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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5. 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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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전 대표는 한때 ‘어대낙’(어차피 대세는 이낙연)으로 불리며 여의도를 휘저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29일 지지율 60%로 174석의 집권여당 수장직에 올랐습니다. 당원들의 압도적인 지지와 과반수를 훨씬 넘는 안정적 의석수를 등에 업은 이 전 대표에게 거는 기대는 컸습니다. 이 전 대표는 취임 당시 6개월짜리 당 대표를 해도 대권도전에 실익이 없다는 내부 반대도 있었지만 대세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대표직을 수행해서 분위기를 잡아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고 결국 당 대표직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앞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이 전 대표는 정대철 전 대표의 비서실장 등을 역임하며 당의 비주류로 성장해온 터라 주류였던 친문과의 관계 설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낙점을 받기 위해 ‘눈치’를 보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이 지점부터에서부터 이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 장애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자신 있게 이낙연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친문의 울타리에서 맴돌았습니다. 이 전 대표는 친문의 핵심으로 진입하기 위해 몸부림쳤습니다. 당연히 이 전 대표의 리더십은 수동적이었고 얼마 쌓아 놓지 못한 성을 지키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집권여당의 대표이자 차기주자의 강렬한 이미지를 심는 데 실패한 셈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의 ‘추락’ 배경으로 올해 초 있었던 뜬금없는 사면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실패는 실력의 부족으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특히 코로나19와 관련한 서민경제 피해의 직격탄을 제대로 수습해내지 못했습니다. 재난지원금 문제에 있어서 저항하는 ‘재정부 마피아’와 관련기관 관료들을 제대로 제압하지 못해 시의적절한 대응을 하는 데 실패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 전 대표는 퇴임 인사에서 자신의 치적을 “공수처 설치와 권력기관 개혁, 중대재해처벌법과 이른바 ‘공정경제 3법’ 등을 원내지도부와 협력해 처리한 것”이라고 꼽았습니다. 이 3가지 가운데 국민들의 공감과 ‘업적’에 대한 인정을 받는 것이 있을까요? 

공수처 설치는 지금도 겉돌고 있고 검찰 등의 권력기관 개혁은 용두사미로 끝나가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막판 기업들의 강력한 로비로 누더기가 됐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입니다. 공정경제 3법은 기억하는 국민들이 별로 없을 듯합니다. 자신이 자랑으로 내세운 업적마저도 별로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 전 대표가 재임 시절 코로나19 대책이나 민생경제 등과 관련해 뚜렷한 정책 1~2개를 성공시켰다면 그를 보는 민심의 눈은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민주당 당원들도 이해찬 전 대표의 ‘호시절’을 그리워하며 그와 같은 강력한 카리스마와 추진력을 이 전 대표에게도 원했지만 결국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이 전 대표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을 장악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의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았다고 변명한다면 그건 정무적 능력의 한계를 의미합니다. 그렇게 시간만 보내면서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한 상황에서 사면론을 터뜨렸습니다. 서민경제 정책 등에 관해 눈에 띄는 업적을 하나라도 제대로 만들었다면 그 사면론도 힘을 받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서 정략적인 사면론을 던지면서 민심의 지지는 빠르게 빠져나갔습니다. 그리고 4.7 재보궐 선거 참패로 결정타를 맞았고 한때 40%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던 여론조사 지지율도 10%대나 그 이하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이 전 대표는 4·7 재보선 패배 후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삶 속에 더 깊이 들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그는 현재 전국을 돌며 ‘비공개’ 민생투어를 하고 있습니다. “낮은 자세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만인보(萬人譜)를 적겠다”며 민생 투어를 시작한 그는 일주일 만에 두 권째 수첩을 거의 다 채웠다고 합니다. 이 전 대표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예전 손학규 전 대표의 민심대장정과 그 유명한 ‘수첩’이 떠오릅니다. 두 사람의 행보가 묘하게 닮은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정치인에게 ‘민심속으로’ 들어가는 행위는 그 자체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퍼포먼스’는 다소 한가하고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비쳐지기도 합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회생할 일말의 가능성은 있다고 예상하기도 합니다. 이 전 대표는 신복지 정책 등 정책 의제 수립에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재명 경기지사에 비해 안정감과 도덕성도 앞섭니다. 친문의 지지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이재명 지사가 경선 과정에서 여러 가지 ‘추문’으로 시달릴 경우 그 ‘대안’으로 이낙연이 재부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권은 경쟁상대의 헛발질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명확한 시대정신 인식과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이 전 대표가 집권여당 대표에 있을 때 수첩에 깨알같이 ‘민심’을 적지 않아 지지율이 추락한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하나로 수렴해내고 그것을 정책으로 관철시키는 강력한 추진력과 리더십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누군가의 도움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낙연이라는 대권주자가 자신에 찬 비전을 제시하고 갈팡질팡하는 지지층을 이낙연 중심으로 모여들게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아직까지는 이 전 대표가 국가를 이끌어갈만한 명확한 자기 확신과 권력의지를 국민들에게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민생투어에서 안 보이던 모습이 보일 리도 없습니다. 민생투어로 국민들의 눈을 사로잡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경청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해야 할 때입니다. 

 

(4월 26일 여성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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