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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개 국가 한국인 입국금지, 절차강화”...'코로나19' 최정점에서 유럽 출장간 강경화 외교부장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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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개 국가 한국인 입국금지, 절차강화”...'코로나19' 최정점에서 유럽 출장간 강경화 외교부장관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2. 2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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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스크를 쓴 채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지난 22일 출국한 강 장관은 스위스와 독일 등을 방문해 유엔 인권이사회와 제네바 군축회의 등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출장 기간 세계 각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해 외교력 부재 비판이 커졌다. 

 

 

전 세계 국가들이 속속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금지나 입국절차 강화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세계 40여개 국가에서 한국에 대한 입국제한 등 조치가 이어지고 있다. 외국에서 이러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 것은 과도하다”면서 “이러한 조치가 철회되고 또 자제되도록 최대한의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의 외교부는 급작스럽게 한국발 입국자 입국금지 국가가 늘어남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불가항력이라는 게 외교부 분위기다. 그런 식이면 외교부가 왜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최근 중국 일부 지방정부들이 한국인의 입국을 통제하면서 국민들이 호텔 등에 강제 격리된 데 대해서도 이 2차관은 “해당 정부 및 중국 중앙정부에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어제(26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왕이 (중국)외교부장과의 통화, 또 외교부 차관보의 주한 중국대사 면담 등을 통해 한국 출발 입국자에 대한 과도한 방역조치와 관련해 항의와 유감을 표명했고, 중국 정부가 시정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인을 특정한 조치가 아니라 발열 등 증상이 있는 중국인을 포함해 국적과 무관하게 이뤄진 비차별적인 조치란 것이 중국 측의 설명”이라면서 “중국 중앙정부 차원에서 챙겨보겠단 답변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월 22일부터 27일까지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강 장관은 22일 출국해 2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유엔 인권이사회와 제네바 군축회의에 참석하고, 25일 독일 베를린에서 '스톡홀름 이니셔티브 장관 회의'와 한·독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했다.

이어서 26일 영국 런던에서 한·영 외교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의 개인사정으로 인해 취소됐다. 외교부 장관이 엄중한 시국에 자리를 비웠다는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취소까지 당했다며 일각에서는 비판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외교장관회담은 당초 26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라브 장관의 사정으로 열리지 못했다. 라브 장관의 개인 사정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일정이 발표된 양자 외교장관회담이 무산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양국 정부가 약속한 외교장관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은 외교적 결례다. 다만 영국은 대구·청도 지역에서 오는 외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우한 코로나 확산이 회담 무산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말이 외교가에서 나온다. 강 장관이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컸다. 이를 부담스러워 한 영국 외교부가 라브 장관 개인 사정을 들어 회담을 피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강 장관이 출장을 떠난 22일부터 27일 오후 4까지 코로나19 확진자는 433명에서 1595명으로 늘며 상황이 악화되던 바로 그 시기와 정확히 겹친다 사실 강 장관이 출장을 떠나던 바로 그날부터 문제는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강 장관이 유럽으로 출발한 22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 2단계를 발령했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주의를 기울이라는 차원에서 취한 차원. 여행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CDC와 미국 국무부는 24일과 27일 '여행재고'단계인 여행경보 3단계를 발령했다.

23일에는 이스라엘에서 한국인 또는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모든 외국인에 대한 입국금지방침을 발표했다. 아울러 한국을 방문한 모든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한 나라가 6개국으로 늘어났다. 이를 의식했는지 강 장관의 첫 일정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의 면담이었다. 이날 강 장관은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총장과 만나 코로나19 확산 대응 및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강 장관이 스위스에서 유엔 인권이사회와 제네바 군축회의에 참석한 24일에는 베트남에서 대구 경북에소 온 입국자들을 2주간 격리한다고 하면서 사실상 입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들은 결국 26일 귀국했다. 이날 모리셔스에 도착한 한국인 신혼부부 18쌍도 전원 입국 보류당하고 인근 병원으로 격리됐다. 천국의 섬으로 알려진 곳에서 신혼부부는 바깥구경을 하지 못하고 26일 귀국했다.

 

아프리카 모리셔스에서 입국을 거부당한 한국인 신혼부부들이 현지의 한 장소에 억류되고 있다. (사진=현지 한 신혼부부 제공)



24일에는 이스라엘 방문한 우리 국민 400여명이 이스라엘 여객기를 통해 귀국했다. 중국도 25일 산둥성 웨이하이시 웨이하이 공항 당국이 한국인 승객 전원을 격리 조치하면서 논란이 됐다. 우리는 중국 입국금지를 시행하지 않았는데 '적반하장'이라는 국내여론도 나왔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베트남·중국·모리셔스 정부는 우리 정부에 통보하지 않고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져 외교부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외교부는 이에 이들 국가에 강력 항의했다.

