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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해태 야구선수 이호성 네 모녀 살인사건 "6분만에 3명 살해?"...여전히 남은 미스터리는? 본문
10년도 훨씬 넘은 2008년 발생한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 살인사건'이 다시한번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호성은 1967년 전남 순천 출신이다. 지난 1990년 현 프로야구 구단 KIA 타이거즈의 전신인 해태에 입단했다. 이호성은 신인 시절 타율 0.304, 7홈런, 48타점을 기록해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는 등 뛰어난 실력으로 주목받다가 2001년 은퇴했다.
은퇴 이후 그는 예식장과 게임장 사업 등을 하다가 실패, 수십억대 손해를 내고 파산에 이르렀으며 2005년에는 화상 경마장 관련 사기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2008년 이호성은 내연녀 김씨와 김씨의 세 딸을 살해했다는 용의자로 지목된 후 한강에서 자살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호성은 당시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은 지난 2008년 2월 은평구 갈현동에서 참치요리점을 운영하던 김 모(45)씨가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김 씨와 세 딸 모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이른바 '네 모녀 살인사건'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다룬바 있다. 지난해 말 KBS '속보이는 TV인사이드'에서 재조명되어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다시 한번 관심을 끈 바 있다.
이 사건의 범인으로 전 해태 타이거즈 4번타자 이호성(41)이 공개수배됨으로써 세간의 관심이 초집중됐는데, 사건이 해결되기도 전에 이호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정확한 범행 동기가 밝혀지지 않고 미궁 속으로 빠진 미스터리 사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찰에 따르면 김 모 씨는 이호성과 약 2년 동안 교제해왔고 김 씨의 주변인들은 "두 사람은 결혼까지 생각하던 사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실종되기 하루 전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종업원들에게 휴가를 다녀오겠다며 자신을 대신해서 일할 사람도 구해놨고, 큰딸 역시 주위 사람들에게 “엄마와 결혼할 사람과 여행을 갈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날 이호성은 김 씨 집으로 들이닥쳐 김 씨와 두 딸을 목 졸라 살해하고, 김씨의 휴대전화로 당시 친구들과 있던 큰딸에게 전화해 제3의 장소로 유인한 뒤 큰딸마저 살해했다고 경찰은 발표했다.
경찰이 살해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주요한 근거는 실종사건 당일 김 씨 아파트 CCTV에서 대형 여행가방을 여러 차례 옮기는 남성의 모습이 목격됐다는 점과 김 씨 집에서 혈흔이 발견됐다는 점 등이다.
그런데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은 김 씨 집안 내에는 누군가가 다투거나 침입한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실종 당일 CCTV에 찍힌 남성이 집안에 들어갔다 가방을 들고 나오는데 걸린 시간이 채 6분이 안됐다는 점 등이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 대목이다.
이호성의 정확한 범행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프로야구선수에서 은퇴한 후 사업가로 활동하던 그가 부동산 사업으로 큰 빚을 지게 됐고, 결국 금전 문제로 인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있다.
피해자 김 씨는 실종되기 전 정기예금 1억 7,000만 원을 해지하고 이 돈을 은행 5곳에 분산 예치시킨 후 다시 현금으로 인출하여 이호성에게 건네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가지 미스터리 한 점은 당시에 이호성이 2명의 여자와 사귀고 있었다는 설이다.
살해당한 김 씨의 남편은 사건 1년 전에 최소한 겉으로 보기에는 자살로 보이는 죽음을 맞이했는데, 김 씨가 남편과 결혼생활 중일 때부터 이호성을 만난 것으로 추측되어 김 씨와 불륜 관계가 아니었나 하는 점이 주목된다.
이때문에 경찰은 김 씨 남편의 죽음에도 이호성이 관여했는지에 대해 조사했지만 이호성이 자살하면서 이 또한 밝혀지지 않은 채 묻혔다.
김 씨는 사별 직후부터 이호성에 대해 "결혼까지 생각하는 사이"라고 주변사람들에게 소개했다. 하지만 이호성은 일산에 사는 차 모 씨라는 여자와도 사귀고 있었다.
