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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경제정책 강하게 비판...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어디로 가나?

성기노피처링대표 2018. 9. 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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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지난해 대선 때 논리적인 언변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에 기여한 인물이다. '친문주자'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과 더불어민주당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때는 자신 바로 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국민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실물 경제에 익숙한 그이기에 현재의 경제 난맥상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을 것이다. 현재의 사태를 비호한다고 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최근 그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하나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또 하나는 신문 칼럼을 통해 현 정부가 부딪히고 있는 경제 정책 엇박자를 논리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고용대란 등 국내 경제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보수적 세수추계를 해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현 경제 상황의 책임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있다고 지적해 여권 내부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주진형 전 대표는 27일 오전 KBS 라디오 ‘정준희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현 경제상황의 책임을 김동연 부총리과 장하청 청와대 정책실장 중 누구에게 물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김동연 씨다. 장하성 씨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답했다.


주 전 대표는 “GDP 성장률 자체는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내수는 2%가 안 되게 늘고 있다. GDP는 반도체 같은 게 수출이 많이 되면서 늘지만 그게 내수로는 돌아가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느끼는 생활 경기는 굉장히 안 좋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재부의 보수적 세수추계에 대해) 얘기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며 “이번에 통계청 발표처럼 소득 격차가 커지고, 특히 저소득층에서 소득이 아예 내려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흑자 재정을 쓰고 있다. 이는 돈을 더 써서 경기를 살리거나, 저소득층을 도울 수 있는 돈이 있음에도 안 썼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각 부문별로 자영업자 대책 등 20가지, 30가지를 만들지만 사실은 그것보다 큰 그림에서 재정을 얼마나 쓰느냐, 그 숫자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전 대표는 “작년이나 올해나 우리나라가 충격이 있을 만큼 대단한 경제성장률에 변화가 있는 것도 아닌데 (세출을 적게 썼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단순하게 돈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거시경제정책을 운용하는 정부의 발목을 기재부에 있는 불투명한 프로세스가 붙잡고 있다는 결과가 되는 것”이라며 “위로는 부총리, 아래로 치면 세제실장에 대해서 심각하게 책임을 물어야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명해야 하는 정부의 운영에서 핵심 부분에 해당되는 (세수 문제와 관련한) 프로세스가 완전히 깜깜하게 되어 있다. 일반 국민에게만 깜깜한 것이 아니라 정치인들한테도 깜깜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프로세스는) 기재부 관료들만 한다. 그 이유는 이것이 그만큼 정치적으로 자의적으로 억지로 맞춰지기 때문”이라며 “예컨대 박근혜 정부 때 경제성장률을 말도 안 되게 높게 잡은 적이 있는데, ‘증세 없는 복지’ 한다고 얘기하면서 경제성장률을 높게 잡아야 세수도 많이 나오는 것 같으니 정치적인 이유로 예측치를 마사지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초과세수’라는 개념 자체가 우리나라만 있는 용어”라며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나라들은 지출은 계획한 대로 쓰되 만약에 (돈이) 좀 덜 들어오면 채권을 발행해서 조달을 한다. 그런데 한국 매년 세출과 세입을 맞춰야 한다, 균형 재정이 우선이어야 된다는 일종의 교조적으로, 이것에 대한 집착이 관료들 사이에서 굉장히 강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러다 보니까 예산을 짤 때도 적자가 적게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고 또 이것을 정쟁으로도 이용을 한다”며 “거시경제의 상황에 의해서 필요한 돈이면 쓴다는 생각보다는, 적자가 조금이라도 늘어나면 그 정권의 무슨 잘못이나 되는 것처럼 (몰아간다)”고 짚었다.


이어 “먼저 세출을 정하고 거기에 따라서 할 수 없으면 적자예산을 만든다고 생각해야 하는데 한국은 자기들이 만들어놓은 감옥 안에 들어가서 엎치락 뒤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전 대표는 최근 한겨레 칼럼을 통해서도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그의 칼럼을 소개해 본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갖고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그동안엔 주로 소득주도성장, 아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갖고 시끄러웠는데 요즘은 거기에 부동산 문제가 더해졌다.


이 두 문제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최저임금 인상은 정부가 일으킨 풍파다. 이에 비해 부동산 가격 상승, 좀더 정확히 말해 서울권 아파트 가격 상승은 잠재해 있던 문제가 다시 머리를 치켜든 것이다. 전자는 없던 문제를 정부가 일으켰고, 후자는 있던 문제를 정부가 덮으려다 실패했다.


