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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단식 논란, 첫날부터 자리 옮기고 갈팡질팡...비판 잠재울 묘수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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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단식 논란, 첫날부터 자리 옮기고 갈팡질팡...비판 잠재울 묘수는?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11. 2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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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가 단식을 선언하고 청와대 앞에서 첫 여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고 텐트도 경호문제로 설치할 수 없게 되자 장소를 국회로 옮기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런 과정에서 황 대표의 단식을 더욱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들이 늘어났다. 사진은 한 지지자가 호피 목도리를 황 대표에게 둘러주고 있는 모습.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이 첫날부터 장소를 옮기는 해프닝을 겪었다. 황 대표는 단식 첫날인 20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단식투쟁에 들어갔으나, 경호상 이유 등으로 천막 설치가 불허되자 부랴부랴 짐을 싸들고 밤늦게 국회 본청 계단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잠을 잤다. 애초 황 대표는 청와대 앞 단식을 고집했지만, 영하로 내려가는 추운 날씨에다 경호 이유로 텐트마저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참모들이 국회로 옮길 것을 강력하게 권유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냉소와 비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첫날부터 춥다고 장소를 옮기는 것이냐"는 등의 비아냥과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던 것이다. 지도부와 사무처의 미숙한 대응으로 단식 첫날부터 사태가 꼬이기 시작했고, 진정성마저 의심받는 상황이 됐다. 

그래서 황 대표는 단식자리는 다시 옮겼다. 황 대표는 21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이틀째 단식투쟁을 이어간다고 한다. 황 대표는 21일 3시 30분께 일어나 새벽기도를 마치고 다시 청와대 앞으로 향했다고 당 관계자가 전했다. 황 대표는 이날 외부 일정은 자제한 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다.

단식 첫날부터 우여곡절을 겪은 황 대표는 단식을 시작하자마자 그 '이유'에 대한 비판에 직면해있다. 야당 대표가 단식을 하는데 '하지 말라'거나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억압받는 국민들의 울분을 대신해 주기 위해 야당 지도자들이 마지막 목숨을 건 단식의 모습이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그려지던 '아름다운 장면'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야 정치권과 국민들 대다수가 황 대표의 단식을 만류하고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끝까지 하라'는 비아냥 섞인 조롱도 퍼붓도 있다. 황 대표의 단식 기사에 달리는 댓글 대부분은 그 행위 자체를 비판하는 것이다. 

하지만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그런 일말의 비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상황만 보면 당 지도부와 황 대표만 단식을 할 만큼 비상시국인 것 같다. 내년 총선을 앞둔, 다분히 정략적인 접근이라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황 대표가 측근들의 만류를 물리치고 단식 카드를 끝까지 밀어붙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렇다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당 대표 참모들의 조력 방식이 잘못 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참모들이 마지막 강수라며 단식을 부추겼을 가능성도 있다. 
 
황 대표의 측근들은 “황 대표가 단식을 결심한 건 18일”이라고 전했다. 황 대표가 리더십 위기를 돌파할 최후의 수단으로 단식을 결심했다는 뜻이다. 한 중진 의원은 “하도 여러 군데서 흔드니까 황 대표가 추스를 방법이 딱히 없었던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박맹우 한국당 사무총장은 “(황 대표가 단식을 하는 이유에 대해) 절대 정치공학적 해석은 말아달라”고 거듭 선을 그었다.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저녁 청와대에서 부랴부랴 여의도로 옮겨온 뒤 국회 본청 앞에 설치된 천막에서 단식투쟁을 시작하고 있다.



정치 경험도, 보수 진영 내 세력도 충분히 없는 황 대표는 정국 고비 때마다 강수를 두는 것으로 지지층 결집을 노렸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대규모 장외 투쟁을 주도했고, 지난 9월엔 조 전 장관 임명 철회를 요구하며 야당 대표로는 사상 처음으로 삭발을 감행했다. 20일엔 급기야 무기한 단식까지 시작했다.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8~9개월 만에 정치인으로서 동원할 수 있는 강경책은 죄다 쓴 것이다. 그마저도 기존 정치가 답습하던 구태정치를 그대로 다 따라한 것이다. 

황 대표는 국회의원이 아닌 탓에 국회 원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정치판에서 소외돼 온 측면이 있다. 한국당을 ‘적폐 세력’으로 보는 데다 대화ㆍ타협의 정치에 인색한 문재인 정부의 스타일 상 황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서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는 더욱 없었다. 이에 삭발부터 단식까지 이어지는 황 대표의 ‘벼랑 끝 정치’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제1야당의 대표 '말발'이 이렇게 먹히지 않았던 예가 없을 정도로, 사실 황 대표의 위상은 애매모호했던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황 대표가 반드시 돌파해야만 하는 최대의 장벽이었다. 

