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윤석열 인사 후폭풍, 극우 유튜버 전성시대? 본문

정치

윤석열 인사 후폭풍, 극우 유튜버 전성시대?

성기노피처링대표 2023. 7. 1. 09:41







728x90
반응형

지난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도 제19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6월 29일 단행한 장.차관 인사에 대해 야권의 반발이 확산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29일 이번 인사에 대해 “구제 불능의 인사”라고 비판하며 일부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어떻게 하나같이 자격 없는 사람만 고르나. 윤 대통령의 극우 검사 편향이 우려의 수준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통일부 장관 지명과 검사 출신인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 지명에 대해 “극단적 남북 대결 주의를 주장하는 사람을 통일부 장관으로 세우고, 이명박 후보의 BBK 사건을 덮어준 정치검사를 국민권익위원장에 앉힌다니, 가당키나 한가”라고 지적했다.

김영호 교수는 그동안 우파 매체 기고문을 통해 ‘김정은 정권 타도’와 북한 체제 전복 등과 같은 흡수 통일 방식의 강경한 대북정책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야권에서는 통일부 장관에 부적격 인사라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이에 박성준 대변인은 “김영호 교수는 대화와 교류를 통해 통일 기반을 준비해야 하는 통일부 장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통일이 아니라 영구 분단을 기도할까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인 김홍일 신임 국민권익위원장 지명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에 대해 “권력 앞에 먼저 몸을 숙이고 비리에 눈을 감고 힘없는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자에게 권익위원장 자리를 주는 윤석열 정부는 더는 공정과 상식을 언급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김홍일 신임 국민권익위원장 내정자는 지난 2007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재직할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도곡동 땅 차명 보유와 BBK 의혹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사실상 ‘대선 면죄부’를 줘 전형적인 ‘정치검사’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특히 김 지명자가 2007년 다스 실소유 부분에 대해 무혐의 내린 것을 13년이 지난 후인 2020년 10월 대법원이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명박’이라는 최종 결론을 내린 점은 ‘2007년 검찰 수사가 봐주기로 일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었다.


그리고 이번에 김 내정자가 국민권익위원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인맥이 윤석열 정권에 대거 ‘중용’되고 있는 시점에서 윤 대통령이 BBK 수사 ‘봐주기’에 대한 최종적인 ‘보은 인사’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왼쪽)와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 내정자가 6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각각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9일 발표된 13명의 차관(급) 인사 중에서도 구설에 오른 인물이 있다. 민주당은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차관급)에 김채환 전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를 발탁한 것을 두고 ‘극우 유튜버 등용’이라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대통령실이 밝힌 김채환 공무원인재개발원장 내정자 이력을 보면 1961년생으로 전남대 사회학과를 나왔고 서울사이버대 전임교수를 한 것으로 돼 있다. 이후 김 원장이 현재까지 주로 하는 활은 ‘김채환의 시사이다’라는 유튜브 방송이다.

김 내정자는 자신이 업로드한 영상에서 황당무계한 주장이나 막말을 쏟아내 공직자로서의 신뢰성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촛불시위에 중국인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지난 16일 쇼츠 영상 ‘중국 오마오당, 1천만댓글 인해전술’에서 “중국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중화사상이라는 국뽕에 매몰돼 있어서 아무리 영주권을 얻어서 그 나라의 동화되는 듯 보이더라도 결국 중국의 국가이익이 걸린 경우에 그들은 중국 공산당의 세포조직의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박근혜정부 말에 촛불시위에 중국인들이 대거 참여한 것을 알고 계십니까”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게다가 중국 공산당에는 1000만 오마오당이라는 댓글부대가 있어서 특정국가의 정치적 트렌드를 좌우할 수 있는 인터넷 인해전술을 사용해온 나라, 이것이 중국의 실체”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군인들에게 생체실험이나 다름없는 짓을 했다’는 엉뚱한 주장도 영상에 담겨 있다. 김 내정자는 지난해 5월28일 방송된 ‘[핵심요약] 그때 문재인은 왜 그랬을까?’에서 지난 2021년 8월4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 전군지휘관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이 충격적인 지시를 내렸다며 “군인들의 마스크를 벗게 하라는 지시였는데, ‘이것은 코로나 집단면역의 효과, 변이대응성, 치명률 등에 대한 관찰과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연구사례가 될 수 있다’는 지시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내정자는 “이 사람이 제정신으로 보이느냐”며 “군 통수권자가 군인을 생체실험의 대상으로 사용하려는 지시를 내린 셈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이 사람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있는 것일까. 끓어오르는 분노 때문에 지금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고 분개했다.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내정자가 운영하고 있는 '김채환의 시사이다' 유튜브 채널 첫 화면. (사진=김채환의 시사이다 캡처)


이에 대해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정부가 자꾸 한줌 극우보수 유튜버를 위한 정권이 되고 있으니 사람들이 수능 정책도 천공 영상보고 했나보다 수군거리는 것이다. 극우막말 유튜버 정권이 되지 말아 달라. 부탁이다”라고 썼다.

김채환 내정자의 방송에 단골소재로 등장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 “이분이 공무원 인재개발원장으로 어떤 경위에서 선임되셨는지 모르겠지만 유튜버로서 재미있는 컨텐츠 많이 하시던 분이다. 이 방향으로 대한민국 공무원들을 교육하실 것 같다”며 반어적인 표현으로 인사에 대해 간접 비판했다.

이런 비판들에 대해 대통령실은 ‘앞으로 지켜보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김 내정자가 유튜브에서 극우발언, 가짜뉴스를 많이 했는데, 체크가 되었던 것인가’, ‘가짜뉴스로 공무원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과연 적당한 것이냐’는 질문에 “가짜뉴스로 공무원을 교육한다, 이것은 일방적인 주장이겠죠. 이번에 임명된 분(김채환 내정자)이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 한번 잘 지켜보시죠”라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존의 ‘여의도 법칙’으로 인사를 하는 것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개혁이 이뤄질 수 없다고 보고 연일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인물들을 발탁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의도적으로 ‘극우 성향의 인사’를 밀어붙여 야권의 반발과 정국의 난전을 유도하고 있다. 이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고정 지지층을 더욱 탄탄하게 결집시켜 최소한 과반 이상의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 하에 이뤄지는 반쪽짜리 정국 운영이다.

특히 극우 유튜버들을 적극 등용하는 것은 보수우파 유튜버들을 윤석열 정권에 더욱 우호적인 세력으로 만들려는 일종의 ‘당근 정책’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합리적이고 능력 있는 인물들이 윤석열 정권에 등을 돌리고 외면하면서 인재풀이 협소해지자 극우 성향의 검증되지 못한 인사들까지 고육지책으로 쓸 수밖에 없는 윤 대통령의 정치적 한계도 함께 노정하는 것이다.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