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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용 지식인' 유시민의 검찰 돌려까기에 숨어 있는 노림수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11. 3.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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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롤모델은 노무현이었을 것이다. 토론을 즐기고, 직설적이고, 피아를 명확히 구분하고, 시민사회의 마중물로 정치력의 가뭄을 해소하려 했던 점에서 두 사람은 닮았다. 

 

오늘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야기를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조국 전 장관 사태가 터질 때 가장 먼저 주목한 사람이 바로 유이사장이었습니다. 여권의 이념적 병참기지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온 유 이사장은 친문세력의 '향도' 역할까지 자임하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친문세력이나 청와대가 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 그는 자신만의 노하우가 담긴 나침반을 활용해 우왕좌왕하는 여권에 정치 내비게이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순발력있게, 때로는 자유롭게, '어용지식인'이라는 DIY 방패까지 만들어서 그야말로 종횡무진 활약중입니다. 

 

일단 가장 최근의 그의 '언사'를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다음은 그가 지난 2일 노무현재단 전북지역위원회가 창립 8주년을 기념해 전주교육대에서 연 시민학교 대담에서 했던 발언들입니다. 갈수록 그의 정국인식과 검찰 비판이 예리하져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다시 비판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노무현재단 전북지역위원회가 창립 8주년을 기념해 전주교육대에서 연 시민학교 대담에서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의 80대 노모를 소환 조사하고 딸을 기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조국 일가족의 혐의점에 비해 무지무지하게 잔인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 외부인사를 만나 조 전 장관 임명을 막아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데 대해 검찰이 ‘추측성 주장’이라고만 반박하지 만났나, 안 만났다 딱 잘라 말하지 않는다”면서 “만나서 면담 요청을 했는지에 명쾌한 답을 하지 못하는 것은 진실게임이 될까 봐 그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이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사람도 만났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윤 총장의 대통령 면담 요청설에 대해 지난 1일 국정감사장에서 ‘저에게 그런 요청을 한 사람이 없다’고 답한 데 대해서는 “그럴 만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자녀 입시 의혹에 대해서도 일갈했다. 그는 “이 의혹은 국가 지원금의 사용과도 관련된데다 나 원내대표가 서울대 교수에게 청탁 전화한 사실까지 확인됐다”면서 “검찰이 정치적 편향성을 감추려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데 (사건을) 배당조차 하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유 이사장은 “검찰이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며 “전두환 신군부 때를 보는 듯하다”고도 했다.

 



그의 검찰에 대한 비판은 갈수록 도가 세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검찰을 '전두환 신군부'와 비교할 정도입니다. 왜 유 이사장은 이토록 검찰과의 전쟁에 목을 매는 것일까요? 이제부터 그가 조국 사태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언행과 관련해 제 마음대로 상상의 나래를 한번 펼쳐보겠습니다. 팩트에 목마르신 분들은 그냥 살짝 패스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유시민이 어용 지식인의 방패를 들고 사실상 1인 리베로 정치를 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의 이런 셰도우 정치에 대해 순전히 정치공학적인 접근을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유시민이 이번 조국 대전에 참전하게된 계기부터 분석해보겠습니다. 첫째는 그가 조국을 위해 기꺼이 몸을 던져 원맨쇼 방어를 하고 있지만, 사실은 이 전쟁을 유시민의 전쟁으로 인식하고 참전했다고 봅니다. 이는 곧 자신의 차기 대선 도전의 명분을 쌓고, 친문세력에 대해서도 대권 적금 계좌를 튼 것으로 봅니다. 그는 조국과는 결이 다른 사람입니다. 정치적 인연도 별로 없습니다. 그는 어찌보면 문재인 대통령보다도 앞선 원조 친노의 핵심이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조국 정도는 정치적으로 '베이비'라고 여기겠지요.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2012년 대선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친해진 조국에 대해 문 대통령과의 관계를 봐서라도 인정해주는 정도였다고 봅니다. 그가 조국이 인간적으로 불쌍해서 전쟁에 나섰다는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볼 때 천만의 말씀같습니다. 일단 유시민의 대권 도전 명분 축적용입니다. 이번에 화끈하게 친문세력의 대변인 역할을 해놓으면, 언젠가는 대권시장에 불려나갈 것으로 기대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항상 사람들은 유시민의 대권 욕심을 궁금해합니다. 그의 지난 인터뷰 중에서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그는 대구 수성을에 도전했습니다. 이때 받은 질문 가운데 "대통령이 되고 싶은지 예 아니오로만 대답해달라"입니다. 

 

다음은 유시민의 워딩.

 

(웃음) 그런 질문이 어렵더라.( 초간 침묵이 흐른 그는 답했다. 이번 질문은 그의 답을 그대로 옮긴다.) , 작년엔 되고 싶었는데 요새는 안될 같아요. 그래서 생각을 안하죠. 되고 싶다, 안되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의미가 없는 같아요.

