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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맞춤용 '비례한국당' 명칭을 쓸 수 없는 까닭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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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맞춤용 '비례한국당' 명칭을 쓸 수 없는 까닭은?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12. 2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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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대비해 비례한국당을 창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선거제 합의가 되지 않아도 그리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기류도 퍼지고 있다. 바로 '비례한국당'이라는 정치 사상 초유의 '맞춤형 꼼수정당' 창당이 한국당에 이득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해괴한 믿음' 때문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21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한 대응 카드로 자유한국당이 내놓은 ‘비례한국당’ 창당과 관련해 “꼼수가 아닌 부당한 선거제도 개악에 대한 합법적인 대처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례한국당 창당 사례는 이미 알바니아, 레소토, 베네수엘라의 집권당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른 야당들의 자구책으로 이미 실험을 한 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홍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이제 데드록(deadlock·교착상태)에 처했다”며 “개혁이라고 지난 1년 내내 내세웠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려니 야당에 제1당 자리를 내줄 것 같고 잡으려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을 포기해야 하니 진퇴양난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둘 다 통과를 못 시키면 문재인 정권은 총선을 앞두고 바로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야당의 묘수를 봤으니 이제 문 정권의 수를 볼 차례다. 문 대통령은 잠이 안 오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비례한국당’ 창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의원총회에서 “만일 민주당과 좌파연합세력 ‘심정손박(심상정·정동영·손학규·박지원)’이 연동형 선거제를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다만 한국당이 실제 비례한국당 창당수순을 밟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도 안됐을 뿐 아니라 통과가 된다고 해도 정의당 지적과 공당으로 위성정당을 만드는 행동 자체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나올 수 있다.

또 아직 총선을 앞두고 당을 옮겨야 하는 일부 의원의 반발 뿐 아니라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캡(cap·상한제)이 적용될 경우 한국당에서 비례대표를 내야하는 등 아직 현실적인 문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자유한국당이 ‘비례한국당’을 창당해도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히는 등 현실적 제약도 있다.

이에 한국당은 비례한국당과 대규모 규탄대회를 통해 일단 4+1 협의체를 압박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비례한국당의 창당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저런 난관을 뚫고 비례한국당을 창당한다고 해도 지금으로선 불가능에 가깝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창당신고 및 창당준비위원회 신고 현황을 보면 지난 10월에 최인식씨가 이미 비례한국당을 선관위에 정식으로 창당 신청을 해 놓았기 때문이다. 최인식씨는 이에 대해 "나는 당 이름 역시 자유한국당에 넘길 생각도 없다"며 최근 한국당의 창당 기류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최 씨는 자신이 보수를 대변하는 시민 정당 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갑작스럽게 자유한국당이 비례한국당을 창당한다는 거예요. 기존 정당을 갖고 있는 제1야당이 유사 정당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돼요. 정당들이 이래서 되겠는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름을 넘길 생각도 없으시지요?) 당명을 넘기고 이런 건 없는 거예요. 나라를 망친 사람들과 같이할 수 있는 정당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최씨가 이렇게 단호하게 한국당에 대해 선을 긋고 있는 이상, 한국당은 비례한국당이라는 명칭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만약 창당한다고 해도 비례한국당과 비슷한 뉘앙스의 다른 이름을 써야 하는 것이다. 

일단 선관위는 이 같은 정당에 대해서 선례가 없기 때문에 세부적인, 법리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의 비례한국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 "과연 한국당스러운 꼼수 발상이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선거제 합의는 여야가 그동안 암묵적으로 반드시 합의해야 하는 일종의 게임의 룰이었다. 하지만 한국당은 아예 협상마저 하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최근 비례한국당이라는 괴물정당이 의석수를 더 많이 가져다줄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을 맹신하며 협상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당명은 '비례한국당'으로 이미 쓸 수 없게 된 것이 드러났고, 선관위도 사상초유의 꼼수 정당 창당 움직임에 법리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민심이 여야의 선거구제 개정에 대해 부정적인 편이다. 새해 예산안도 여야 합의없이 넘어갔고, 그 이유가 바로 선거구제 패스트트랙 정국 때문이었다. 이런 점에서 한국당의 비례한국당 창당 시도도 민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정치권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인식 때문에 상당히 부정적으로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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