외교부는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모든 사항에 대해 강 장관이 보고를 받았다면서 "정해진 일정을 수행하면서 외교부 모든 사항을 지휘했다"고 말했지만, 국제 행사에 참석한 가운데 실제로 모든 업무를 파악하고 지휘했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세계 각국에서 한국인 입국금지 및 제한 조치가 속출하고 있어 외교장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기임에도 강 장관은 유럽 출장을 강행해 상황 인식이 안이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각종 다자회의도 중요하지만, 비상 시국에는 외교장관이 일정을 연기하고 현안을 챙겼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코로나19가 악화되면서 대통령마저 위험을 무릅쓰고 대구 현지를 방문해 지역민들을 위로하는 비상상황이다. 외교부장관이 이런 상황에서 한가하게 유럽에서 코로나19 현안도 아닌 다른 의제로 장기간 출장을 간 것은 상당히 큰 정무적 판단 미스다. 중간에라도 급거 귀국해 속속 행해지고 있던 한국인 입국금지에 대해 세세하게 챙겼어야 했다. 

사실 급박한 국내 현안이 생겼을 때 외교장관이 해외 방문 일정을 연기한 사례가 적지 않다. 2006년 당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 등 엄중한 외교 현안을 이유로 중미 순방을 연기했다. 2015년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북한이 포격 도발을 하자 코스타리카 출장 일정을 단축해 조기 귀국했다.

 

강 장관은 상황과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26일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격리조치에 대해 "과도하다"고 메시지를 던졌다. 같은 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통화를 통해 한국인 입국자 격리조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강 장관은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기자들과 만나 "세계 각국의 입국 제한이나 금지 조치에 대해서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사전통보 없이 그런 조치를 취한 국가에는 강력히 항의했고, 우리 국민들이 당황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금 각 공관에서 적극 교섭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천발 제주항공 7C8501편 승객들이 지난 25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공항에서 당국의 격리조치를 위해 준비된 버스에 타고 있다.

 

외교부 수장이 유럽출장을 간 사이 중국의 한국인 입국금지는 상당히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푸젠성 등에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검역을 강화하거나 격리 조치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뒤 무증상의 경우에도 14일간 집이나 호텔에서 격리한다. 베이징과 상하이는 한국에서 입국한 한국인에 대해 14일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중국 당국에 의해 강제 격리된 한국인은 110여명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지역에선 자가격리하는 집 앞에 빨간색 딱지를 붙이거나 경호원을 붙여 격리된 교민들은 사실상 감금 상태로 지내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에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국민들이 외국 입국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불편을 겪게 된 데 대해 안타깝고 또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격리 사실을 인지한 후) 해당 지방정부 및 중국 중앙정부에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강 장관은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통화에서 우려를 표명했고 김건 외교부 차관보도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의 면담에서 과도한 조치라고 항의했다.

 

그러나 외교부의 뒤늦은 노력에도 중국 측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한국과 일본은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가장 심각한 나라인 만큼 이들 국가의 입국을 막는 것은 확실하게 처리해야 할 긴급한 일”이라고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최근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지자 이웃으로서 중국 인민이 감염원 유입을 걱정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러나 전염병에 맞서기 위해서는 중한 양국 정부와 국민이 고통을 나누고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강제 격리는 각 지방정부 차원에서 시작됐으나, 중앙정부가 검역 강화 움직임을 용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인 입국 금지 여론에도 후베이성을 거친 외국인에 대해서만 입국을 금지한 정부로서는 도리어 중국에서 격리된 국민에 대해선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는 이란에서 한국 교민을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만약의 경우 항공편도 중단되는 비상 상황에 대비한 계획을 충분히 세우는 게 공관의 의무”라며 “지금 당장은 (철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는 27일 오후 4시 기준 22곳으로 전날보다 5곳 늘었다. 입국 절차를 강화한 국가는 21곳으로 전날보다 8곳 늘었다.

세계 40여개국에서 한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금지나 입국절차 강화조치를 내리고 있음에도 외교부는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뒷북 논평만 내놓고 있다. 외교적 항의는 의례적인 것이고, 실질적인 대책은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인들은 세계 곳곳에서 느닷없이 입국 금지를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외교부는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사례마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항의하는 차원 이상의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한국의 힘이 없어서 이렇게 당한다'는 패배감에 휩싸여 있다. 외교부도 대놓고 말을 하지 않지만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상황 아닌가'라며 무언의 시위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의 '워딩'이 비상시국에서 나온 절박한 해명이 아니라,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투로 들리기도 한다. 

 

물론 외국의 입국금지에 대해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외교부의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더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이런 위기상황을 대비한 일종의 컨틴전시 플랜도 있어야 한다. 외교부가 현재 입국금지 사태에 대해 하는 일이라고는 따라다니며 상황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그 존재이유가 없다. 누가 해도 그 정도 일은 한다. 외교부는 부처 내에서도 자존심만은 1등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한다. 어려운 외교관 시험을 뚫고 들어간 외교공무원들의 근거 없는 자부심은 해외 한국 대사관에서 그들의 도움을 구하려고 했던 국민이라면 한번쯤은 느꼈으리라. 외국의 부당한 한국인 대우에 철저하게 대응하라고 만든 곳이 외교부다. 유럽도 다녀왔으니 이제 강경화 장관도 그 '본업'에 충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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