 

10년 전 유시민은 대통령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되고 싶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작년'에 되고 싶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대답이 참 묘합니다. 대통령이 안 될 것 같으니 생각을 안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대통령이 될 것 같으면 (대권) 생각을 많이 할 수도 있겠다"로 저는 받아들입니다. 말장난같기도 합니다만... 사람(일반인)의 마음은 잘 변하지만, 정치인의 야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봅니다. 김영삼이 자신의 책상 위에 대통령 꿈을 새겨넣고 평생 전력투구했다는 것이 떠오릅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의 야망이 쉽게 바뀔지는 몇년 후에 다시 한번 밝혀지겠지요. 

 

두번째는 부채의식입니다. 그가 비록 정치은퇴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친문세력과 일부 지식인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여권에 지분이 있는 사람입니다. 한번은 반드시 이번 문재인 정권을 위해서 몸을 바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는 정계은퇴에 따른 장외자의 개념이 아니라 친노세력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코어기지 방어작전으로 보입니다. 이런 면에서 그가 어용 지식인이라고 자처하며 대권에 절대 나서지 않겠다고 한 것은 사실일 수 있습니다.

 

이미 여권은 김대중계에서 노무현계로 권력 이동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노무현이 비주류였지만 대통령에 당선되고 그 뒤 불행하게 삶을 마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면서 여권은 급속히 노무현이라는 정치적 울타리 안에 둘러싸이고 말았습니다. 지금 여권에서 노무현을 넘어서는 넘어서려는 그 어떤 시도도 없습니다. 용납되지 않습니다. '문재인=노무현'이라는 등식이 있고 '이니 맘대로'라는 노무현 기반 정서가 있기 때문에 이를 누구도 건드릴 수 없습니다. 정대철계였던 이낙연 총리가 지지율에서는 1위까지 달리고 있지만 여권에서 대권주자로 그리 쳐주지 않는 것도 노무현 울타리에 있다는 동류의식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유시민과 노무현은 정치적 동지였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뒤 유시민은 그 죽음에 대한 부채의식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는 1959년생 중에서 가장 먼저 장관의 자리에 올라 뿌듯하다는 말을 자신의 책에서 밝힌 적이 있을 정도로 노무현의 은혜를 많이 입은 사람입니다. 이번 조국 사태는 문재인의 위기이기도 했습니다. 정치적 더듬이가 남달리 발달돼 있는 유시민의 촉에 문재인 위기가 감지됐습니다. 문재인과는 별 인연이 없지만 '노무현=문재인'이라는 등식에는 동의하는 그이기에 이번 전쟁에 일단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유시민의 진정성은 첫번째 이유인 대권도전 명분 축적용과는 어찌보면 반대의 개념이긴 합니다. 하지만 정치영역에서는 이런 진정성마저도 훌륭한 전략전술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을 저는 주목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유시민을 비롯한 친문세력,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검찰에 대한 트라우마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 때 백원우 의원이 뛰쳐나가 항의했던 장면이 친노세력의 이명박 정권과 검찰에 대한 상징적인 인식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불려다니며 가족들까지 탈탈 털리는 상황을 목도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한달여전에 마지막으로 그를 만나본 유시민에게 노무현의 죽음은 많은 것을 남겼을 것입니다. 복수는 친문의 것이었죠. 판을 잘 읽는 유시민이 이제 그 마지막 복수의 판이 시작되었다고 판단해서 주저없이 뛰어들었고, 뛰어든 이상 싸워서 이겨야 합니다. 이기지 않더라도 검찰 기득권과의 싸움이 곧바로 한국 정치지형을 바꾸고 정치개혁과도 연결되는 것이기에 유시민으로서도 올인을 했을 것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전 내사설을 제 3자를 인용해 흘린 것이라든지, 최근 검찰을 전두환 신군부와 비교하는 것 등은 지금까지 감히 보지못했던 검찰 권력에 대한 반발입니다.

 

사실 정치권은 지금까지 검찰을 공격하더라도 어느 정도 선을 지킨 측면이 있습니다. 대통령도 자기들이 찍으면 죽는다는 것을 보여준 계기가 노무현 서거였습니다. 알게 모르게 검찰권력을 두려워했던 게 정치권이었습니다. 하지만 유시민은 지금 그런 검찰에 대한 역린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검찰의 성역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검찰도 두려워할 대상이 아니라 잘못하면 깨지고 박살나서 반성해야만 하는 그냥 평범한 공무원조직(법무부의 외청)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보여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친노세력이 겪어야 했던 검찰의 조리돌림을 유시민은 분명히 기억합니다. 특히 자기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아무나 찍어서 죽이려 하는 무소불위의 검찰 괴물을 무너뜨려야 한다고 봅니다.