이제 문제는 황 대표의 단식이 한국당과 보수 진영에서 얼마나 호응을 이끌어 내느냐다. 그러나 20일 당 안팎의 분위기는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다. ‘황 대표가 구시대적 투쟁을 반복하는 모습은 한국당에 득 될 게 없다’는 우려가 많았다. 한국당 관계자는 “19일 황 대표를 만난 청년들은 한국당을 ‘노땅 정당’ ‘꼰대 정당’이라고 부르며 실력 있는 대안 정치를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며 “불과 하루 만에 황 대표가 단식을 시작한 것은 심각한 전략 부재와 오판의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내년 총선의 득표 확장성을 떨어뜨리는 역주행이란 비판도 이어졌다. 한 재선 의원은 “중도로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식이 말이 되느냐”며 “대구에 몰려 있는, 황 대표 측근들의 지역구 선거에는 보탬이 될지 몰라도, 당 전체를 생각하면 이기적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황 대표가 ‘인사, 정책, 메시지’ 등 총선 승리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과제는 외면한 채 정치 이벤트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쇄신파인 김용태 의원은 “대표의 단식을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단식을 한다면 당 혁신 구상과 방향도 함께 밝히는 게 맞다”고 말했다.

야권 지도자의 단식은 초유의 일은 아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목숨을 건 단식으로 전두환 정권에 큰 상처를 입혔고,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도입을 관철시켰다. 그러나 황 대표의 상황은 과거와 다르다는 시각이 많다. 황 대표가 철회를 요구한 지소미아, 선거법, 공수처법은 여론조사에서 찬성 여론이 더 높은 사안들이다. 황 대표의 단식 때문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쉽게 접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청와대와 여야가 ‘정치적’으로 접점을 찾아야지, 황 대표의 ‘투쟁’으로 극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다. 그래서 이번 단식이 황 대표의 리더십 위기 모면용이란 의구심이 강하게 나오는 것이다.


 

황 대표의 단식투쟁 결정은 충분한 사전 검토나 논의 없이 즉흥적으로 이뤄졌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심재철 의원은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뒤 “황 대표가 (비공개회의 때) 단식투쟁 얘기를 했다”며 “그 얘기를 듣고 말리기보단 워낙 큰일이라 다들 놀라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총선 생환이 불투명한 수도권 의원들은 그야말로 성토 분위기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의원들이 잇달아 불출마를 선언하며 쇄신을 촉구했으면 당 대표가 그 문제에 집중해야지 도대체 단식은 왜 하는 건가”라며 “이런 식으로 책임을 피하면 당 쇄신은 물론이고 개혁보수 진영과의 보수대통합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수도권 의원은 “단식 시점이 굉장히 좋지 않다. 이렇게 시작을 해 버리면 당장 퇴로가 없지 않나”라며 “쇄신은 곧 보수통합의 전제 조건인데 당 대표가 물밑 접촉 대신 단식을 택한 건 오판이다. 이런 식으로 모든 걸 혼자 판단하면 안 된다”고 했다.

반면 영남권 재선 의원은 “쇄신과 보수통합 논의는 어차피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결과가 나와 봐야 구체화할 수 있다”면서 “지금은 정부의 정책 대전환을 요구하며 국민 지지를 얻는 게 맞다”고 밝혔다.

최근 20년간 제1야당 대표가 단식투쟁에 나선 건 2003년 최병렬 당시 한나라당 대표, 2009년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에 이어 세 번째다. 최 대표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비리특검 관철, 정 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법 처리 저지를 내걸고 단식했다. 하지만 황 대표가 이번 단식 전투에서 어떤 전리품을 챙길지 여전히 회의적이다.

황 대표를 연일 겨냥 중인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도 “문 대통령은 미동도 안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의 단식은 뜬금 없고, 비전 없고, 효과도 없는,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들의 바람도 없는 ‘4무(無) 단식’이 될 것"이라는 말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단식 첫날부터 영하의 날씨와 텐트 설치 여부마저 챙기지 않고 시작된 우왕좌왕 황교안 대표의 단식.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개문발차'한 것은 아닌지 황 대표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다. 황 대표가 이 난국을 헤쳐갈 가장 지혜로운 카드는 깨끗하게 단식을 포기하고, '나의 단식을 둘러싼 여론의 비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더 나은 대안을 찾아보도록 하겠다'며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성급했던 판단을 사과한 뒤, 국회로 돌아와 열심히 협상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제1야당 대표의 미숙한 리더십이 온 나라를 헤집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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