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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와중에...신당창당 발표 안철수 "'중도는 모호하다' 주장은 무식한 것"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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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와중에...신당창당 발표 안철수 "'중도는 모호하다' 주장은 무식한 것"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2. 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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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귀국한 지 2주 만이며, 지난달 29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지 나흘만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담판을 벌인 것은 일종의 퍼포먼스였다는 것이 드러났다. 탈당 의사를 밝히고 불과 나흘만에 신당 창당 로드맵이 나온 것이 이를 말해준다. 물러나지 않고 버티는 노정객 손학규의 노욕도 비판 받아 마땅하지만, 언론에 의도적으로 두 사람의 만남을 노출시킨 뒤 공개적으로 망신을 준 안 전 의원의 일처리 방식도 그다지 혁신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 일로를 보이자 전국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정치권도 유세 중단 등 총선대비용 감염증 대책에 부산하다. 이런 와중에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안철수 전 의원이 2일 신당창당을 선언했다. 그는 '작은정당·공유정당·혁신정당'을 신당의 3대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바이러스 전문가인 그는 신종코로나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신당창당 발표가 주 의제였다고 해도 민생과 떨어진 정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일각의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제 3정당을 지향한다면 현 정부와 야당이 간과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의 사각지대를 짚고 그 대안도 함께 제시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안 전 의원이 밝힌 3대 지향점에 별다른 '혁신점'은 없다.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의 신당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번에 만들려고 하는 신당은 다른 정당들과 같은 또 하나의 정당이 절대로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기존에 나온 아이디어를 묶어내놓은 수준'이라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안 전 의원은 기성 정당을 '가장 낙후된 집단', '가짜뉴스 최대 생산지' 등으로 비판하면서 "이념과 진영 정치를 극복하고, 기존 정당의 틀과 관성도 앞장서서 파괴하며 무책임한 정치를 구출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안 전 의원은 다만 신당 창당 시기나 당명에 대해서는 "내일쯤 신당창당추진위원회를 맡을 분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하나씩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당명은 당분간 '안철수 신당'으로 써달라고 안 전 의원 측근이 요청했다. 신당을 상징하는 색은 주황색이 될 전망이다.

안 전 의원은 '작은 정당'과 관련, 정당 규모와 국고 보조금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또 21대 국회에서 교섭단체 위주로 많이 배정되는 국고 보조금을 의석수 기준으로 배분하도록 정당법 개정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공유정당'은 모바일플랫폼을 통해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당원들이 당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 직종·직군별 모바일플랫폼으로 쟁점이나 이슈를 해결하는 '커리어크라시 정당', '이슈크라시 정당'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안 전 의원은 또 회계시스템을 투명하게 하는 '블록체인'을 예로 들며 국고 보조금의 예산과 결산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혁신정당'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전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에 참석하며 그의 멘토역을 맡고 있는 한상진 서울대 교수와 악수를 하고 있다. 한때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이 그의 멘토였지만 모두 떨어져나가고 한상진 교수가 현재 유일하게 남아 있다.



그는 또 신당의 비전으로 '탈 이념'과 '탈진영', '탈지역'을, 정치노선으로 '실용적 중도'를 내세웠다.

안 전 의원은 "옛날 생각에 사로잡히고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는 것, 그것은 수구진보, 수구보수, 또는 이념팔이, 진보팔이, 보수팔이 등 실제로 그런 모습들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이런 것을 두고 (중도가) 모호하다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무식하거나 기득권 정치를 보호하려는 궤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도는 그렇게 편한 길이 아니다. 올바른 길이다. 중간에 서는 게 아니다. 중심을 잡는 것"이라며 "자기 정치세력을 세금으로 먹여 살리기에만 관심 있는 그런 세력들에서 끊임없는 공격이 들어온다. 그래서 반드시 투쟁하는 중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 전 의원은 21대 국회에서는 정치개혁 인프라 구축, 정당법 개혁, 국회법 개혁 등을 통해 '일하는 정치, 일하는 국회, 일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신당의 국회의원들은 장외집회, 장외투쟁에 참여하기보다는 국회 내에서 열심히 투쟁하는 정당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은 4번째 창당 배경을 묻자 "처음부터 새로 만드는 것이 훨씬 더 바르고 제대로 할 수 있고 제대로 정치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은 안 전 의원이 4년전인 2016년 국민의당을 창당한 날이다. 그는 총선 목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당시) 대부분 언론이나 정치 전문가들이 40석 정도는 불가능하다고 선거 당일까지도 말했다. 그렇지만 저희들 목표대로 이룬 바 있다"며 "이번에도 그런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의 안철수계 의원들의 향후 거취, 대안신당 등과의 관계에 대해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는데 아이를 어디에 입양시킬 것인가라는 질문과 비슷하다"며 "저희가 중심을 잡는 게 우선이다. 소신을 지키는 분들이 인정받는 분위기가 돼야 우리 정치도 바로 서고 사회도 각박해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자신이 서울시장이나 대통령 후보를 양보한 점을 거론, "일반적 사회통념으로 생각해보라. 양보하는 사람은 대인이다. 은혜받은 사람인데 그에 대해 뭐라 하면 소인배"라며 "은혜를 준 사람의 은혜를 고맙게 여기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그런 통념이나 생각이 바로잡아져야 살 만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박원순 서울시장은 소인배이고 안철수는 대인이라는 메시지다. 자신의 장점을 부각한 이야기이지만, 스스로를 대인배라고 추켜세우는 것을 두고 "우등생들은 자기자랑을 하는 것에 부끄러워하거나 어색해하지 않고, 그저 무감각할 뿐이다"라는 반응도 나왔다. 

안 전 의원은 보수통합 참여 여부에 대해선 "관심이 없고 가지도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어 "나와 가치가 맞다면, 그분들이 이리 오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안 전 의원의 정치적 멘토로 꼽히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동섭, 김수민, 권은희, 이태규, 신용현, 김중로, 김삼화 등 안철수계 의원들이 참여했다.

 

이날 안철수 전 의원이 밝힌 신당의 로드맵은 제 3정당을 지향하는 콘셉트와 맞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이나 자유한국당도 당 운영 시스템으로서의 이같은 방안들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정치의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여야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끝없이 정쟁을 이어나가는 악순환의 고리, 즉 갈등과 분쟁의 강고한 하드웨어를 어떻게 고쳐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이런 점에서 제 3당의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했어야 했다. 당을 3대 지향점을 중심으로 어떻게 운영해나가겠다는 것은 안철수의 문제이지만, 현재의 꽉 막힌 여야 정쟁의 악순환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대한민국의 문제다. 안철수가 결정적으로 놓치고 있는 것은 정치의 난제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저 표를 얻겠다는 자신의 조급한 심정만을 앵무새처럼 외치고 있을 뿐이다.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연히 대책도 남의 다리를 긁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 정치의 근본 문제가 정당 운영의 혁신이 부족해서, 모바일정당, 공유정당으로 가지 못해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지나가는 '초딩'도 알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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