 

이것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이 전쟁의 끝에서 웃는 사람은 유시민일 겁니다. 검찰이 저렇게 유시민을 고소한 건에 대해 조사하고 압박해도 그것은 유시민에게 '즐거운 비명'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번에 안 되면 다음에라는 신념으로 임한다면, 그것을 유시민이 차기에 완수하라는 국민들의 명령이라고 한다면 지금의 유시민 검찰전쟁은 남고도 남는 장사입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모습. 노무현의 죽음을 목도한 문재인 대통령은 항상 '복수는 나의 것'을 머리에 두고 있었을 것이다. 노무현-문재인으로 이어지는 친노친문세력과 검찰과의 전쟁은 이제 시작인 셈이다. 유시민은 그 절체절명의 중요한 판을 읽고 전격 참전을 결정한 것이다. 

 

이렇게 세가지 이유를 적고 보니 유시민이 이번 조국 대전에 참전 안하는 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유시민이 이번 전쟁에서 깨지고 당하면서 고꾸라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유시민이 이번에 검찰과 언론에 전방위 공세를 펼치며 위험한 불장난을 하고 정치적 도박에 나섰지만 그 후유증도 상당히 클 것이다. 조국의 불공정에 항의하며 돌아선 젊은 층도 유시민과 조국을 동일시하고 있다. 도처에 적을 만들어 놓았다. 진보세력을 조국을 기점으로 둘로 쪼개놓았다는 평가도 있다. 진보세력의 분열 책임에 유시민이 있다"라고 평가합니다.

 

또한 여당인 민주당을 '오징어'로 만들어놓았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정치를 떠났다'는 가장 강력한 방패를 손에 들고 조국 사태에 엄청난 폭탄을 여기저기 뿌려놓았습니다. 그 파편은 주로 민주당으로 향했습니다. 당은 유시민의 발언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며 당황해했습니다. 부정적 발언이라고 했다가 친문세력의 직격탄이 날아올까봐 거의 반응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당의 일부 의원들이 '그것은 유시민의 개인 주장'이라며 당과 결부시키는 것을 경계하는 정도였습니다. 유시민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유시민의 전쟁은 민주당을 처참하게 만들어놨습니다. 이제는 유시민이 실수하면 민주당도 덤터기를 쓰는 구도가 돼 버렸습니다. 1인 리베로에 128인의 의원들이 그냥 손 놓고 구경만 해야 했습니다. 당이 무기력하다며 이철희 표창원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해버렸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조국 전쟁에서 유시민의 구심력이 너무 커지면서 여당은 극도의 무기력에 빠졌습니다. 친문세력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은, 일당백의 유시민이 검찰 전쟁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민주당의 전력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그가 헛발이라도 내디디면 민주당까지 곤혹스럽게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전쟁은 유시민에게 아주 고액의 대권 적금 통장 하나를 준 꼴이 됐습니다. 이래저래 눈치 보는 의원들을 뒤로하고 알릴레오 하나 메고 이 전쟁에 뛰어든 유시민에게 친문세력들은 침묵으로 그를 지지하고 또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는 여권의 가장 확실한 이슈 정리자이자 종결자로 등극했습니다. 이제 그 어떤 주제가 나와도 유시민의 발언이 바이블이 되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번 유시민의 헌신은 친문세력으로부터 확실한 부채 하나를 얻은 셈이 됐습니다. 대권 구도가 급변할 때 친문세력은 위기 해결사였던 유시민을 기억하고 그를 불러낼 것입니다. '유시민만한 우리 편이 없다'라는 광범위한 공감대가 이번 전쟁에서 유시민이 얻은 가장 짭짤한 '낙전'입니다. 잔고도 없던 그의 대권통장에 하나씩 0이 덧붙을 것입니다.   

 

유시민은 대한민국 검찰의 '기승전결'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노무현의 검찰수사를 지켜봤습니다. 유시민은 16~17대 총선 두 차례의 선거법 위반 재판을 동시에 받은 유일한 정치인일 정도로 검찰과도 악연이 깊습니다. 두차례의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검찰의 수사생리를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번 검찰과의 전쟁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처절한 투쟁을 통해 피해를 입는다면 그것은 오롯이 '영광의 상처'로 인식될 것입니다.

 

지금 유시민은 검찰과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통령이 되고 싶은데 안 될 것 같다"고 주저하는, 자신감과 자기확신이 없는 또 다른 유시민과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유시민은 1959년생 중에서 자신이 가장 먼저 장관(보건복지부)직에 올랐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혈혈단신 정치에 입문한 그를 키워준 장관으로까지 밀어올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은덕을 유시민은 기억할 것이다. 동시에 노무현 '대통령'과 맞담배를 피며 정국을 토론했던 자신도 대통령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음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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