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공지영에 "모두가 조국 방어했다면 문 정권에 도움이 됐을까"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총선기획단에 포함되자 민주당을 향해 “국민이 우습지?”라고 말한 공지영 작가에게 금 의원이 “조국 전 장관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한 사람도 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전부 방어에 나섰다면 국민 공감을 사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되겠느냐”라고 말했다.

금 의원은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총선기획단에 대한 공 작가의 반응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금 의원은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반대하는 정치인을 비판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한다”면서 “검찰개혁을 위해서 찬성해야 된다, 이런 말씀은 좋지만 ‘대통령이 하니까 무조건 찬성해야 한다’ 그것은 참…. 그거보다는 좀 올바른 정책에 대한 평가를 해야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공 작가를 향해 “우리가 작가에게 기대하는 것은 비판 정신”이라고도 했다.

금 의원은 이어 “예를 들어 조국 장관 인사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한 사람도 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좀 무리스러운 논리를 동원해서까지 전부 방어에 나섰다면 과연 국민들의 공감을 살 수 있고 또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될까”라고 반문하면서 “저는 권력 기관을 새로 만드는 일에 대해서는 마지막 표결에 이르기까지 아주 솔직한 의견을 얘기하면서 토론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공수처에 대해 ‘사법과잉’ ‘검찰과잉’의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사회가 또 하나의 사정기관을 설치할 경우 악용될 위험성이 크며, 검찰개혁에 도움은 되지 않고 오히려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또 조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때는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달리 당시 조 후보자의 ‘언행불일치’와 ‘동문서답’을 질타하기도 했다. 

하지만 공 작가는 민주당 총선기획단에 금태섭 의원이 포함되자 “문대통령 평생 숙원인 공수처를 반대하는 금태섭을 앞세워 문대통령 중간 평가니 표를 달라고 한다. 윤석렬은 가족을 인질로 잡아 조국장관을 괴롭히고 민주당은 문대통령을 인질로 잡으려 한다. 국민들이 우습지?”라는 글을 5일 트위터에 올렸다.

 

공씨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검찰총장)은 가족을 인질로 잡아 조국 장관을 괴롭히고, 민주당은 문 대통령을 인질로 잡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공씨는 지난달 22일에도 금 의원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금 의원이 그 전날 보수성향 시민단체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공수처 반대 입장을 밝혔다는 기사를 올린 뒤 "금 의원님의 일은 공수처가 악용되지 않도록 보완법률을 발의하는 것"이라며 "그것도 안 되면 의원 그만두고 보수 시민으로 반대하라"고 했다.

한편 금 의원이 총선기획단에 합류한 것에 대해 민주당 일부 당원들도 반대하고 있다. 조국 전 장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금 의원이 조 전 장관을 반대했다는 게 한 이유다. 이날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서 한 당원은 "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과 비슷한 태도로 조국 장관을 대하던 사람이 총선기획단이라니, 그 분을 총선기획단에 넣어 중도표를 받을 진 몰라도 잃을 표도 많을 것"이라며 "금 의원은 경고조치를 했어야 할 대상이지 총선기획단에 넣어야 할 인사는 아니다"라고 했다. 다른 당원은 '금태섭 쫓아내라'는 제목의 글에서 "금태섭 가는 길마다 쫓아가서 고춧가루 뿌릴 것"이라며 "우리(문 대통령 지지자)가 문프(문 대통령의 별명, '문재인 프레지던트'의 줄임말) 지키느라 가만 있을 거라는 착각은 그만하라"고 했다.

 

민주당 주변에서는 "친문진영에 한번 찍히면 정치생명이 끝장 날 때까지 친문의 감시와 견제가 계속된다. 웬만하면 친문진영에 반하는 언행은 아예 하지 않는 게 낫다"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당 대표 선거를 나가는 의원들이나 차기 대권을 꿈꾸는 '비문' 인사들조차도 당 주류인 친문진영 대의원 당원들 눈치보기에 급급해하고 있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저녁식사를 하는 다정한 모습이 공개된 적이 있는데, 이런 장면도 '친문의 텃세를 깨지 못한 이 지사가 그쪽에 백기투항을 하는 상징적인 모습'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당 행사에 꼬박꼬박 참석하고 당비를 내는 등 헌신적인 활동을 하는 열혈 당원들은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해 여론전을 전개한다. 하지만 이들이 친문진영 전체를 대변한다고 할 수 없다. 민주당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진성당원'이라면 금태섭 의원의 비판조차 일단 수용하고 그것을 당론수렴 과정을 통해 적극적으로 당 정책에 반영해나가는 노력들이 진정으로 '문프'를 위하는 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내에 꽉 막힌 언로가 자유롭게 뚫리고 다양한 시각들이 개진될 때 더 성숙한 당원 중심의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