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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무서워 종로 못가는 황교안… 한국당 공천전략이 산으로 가고 있다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2. 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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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왼쪽)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일보 창간 31주년 기념식'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 전 총리가 이날 종로에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반면 종로 출마설이 나오는 황 대표는 출마 지역구를 확정하지 않았다. 

 

이낙연 전 총리가 종로 출마를 하기로 발표한 날이 1월 23일이었다. 그리고 10여일이 흘렀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아직도 미적미적거리고 있다. 황 대표가 당차게 종로 출마를 외치지 않으니 당 안팎에서는 온갖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 임금이 바깥사냥하기를 무서워하자 신하들이 사방천지를 쫓아다니며 적당한 곳을 헌팅하고 있는 듯하다. 여당도 아닌 야당의 대표가 유.불리를 따져 특정 지역구 출마를 꺼리는 것도 배부른 태도같지만, 그 밑의 참모들도 어지간히 못났다. 직언을 하는 사람들보다 어떻게 해서든 황교안 대표가 상처받지 않을 요량만 찾고 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지금 종로 일대를 샅샅이 훑고 있다. 가상 여론조사 대결에서 갑절 이상 이기고 있지만, 이 전 총리는 지역의 버스 지하철을 거침없이 돌아다니고 있다. 웬만한 수치는 머릿속에 전부 들어있지만, 동네주민들을 만날 때면 수첩부터 꺼낸다. 주민 말을 받아적는 것도 중요한 정치다. 뜀박질도 빠른 사람이 한 100m는 앞서고 있음에도 더 빨리 질주하려고 온 동네를 헤집고 다닌다. 

 

이러니 승부는 뻔하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지금도 서울 각지에서 황 대표 당선 가능성을 점치는 여론조사를 은밀히 실시한 데 이어, 3일엔 서울 종로에 정치 신인을 공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황 대표 주변에선 '이낙연 대 황교안' 구도가 부담스럽겠지만, 결단이 늦어질수록 '겁쟁이' 이미지가 퍼져 선거판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적당한 곳을 헌팅중이다.

자유한국당 박완수 사무총장은 '정치 신인'을 종로 지역구에 차출한다는 설에 대해 "여러 안 가운데 하나"라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2012년 총선 때 유력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지역구(부산 사상)에 27세 신인 손수조 후보를 내세웠던 걸 벤치마킹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서울 종로엔 이낙연 전 총리의 힘을 뺄 목적의 젊은 신인이 등판하고, 자연스레 황 대표는 다른 지역에 출마하게 된다. 그러나 당내에선 "적절한 명분 없이 신인을 내세워 종로 대결을 피한다면 '도망쳤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재 당내에선 서울 종로 외에 구로, 마포, 양천, 영등포, 용산 등이 황 대표 출마 지역구로 거론되고 있다. 온 서울 시내를 전부 헤집고 있는 것이다.


 

황 대표 측근 일부는 아예 "대표가 지역구 출마를 접고 총선 전체를 지휘해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구로 마포 용산 등이 다 한끝차이이므로 그냥 나가지 말자는 것이다. 돌고 돌아 제자리에 다시 온 꼴이다. 

자유한국당에선 황 대표가 출마할 게 아니라면 하루빨리 다른 거물급 인사에게 종로 출마를 공식 요청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통합을 논의 중인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나, 이미 험지 출마 의사를 밝힌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등에게 종로를 넘기고 황 대표는 다른 지역을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김 전 위원장은 종로 출마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은 "황 대표가 종로 출마와 관련해 빨리 결단을 해야 야권 통합신당 전체 공천판에 윤곽이 그려진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황 대표는 최종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옆에서 지켜보는 당직자들도 죽을 맛이다. 황 대표 측은 아직도 "정치 신인 등판 외에도 황 대표 또는 간판급 주자의 종로 출마 가능성은 모두 열려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오히려 바깥 사람들이 황 대표에게 훈수를 던져주고 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라디오에서 "당 대표는 (험지가 아닌 곳에) 여론조사를 해대면서 다른 주자들에게는 '수도권 험지에 나가라'고 하면 설득력이 없다"며 종로 출마를 종용하고 있다. 하지만 박 의원의 훈수에 대해 "자기는 맨날 목포에만 나가면서 남보고는 쉽게 험지에 나가라고 한다"는 네티즌들의 비아냥도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2017년 1월 22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청년과의 대화에 참석하고 있다. 이때부터 황교안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거의 폐족이 돼 버린 친박의 지원 아래 대권 꿈을 꾸게 되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종로, 여론조사를 보니 '더블스코어'던데 그래도 나가라. 가망 없는 싸움이지만 최선을 다해 명예롭게 패하라"고 했다. 안쓰러운 조언이다. '나가서 죽으면 모양새라도 난다'는 것이다. 황 대표 출마가 거론되는 지역의 여권 출마자들도 "황 대표가 오겠다면 환영"이라는 메시지를 잇따라 내고 있다. 진심이라기보다 조롱에 가깝다. 108석의 제 1야당 대표가 한낱 지역구 출마 후보자들에게까지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안타깝다. 자유한국당의 굼뜬 정치가 안쓰럽다. 양 손에 떡을 들고 어떤 것부터 먹을지 몰라 갈팡질팡 하다가 결국 엎어져 떡도 잃고 턱도 깨지는 꼴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은 가급적 결정을 늦추며 변수를 줄이고 싶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종로 외의 선택지로 피하는 것으로 보일 것"이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소장파 의원은 "이젠 '종로 출마는 여권 프레임'이라는 구호에도 보수 유권자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상황"이라며 "경제난에 영입 실책까지 겹치며 야권에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황교안 종로 회피' 프레임이 최대 악재로 부상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제 늦었다. 황교안 대표는 종로 출마를 깨끗이 접어야 한다. 그렇다고 용산? 마포? 구로? 아니다. 서울의 어느 지역도 종로만한 효과가 없기 때문에 종로 아니면 서울은 미련없이 버려야 한다. 그렇다면 어디로? 이런 결정도 빠르게, 확신에 차서, 참모들을 휘어잡으며 하지 못하는 제 1야당 대표라면 가야한다.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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