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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정의용에 "우기지 말라", 강기정 고성 항의…막가는 국감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11. 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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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원회의 1일 청와대 국정감사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간 고성을 동반한 설전으로 막바지에 감사가 중단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나 원내대표는 최근 북한의 방사포 시험발사와 관련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하고 신종 미사일에 탑재된다면 문재인 정권 들어서 안보가 튼튼해졌다고 보시나"라고 물었다.

이에 정 실장이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국방개혁 2.0을 통해 우리 방위력을 현격히 개선했다"고 답하자, 나 원내대표는 "안보실장이 이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에 국민이 불안해한다"고 반박했다.

나 원내대표는 "억지를 부리지 말라. 북한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었는데 우리의 지금 미사일 체계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인가"라며 "전문가가 막을 수 없다고 그런다. 우기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갑자기 정 실장 뒤편에 자리한 강기정 수석이 자리에서 일어나 "우기는 게 뭐예요. 우기다가 뭐냐고"라고 소리치며 항의했다.

강 수석이 손에 쥔 노란색 책자를 흔들며 격한 어조로 항의를 이어가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불만을 드러내자 결국 회의 진행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이인영 운영위원장이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회의가 중단되고 TV 중계 마이크가 모두 꺼진 뒤에도 회의장 분위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한국당 정양석 의원은 "너 이름이 뭐야. 강기정은 국회 밥 좀 먹었다고…이런 싸가지 없이"라고 강하게 항의했고, 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반말 쓰지 마세요"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을 향해 "함부로 해도 되냐"(제윤경 의원), "똑바로 해"(임종성 의원)라며 강 수석을 엄호했고, 한국당 송언석 의원도 "반말하지 마"라며 맞붙었다.

이후 한국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퇴장했다. 한시간여 지나 자정이 임박해 여야 의원들이 장내에 돌아오자 이인영 위원장은 차수를 변경했고, 2일 새벽까지 회의가 이어졌다.

강기정 수석은 "본인의 발언으로 정상적 회의 진행에 지장을 초래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양석 의원은 "소통의 중심에 있는 정무수석이 국회를 모독하는 일이 벌어져 유감스럽다. 야당 원내대표가 질의하는 데 그런 태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위원장은 청와대가 야당 의원을 경시하는 태도를 엄중히 경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도 "국감이 파행에 이른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운영위가 모범을 만들지 못하는 현실에 자괴감을 느낀다"며 "생각이 다름에 대해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운영위는 청와대 국정감사를 둘러싸고 역대정권 때마다 치열한 기싸움이 펼쳐졌다. 사진은 지난 2014년 7월 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김기춘 비서실장이 조윤선 정무수석으로부터 자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이때도 당시 야당인 민주당과 청와대의 격돌이 펼쳐지곤 했지만 정무수석이 야당을 향해 고성을 지르며 반발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한편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2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고성을 내면서 충돌한 것과 관련, "강기정 수석은 정무수석이 아니라 정쟁수석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청와대 정무수석이 안보실장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벌이는 야당 원내대표의 질의에게 끼어들어 고성을 지르고 국정감사를 파행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정무수석이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는 야당 원내대표에게 고함을 치고 국감장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장면을 나는 민주화 이후 이전 정부까지 본 기억이 없다"고도 했다.

그는 "정무수석이란 자리는 청와대와 야당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자리이고, 막힌 정국을 대화로 푸는 비둘기 역할이 본업"이라며 "그러나 강기정 수석은 정무수석이 아니라 정쟁수석으로 국회 무시와 야당 무시가 일상화 된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온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강 수석은 조국 사태의 책임을 지고 진작 물러났어야 하는 사람"이라며 "국정감사장에서 야당 원내대표에게 고함이라니. 청와대는 야당과 대화를 아예 접을 생각인가"라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이 시국에 대한민국 청와대에 정쟁수석은 존재 자체가 해악"이라며 "내가 대통령이면 강기정 정쟁수석을 크게 야단 치고 즉각 경질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서실장을 통해 야당에게 정중히 사과할 것이다. 그게 상식"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강기정 정무수석이 궁지에 몰린 정의용 안보실장을 구하려다 고성을 지르며 과도한 행동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강 정무수석도 사건 뒤 유감을 표명하기는 했지만, 이미 여야 관계는 더 나빠진 뒤였다. 정무수석은 주로 국회 출신의 전직 중진 의원이 맡는 게 관례다. 정무수석은 청와대가 국회와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무수석은 물밑으로 대야 대화 창구 역할을 하며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야당을 다독거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강기정 수석의 고성에 놀란 나 원내대표는 몸을 떨 정도로 놀란 모습을 보이며 같이 흥분한 것도, 청와대 참모 가운데 가장 그렇게 하면 안 될 인사가 그렇게 오버를 했다는 것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여야는 조국 사태를 두고 첨예한 기싸움을 벌였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욱 날이 서 있는 상태였다. 이러는 과정에서 내년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예산안에 대한 심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정쟁에만 파묻힌다면 이 역시 국가 운영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 있다. 원만한 여야관계가 선행돼야 20대 국회의 마지막 숙제인 예산안 심의도 책임있게 마칠 수 있다. 평소 성격이 괄괄하고 직선적인 강기정 수석의 성격 때문에 여야 관계가 파탄 일보직전까지 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억지주장을 하는 야당의 주장을 언제나 소극적으로 들어주어야 하느냐는 여당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결국 국정운영의 책임은 그마저도 보듬어 안고 정치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여당의 책임이다.

 

군사독재시절에는 정보부 등을 동원해 의원들의 비리를 무기로 야당을 압박하고는 했지만 민주화가 성숙돼 가는 지금은 설득과 타협만이 여당이 가지고 있어야 할 중요한 무기다. 제1야당 원내대표를 향해 고성을 지르며 격렬하게 반발하는 '정무수석'의 모습에서 정무적인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한번 뱉은 말은 다시 담을 수 없고, 한번 금이 간 여야 관계는 다시 붙이기도 쉽지 않다. 금도를 넘은 강기정 정무수석의 고성은, 현재의 청와대와 여당이 야당을 짜증과 걸리적거리는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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