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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사람들이 세금을 많이 내면서도 행복해하는 까닭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12. 6.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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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발견된 공통적인 사실이 있다면 가장 행복한 나라들은 공동체 의식이 강하고, 가장 행복한 사람들에게는 유사시에 기댈 사람이 있다는 것이라고 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는 덴마크 국민들은 친구나 가족과 매우 자주 만난다. 또한 넘어지면 잡아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유사시에 친구들에게 도움받을 수 있을 거라고 응답한 비율'(<보다 나은 삶의 지수> 2016년 OECD 통계)을 보면 1위는 뉴질랜드(98.6%) 2위는 아이슬란드(95.7%), 3위는 덴마크(95.5%)를 기록했다고 한다. 한국은 몇위쯤될까? 37위다(75.8%). 멕시코((75.3%)가 우리 뒤를 이을 뿐 일본(17위) 체코(20위) 브라질(23위) 터키(33위) 그리스 헝가리(36위) 등은 모두 한국보다 앞서 있었다. 

유사시에 친구들에게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그들과 자주 만나는 등 좋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친구들과 접촉을 자주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친구관계를 맺을 때 인간적인 유대가 아닌 어떤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대하기 때문에 그런 '안도감'이 떨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국인들이 아파트에서 주로 생활하다 보니 폐쇄적인 커뮤니티가 많고 그에 따라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도 옅어지는 것이다. 

덴마크는 세금을 많이 내기로 유명한 나라다. 덴마크 국민들의 평균 연봉은 3만 9000유로(약 5000만원)인데, 평균 45%를 소득세로 납부한다. 연봉이 6만 1500유로(약 8000만원)가 넘으면 세율이 추가돼서 52%를 납부해야 한다. 높은 세금에도 불구하고 덴마크 국민들은 행복해한다.


 

2014년 갤럽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덴마크 국민 10명 가운데 9명이 기꺼이 세금을 납부한다고 답변했다. 덴마크 국민들은 남들보다 큰 차를 몰고 과시하며 다니는 데 행복해는 게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힘들 때 도움받을 수 있다는 걸 알면 행복해진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하차감’이라는 말이 있다. 국어사전에도 등장하는 이 말은 ‘승차감(乘車感)’에서 파생된 말로, 고급승용차(주로 벤츠 등 외제차)에서 내릴 때 주변 사람들이 쳐다보는 부러운 시선에서 받는 우월한 느낌같은 것을 말한다. 

한국인의 행복 기준은 ‘남의 시선’이 우선이고 덴마크 등 북유럽 사람들은 ‘우리’ 중심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북유럽 사람들은 행복한 삶과 공익의 상관관계를 잘 알고 있다. 그들이 세금을 많이 내면서도 ‘기꺼이’ 납부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히 높은 것도, ‘나’ 자신을 위해 세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에 투자를 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덴마크어로 공동체는 ‘펠레스카브’다. 여기서 ‘펠레스’는 ‘공동의’ 또는 ‘공유하는’이라는 뜻이고 ‘스카브’는 ‘장롱’ 혹은 ‘만들다’라는 뜻이다. 공동체는 공동의 장롱(공유하는 비축품)인 동시에 함께 만들어 나가는 무엇이다. 이것이 바로 공동체의 묘미이자 덴마크 사람들이 바라보는 ‘행복’의 기준이다. 

우리도 옛날에는 두레, 계, 품앗이, 향약 등과 같은 훌륭한 공동체가 많았다. 하지만 아파트에 둘러싸이게 되면서부터 어느덧 두레나 품앗이같은 말도 ‘고어’가 돼 버렸다. 행복은 거창한 데서 찾는 게 아니다. ‘남들 시선을 걱정하는 나’보다 ‘우리’를 먼저 둘러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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