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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문재인 대통령 부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속 '기생충'팀과 파안대소 논란...찬반양론 맞서 본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봉준호 감독 등 영화 '기생충'팀과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라면 너구리를 섞은 것)' 오찬을 하는 행사에서 파안대소한 장면 등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찬반양론이 일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봉 감독과 배우 송강호씨 등 '기생충' 제작진과 배우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 메뉴로는 '기생충'에 등장해 화제가 된 짜파구리가 나왔다. 원작에 나온 '소고기' 대신 김정숙 여사가 지난 18일 서울 면목동의 한 전통시장을 찾아 구입한 진도 대파와 돼지고기 등을 곁들여서 만든 음식이었다. 청와대가 봉 감독 등을 대접할 계획을 세운 것은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을 축하하기 위한 장치로 제격이라고 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영화 기생충에서 '짜파구리'는 부잣집 가정에서 한우 채끝살을 곁들여 먹으면서 빈부격차를 상징하는 장치로 등장했다. 문 대통령도 '기생충'의 주제 의식을 염두에 둔 듯 이날 오찬에서 "불평등 해소를 최고의 국정 목표로 삼고 있는데, 반대도 많고 속 시원히 금방금방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매우 애가 탄다"고 했다. 이날 오찬에서는 참석자들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파안대소하는 등 시종일관 분위기가 훈훈했다.

그런데 바로 이 장면에서부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청와대와 봉준호 감독이 한국인의 문화 수준을 전세계적으로 한껏 고양시켜 그것을 자축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청와대에서 오찬을 한 전날인 19일이 공교롭게도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에 22명이나 늘어난 날이었다. 마침 지역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전국 확산 우려가 점차 나올 무렵이었다. 온 나라의 뉴스가 코로나19로 뒤덮일 만큼 이번 사태는 국민들의 일상생활과 경제를 위협하는, 일종의 위기단계인 것은 맞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청와대가 예정됐던 행사를 진행했다. 오찬 당일인 20일에도 확진자가 55명 추가되고 전날 최초 사망자가 한 명 발생한 사실도 공개됐다.
사실 기생충팀이 수개월동안의 미국 일정을 마치고 이날 가장 많은 관계자들이 모일 만큼 청와대 행사는 관심을 끌었고 중요했다. 연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국가적인 경축모임을 청와대가 대표해서 하는 자리인 만큼 웬만한 위기사태가 아닌 다음에는 그대로 진행하는 게 맞다. 이번에 하지 않으면 흐지부지 기생충의 여운이 끝날 수도 있다. 청와대는 여론 탐지의 최전선에 있다. 관계자들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과 심각성을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행사를 진행한 것이 적절했다고 본다. 코로나19가 아직은 심각이 아닌 경계 단계를 유지하고 있고, 무엇보다 기생충이 이룬 문화적 업적이 유의미했기 때문에 예정대로 진행했다. 오히려 이 행사를 취소했다면 문화예술계의 반발과 실망을 부를 수도 있었다. 예정대로 청와대 행사를 진행하며 대통령 부부가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어찌보면 코로나19에 대한 지나친 패닉을 경계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이 논란은 확대 재생산됐다. 일부 네티즌들이 청와대의 파안대소에 대해 부정적 댓글을 달자 보수언론쪽에서 이에 관심을 드러낸 것이다. 첫 포문은 야당이 공식적으로 열었다.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4개 부문을 수상한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지만, 우한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하고 환자가 100명을 넘어서는 등 새로운 국면을 맞은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장면들이 연출됐다며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야당은 "이미 오찬 전날부터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당연히 행사를 연기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국민들은 우한 코로나로 불안에 떨고 있는데 웃음이 나오나", "영화 '기생충'에서 나온 부자들의 파티 모습이 청와대에서 연출된 것 같다" 등의 뒷말이 나왔다.
이와 동시에 보수언론에서도 파안대소 논란 기사가 나왔다. 인터넷 관련 기사 등에는 "청와대 참석자들이 파안대소 하는 장면에서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는 말을 포함해 비판 댓글이 적지 않았다는 보도였다. 그러면서 네티즌들의 댓글을 충실히 담았다. 한 네티즌은 "영화 '기생충'에서 폭우로 (서민인) 기택네는 침수돼서 이재민이 됐는데, (부자인) 박 사장네는 비 와서 미세먼지 없어 날 좋다고 좋아하고 야외에서 생일 파티하는 것이 오버랩되는 기분이다. 영화 '기생충'은 오늘 청와대에서 완벽하게 완성된 것 같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주로 '영화를 축하하더라도, 시점이나 방식이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반응들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댓글에서 "나라 꼴이 이 모양인데, 짜파구리는 맛이 좋더냐"라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국민이 지금 바이러스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는데 방역 잘 된 청와대에서 짜파구리가 넘어가냐"고 했다. 또 "이 시국에 파안대소라니, 실화냐", "총선 때 보자"라는 댓글도 상당했다.

분위기를 감지한 야당도 더 가세했다. "부적절했다" "행사 자체를 미뤘어야 했다"고 비판한 것이다. 미래통합당 나경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행사 전날부터 확진자가 급증한 사실을 지적하며 "미리 정해진 축하 일정이었다고 이해하려 해도, 유유자적 짜파구리 먹을 때인가"라고 했다. 조경태 최고위원도 "국민들이 우한폐렴 공포감에 휩싸여 있는데 청와대에서 봉준호 감독을 불러 짜파구리 파티를 했다고 하니 국민들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영화 '기생충'의 국제영화제 수상은 축하할 일이지만, 우한 폐렴 사태로 인한 두려움과 경제난까지 겪는 국민들에게 유독 대통령 내외의 파안대소는 기괴하게 느껴진다"며 "국민들은 자신들의 오늘과 너무 동떨어진 대통령 내외의 오늘에 절망감을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이 논란은 일부 네티즌들의 댓글에 의존한 언론의 지나친 몰아가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야당은 생각 없이 그 논란에 편승만 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비상상황인 것은 맞지만, 그것 못지 않게 기생충팀이 이룬 업적과 성과는 놀랍다. 그것 자체로 우리가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는 또 다른 열정과 동력이 되기도 한다. 세계 그 어떤 나라도 이루지 못한 문화적 역량을(물론 미국 로컬상이긴 하지만), 코로나19를 물리치는 데도 발휘될 수 있다. 다만, 청와대가 행사 전 여론동향을 세밀하고 유기적으로 살펴서 이날 자리에 대해 '정무적 상황관리'를 사전에 조금만 더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어찌보면 논란거리도 되지 않는 사안임에도 청와대의 파안대소 뉴스는 국민들의 미묘한 감정선을 자극하는 센세이셔널한 소재였다. 여기에는 코로나19도 정쟁에 무조건 이용하는 야당의 얄팍하고 안일한 선거 전략이 녹아들어있다. 무엇보다 여야가 기생충이 만든 문화적 자부심마저 공유하지 못하는, 분노와 저주의 정치판이 문제다. 증오와 적개심으로 가득찬 정치판을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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