당면한 경제문제 중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은 소득주도성장과 일자리였다. 특히 정부가 나서서 좋은 일자리를 직접 늘리겠다고 했다. 2018년엔 아예 일자리 30만개를 더 만들겠다고 했다.


거시경제 정책에 조금이나마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약속인지 안다. 고용은 여러 거시경제 활동의 결과에 의해 정해지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제학에선 고용을 파생 변수이자 결과 지표로 본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자기가 조금이나마 통제할 수 있는 재정정책이나 조세정책을 결정하기도 전에 먼저 고용 목표를 내세웠다. 이렇게 되면 정부는 자기가 통제하지 못하는 변수를 국민에게 약속한 꼴이 된다. 만약 그 숫자를 달성하지 못하면 정치적 책임 문제가 제기된다. 다른 원인 때문에 고용량이 목표에 이르지 못해도 비난 대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정부는 단지 용감한 것에 그치지 않았다.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정부가 최저임금도 대폭 늘렸다. 최저임금을 올리더라도 고용에 별로 영향이 없다고 했다. 나는 전혀 동의하지 않았지만 사실 이것은 엄밀히 말해 신념의 문제가 아니라 경험의 문제다. 실제로 해보지 않고는 누가 맞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고용량을 늘리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는 정부가 굳이 고용에 타격을 줄 우려가 있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추진한 것은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웠다. 왜 굳이 상치되는 목표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일까?


심하게 말하면 만용에 가까웠다. 고용은 통제하지 못하면서 목표로 제시하고, 자기들이 조종하는 최저임금은 대폭 올렸으니, 만약 고용이 무슨 이유에서든 부진하면 모든 책임이 정부 탓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지금 바로 그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내 생각엔 이런 무모한 용기보다 더 큰 잘못이 있다. 한국 경제가 당장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와 소득주도성장이 아니다. 부동산과 가계부채가 더 시급하고 더 심각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나치게 높은 부동산 가격, 이를 조장한 과거 정부 정책, 이를 지탱해주는 과잉 가계부채가 더 큰 문제다. 그것 때문에 성장률이 낮아지고 소비가 침체되고 있다. 이러면 일자리가 늘기 힘들다.



그런데 일자리와 소득주도성장론으로 기세 좋게 평지풍파를 일으킨 정부가 부동산과 가계부채엔 이상할 정도로 소극적이다. 예를 몇개만 들자.


가계부채는 연 8% 증가 선에서 막겠다고 저 멀리 선을 그었다. 명목소득이 5% 증가하는 한국에서 이는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계속 올라가도록 놔두겠다는 말이다. 현상유지 정책이다. 그러면서도 일을 하는 척은 해야 하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로 대출을 막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 기준은 은행이 정하라고 등을 떠밀고 있다. 기껏해야 소득 대비 연간 원리금 상환 금액이 70%가 넘는 대출 비율이 너무 높지 않게 좀 챙겨보겠단다. 다른 나라에선 이게 30%만 넘어도 위험한 대출로 친다. 한국 가계는 모두들 아무도 모르는 쌈짓돈이 따로 있나 보다.


아파트값 상승은 투기수요에 의한 것이라며 특정 지역 다주택자만 양도세를 차등과세하겠다고 했다. 아무려나 양도세는 매매차익이 생겨야 세금 낼 돈이라도 생긴다. 현 상황을 유지하는 데나 쓸모 있는 임시 정책에 불과한데 그걸 주 무기로 쓰겠단다.


누가 실수요자이고 누가 투기수요자인지를 자기들은 척 보면 안단다. 그런데 나는 그 투기수요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솔직히 실수요도 뭔지 모르겠다. 주택은 시장에서 거래가 되는 자산이다. 사용가치도 있지만 자산가치도 있다. 집을 사는 사람치고 그 주택의 자산가치에 무심한 사람은 없다. 투기수요와 실수요를 분간할 수 있는 능력은 한국 관료만이 갖고 있다.


왜 일자리와 소득주도성장엔 그렇게도 과감한 정부가 부동산과 가계부채에는 이렇게 소극적이고 미봉책 남발에 급급할까? 내 생각엔 정부가 쉽고 생색 나는 일부터 하고,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국민에게 인내를 부탁해야 하는 일은 피하고 있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늪에 빠졌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 www.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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