차 씨와는 2007년 8월부터 만나기 시작하여 2007년 12월에는 동거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호성은 반포대교에서 투신하기 바로 직전 차씨와 성수대교에서 같이 술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이호성의 주변에서는 또다른 미스터리한 사건이 발생했다.
2005년 이호성의 동업자이자 광주지역 모 조직폭력배 행동대원이었던 조 모 씨가 이호성을 만나러 간다며 집을 나선 직후 실종되었다.
조 씨의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하면서 경찰이 수색했지만 단서가 없어 수사가 실종으로 마무리 됐는데, 네 모녀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이 실종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재차 수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가장 연관성 있는 인물인 이호성이 사망하고 증거도 없어 이 또한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하지만 이호성이 실제로 살인을 했는지의 여부를 두고 몇 가지 미스터리가 남아 있다.
첫번째는 잔혹한 살인의 이유가 1억 7000만원 때문인지에 대한 의문이 일었다. 피해자 김 씨는 실종되기 사흘 전인 2월 15일 정기예금 1억 7000만원을 해지하고 이 돈을 현금으로 찾은 뒤 은행 5곳에 분산 예치시켰다. 그리고 실종 당일인 18일 오전, 분산예치 했던 예금을 모두 현금으로 다시 인출했다.
경찰은 김 씨의 계좌에서 현금으로 인출된 1억 7000만원이 이호성에게 전달됐으며, 이 씨의 범행동기가 금전 문제라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호성은 여러 번의 사업실패와 사기 등으로 이미 270억 원으로 추정되는 빚을 지고 있는 상태였다. 270억의 빚을 지고 있는 사람이 채무 변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1억7000만원 때문에 사건을 저질렀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이 되질 않는다. 이호성이 자살 직전 3시간동안 대화를 나누었던 또 다른 내연녀 차모씨는 ‘이호성은 채무 관계가 복잡하였지만 그렇게 돈에 쪼들리지는 않아서 돈 때문에 범죄를 저지를 정도는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또 외출 중이던 큰 딸을 피해자 김 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불러낸 뒤 살인을 저지르는 치밀함까지 보이는데, 어린 자녀들에게까지 계획적이고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게 된 동기가 단순히 금전 문제에만 기인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두번째 미스터리는 단독 범행인지, 공범이 존재하는지 여부다. 네 모녀 실종 사건 발생 이틀 뒤인 2월 20일, 피해자 김 씨의 차량을 아파트에 두고 간 인물이 이호성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인데, 그날 저녁 아파트에 차를 주차하고 사라진 남성은 건장한 이호성과는 다른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보인다.
경찰은 '걸음걸이가 이호성인 듯하다'는 피해자가 운영하던 가게 종업원의 진술과 촬영 각도에 따라 체격이 달라 보일 수 있다는 설명으로 CCTV에 찍힌 남성을 이 씨로 추정하고 있지만 공범의 존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08년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취재 도중 CCTV에 찍힌 사람이 제3의 인물일 가능성을 제시하는 흥미로운 증언을 확보했다.
주차장을 빠져 나가던 남자가 CCTV에 찍힌 시각은 저녁 8시 18분. 그 직후인 8시 30분경 인근에서 이호성을 목격한 사람에 따르면 이 씨는 CCTV에 찍힌 인물과 전혀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고 한다. 과연 이번 사건을 이호성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린 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인지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이 사건을 두고 ‘이호성이 직접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 불거졌다. 아니면 이호성이 주범이 아니라 시신 처리 등을 했던 종범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번 사건의 최대 미스터리가 명확한 살해 동기가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이호성이 유력한 살해용의자로 점찍혀졌을 뿐 공식적으로는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이호성의 시신을 순천향병원으로 이송한 중앙응급환자이송단의 한 요원은 “이호성의 시신은 뭔가 한이 맺힌 듯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얼굴 표정도 보기에 무서울 정도였다”며 당시의 상황을 떠올렸다. 죽은 자들은 모두 말이 없고 그렇게 5명의 죽음은 영원한 미스터리로 남아 여전히 세간의 관심사에 오르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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