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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총선 불출마 선언한 김세연은 누구? “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 본문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17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며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도 앞장서 다같이 물러나야만 한다. 미련두지 말고 깨끗하게 물러나자”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한국당을 두고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라고 비판했다. 이어 “생명력을 잃은 좀비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 받는다. 창조를 위해선 먼저 파괴가 필요하다”며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 완전한 백지 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정권이 아무리 폭주를 거듭해도 한국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단 한번도 민주당을 넘어서 본 적이 없다. 한마디로 버림받은 것이 현실”이라며 “비호감 정도가 변함없이 역대급 1위이다. 감수성이 없고, 공감능력이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사람들이 우리를 조롱하는 걸 모르거나 의아하게 생각한다. 세상 바뀐 걸 모르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섭리를 거스르며 이대로 계속 버티면 종국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연 의원은 1972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고 김진재 의원의 아들로 아버지의 지역구인 부산 금정에서 18대 총선부터 20대까지 내리 3선을 했다. 새누리당 시절 제1사무부총장, 비상대책위원, 국회 동북아역사왜곡특별위원회 간사 등을 맡았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종사촌인 홍소자 씨와 한승수 전 총리의 사위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도 이미 소문난 이른바 ‘금수저’ 의원이다. 부산의 중견기업 동일고무벨트 창업주의 손자이자 부산에서 5선을 지낸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로 부산 내에선 김 의원 집안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정치활동 초반엔 ‘김진재의 아들’ ‘대물림 정치인’이라는 꼬리표가 그를 적잖이 어렵게 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인 2세라는 것 자체가 팩트이기 때문에 여기에 어떤 긍정 또는 부정적 가치를 부여하고 싶지 않다”며 “나로 인해 아버지 이름이 다시 언급되면 자식된 입장에선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올해 48세로 한국당 3선 중 가장 젊은 데다 지역구도 비교적 탄탄한 편이어서 당내에서는 이번 불출마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김 의원이 이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것은 당내 중진들에 대한 용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단 한 사람도 나서지 않는 당내 분위기 속에서 당의 쇄신을 이끌어내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이 불출마를 하리라고는 당내 누구도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기류다.
김 의원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당내 3선 이상 중진 중 가장 개혁적 이미지가 강한 김 의원이 선도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나머지 중진들도 적잖은 불출마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영남 최다선인 김무성 의원은 지난 탄핵 정국에서 불출마 입장을 밝혔고, 최근에도 보수 통합을 위해 용퇴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하게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 결단을 촉구하고 있는 나머지 영남권 중진 중에서는 아직 불출마 입장을 밝힌 의원은 없고, 재선인 김성찬 의원(경남 창원시 진해구)이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김 의원은 평소 개혁성향이 강했고, 합리적인 성품에 민심과 여론이 향배에 항상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통형 소장파 인사였다. 부산에서 내리 3선을 했던 것이 본인이 이번에 불출마 선언을 한 결정적 배경이 된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수도권과 영남 호남에서의 다선을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히 다르다. 험지에서 3선 이상씩을 쌓은 의원들이 대권주자로 나서는 행보가 많지만 영호남에서 다선이 된 의원들의 경우 정치적 입지가 애매한 경우가 많았다. 선수만 올라가고 당내 입지는 그대로인 상황이 발생하다 보니 정치적 미래를 담보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김 의원의 경우 아직 40대이고 비교적 합리적인 소통형 의원으로 분류되었다는 점에서 당에서는 중요한 미래인적자산이었다. 그럼에도 김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전격 결행한 것은, 그만큼 현재의 자유한국당 중진들의 버티기가 목불인견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김세연 의원보다 선수도 높고 나이도 많은 영남의 다선 의원들이 다수 있지만, 그 누구도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 오로지 개인의 입신양명만을 위해 금배지 수성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국회의원직은 최소한의 월급이나 무보수로 하는 봉사직으로 가야만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질 것이다. 기득권에 안주하는 것은 이번 20대 국회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만큼 현재의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그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정당만이 살아남고 선택을 받을 것이다.
김 의원의 마지막 메시지 가운데 “사람들이 우리를 조롱하는 걸 모르거나 의아하게 생각한다. 세상 바뀐 걸 모르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섭리를 거스르며 이대로 계속 버티면 종국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는 말이 잔잔하지만 묵직한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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