름대로 주민들의 투표성향을 파악했다는 뜻이다. 더구나 보수세력에게 거의 한 번도 지역 금배지를 내준 적이 없기 때문에 여기에서 승리하게 되면 대권주자로서의 재부상과 상징성도 가질 수 있다.
고민적 낙관론도 있다. 먼저 광진을은 호남출신 비율이 높고, 젊은 층도 많아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이라는 호재가 이번 총선에서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호남출신의 지지도는 그 낙폭이 다른 출신들에 비해 훨씬 덜하다. 민주당에게 전통적으로 호의적인 투표 성향을 보이고 있고 지지세가 탄탄해 웬만해서는 지지후보를 바꾸지 않는다. 일종의 '묻지마 투표'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고민정'이라는 정치상품의 판매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기는 지역에 전략공천을 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하는 참모라는 위상 때문에라도 민주당이 가볍게 처리할 수도 없는 문제다. 그렇게 해서 고르고 고른 지역이 광진을이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되면 당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도 예상된다. 대선과 달리 총선은 지역현안 공약과 그것을 무기로 바람을 잡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고 전 대변인이 청와대와의 교감을 무기로 바닥을 훑는다면 오세훈의 시정경험 경륜과 충분히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이 된다.
하나의 변수는 '바람'이다. 수도권 서울은 총선에서 전통적으로 특정당의 싹쓸이 현상이 심했다. 이번 총선이 정권심판론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 경우 타 지역과의 분위기가 연동될 수 있다. 유력한 주자의 경쟁력도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맥없이 나가떨어질 수 있다. 아직 정권심판론 분위기가 결정적으로 나오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선거가 다가오고 여론이 팽창 수렴되는 과정에서 정권심판론이 급격하게 분출될 수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민주당과 통합당의 바람몰이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다. 민주당이 최근 바짝 몸을 엎드리며 겸손모드로 일관하는 것도, 오만한 정권 심판론의 위력과 파괴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랜 야당생활을 하면서 쌓은 민주당의 필승 전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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