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관심병' 재발 "알바 월급 떼여도 신고 않는 게 공동체 의식" 파문

'밥하는 아줌마'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이번에는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임금을 체불당해도 사장을 생각해서 노동청에 신고하지 않는 것이 공동체 의식'이라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저임금과 관련해 여러 문제가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 주도 성장론'은 소득이 오르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물가가 오르거나 일자리가 없어지면 소득이 오르지 않는다. 소득 주도 성장론은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함께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저도 알바를 한 적이 있지만 사장이 망해서 월급이 떼인 적도 있다. 그런데 사장이 살아야 저도 산다는 생각으로 (월급을) 떼였다. 그래서 노동청에 신고를 안 했다"면서 "우리 사회에 공동체 의식이, 같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임금을 체불당해도 '공동체 의식'을 가지며 인내해야 한다고 주장한 셈이다.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소득 주도 성장론은 아직 입증되지 못한 이론이라, 이런 실험을 너무 많이 나가서 했을 때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며 "겉은 멋있지만, 뜨지 않는 비행기를 만들고 있는 것 아닌가 걱정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원점에서 검토해봐야 한다"고 권했다. 

앞서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는 파업에 돌입한 학교 비정규직 급식실 노동자들에게 "미친 놈들"이라며 "그냥 밥하는 아줌마들인데, 왜 정규직이 돼야 하나"라고 말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정치인은 '남'을 살려야 한다

이언주 의원은 '정치인'이다. 자신의 발언이 그것도 야당의 공개 회의석상에서 하는 말이 어떤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재선의 그는 정치적 '센스'도 갖추고 있다. 그런 그가 또 막말을 했다. 이 또한 일종의 '관종병'이라고 본다. '밥 아줌마' 발언으로 수많은 안티들을 양산했지만, 이언주는 속으로 '말 하지 않아도 알아요' 하는, 그를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며 애써 자위했을 것이다. 그래서 재미를 붙인 것 같다. 일종의 '연예인병'이기도 하다. 관심을 받다가 그것이 멀어지면 안절부절 못하고 더 센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안달복달 하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이번 이언주 의원의 발언도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 그는 이 발언을 통해 '소득 주도 성장론'에 대한 담론을 확산시켰다고 생각할 것이니까. 그 파장은 어찌 돼도 상관 없다는 것이다. 한달 벌이를 위해 목숨 걸고 알바하는 사람들이 그 월급을 못받았을 때의 좌절감이나 분노 따위는 개나 주라는 것이다. 그 구체적 삶의 피곤함보다 훨씬 더 상위에 있는 고담준론을 하는데, 그 따위 개별적 삶의 노곤함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하는 투로 내뱉은 말 같다. 

국회의원은 앉아서 '지껄이면' 세비를 받을 수 있지만, 알바 노동자들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사장 눈치 보며 일해야 푼돈을 손에 쥘 수 있다. 정치영역에 있어 개별적 삶의 질 향상과 보살핌보다 더 상위에 있는 아젠다가 있나?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괜히 나온 정치 구호인가. 정말 살 수 없을 정도로 고통받는, 빈부 격차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들의 분노와 절망을 알아주는 게 정치인의 '눈'이고 '말'이다. 

이언주 의원의 망언은 자신이 살기 위한 '지껄임'이었다고 본다. 정치인은 '남'을 살려야 한다. 

이언주, 듣고있나?

성기노 피처링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