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나경원 연임 저지 후폭풍...황교안 대표의 치명적 실수 본문

정치

나경원 연임 저지 후폭풍...황교안 대표의 치명적 실수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12. 4. 15:02







728x90
반응형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청와대 앞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것이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대표의 마지막 최고위원회의가 되고 말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나경원 원내대표 연임 저지에 대한 당 일각에서 반발이 일자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 앞 투쟁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마친 후 국회로 찾아 나 원내대표를 만났다. 두 사람의 만남은 10분가량 비공개로 진행됐다.

황 대표는 면담후 기자들과 만나 "'고생 많았다, 앞으로도 당 살리는 일에 힘을 합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의원들이 최고위 결정을 월권이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선 "당 조직국에서 법률적 판단을 했고, 그것에 따라 저도 판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의원들이 총회를 열어 최고위 의결을 뒤집는 결정을 내린다면 수용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이건 법 규정에 관한 얘기"라며 이라며 "(나 원내대표도) '마무리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고 일축했다.

나 원내대표의 집무실에는 황 대표 외 박완수 사무총장 등 다른 의원들의 방문도 줄을 이었다. 의원총회에서 최고위 결정을 비판한 장제원 의원을 비롯해 이만희·임이자·송석준·주광덕·박덕흠·김광림·홍문표·이현재 의원 등이 집무실을 찾았다.

한편 나경원 대표는 4일 당헌·당규 해석 논란 속에서도 자신의 임기 연장 불가 결정을 내린 전날 최고위원회의 의결에 승복하기로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의총에서는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해서는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권한과 절차를 둘러싼 여러 의견이 있지만, 오직 국민 행복과 대한민국 발전, 그리고 당의 승리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가 서둘러 나 원내대표의 집무실까지 방문하며 진화에 나선 것은 당내 반발과 민심이 그리 좋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대표로서 그 연임결정도 의원들의 뜻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순리이자 원칙이다. 황 대표가 선거의 공고권한을 확대해석해서 의원들의 총의를 무시하고 중간에서 그 기회를 싹둑 잘라버린 것은 정치적으로는 무리한 선택이었다. 법관 출신인 황 대표가 '법리'만을 가지고 따졌을 가능성도 있는데 그렇다면 더욱 미숙한 정무적 판단이었다. 의원들의 대표는 의원들의 뜻에 따라 진퇴를 결정한다는 정도의 정치상식만 가지고 있었어도 그렇게 무리하게 쳐낼 필요는 없었다. 

여기에는 황 대표의 개인적 욕심도 작용했을 것이다. 눈엣가시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을 쳐내기 위해 당직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사표를 받은 뒤 선별구제하는 방식으로 김 원장을 잘라낸 것도 정치적으로 교활한 방법이었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눈에 거슬리는 사람은 일단 쳐내고 보는 마이너스 정치전략으로는 절대 큰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나 원내대표도 속시원히 잘라 기분은 일단 좋겠지만 향후 대여 협상에서는 큰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장수를 전투 중간에 교체함으로써 대여 협상력을 크게 상실했다. 

 

 

여당은 야당이 강경파 나 원내대표가 교체되고 새로운 원내사령탑이 올 경우 일단 적전분열을 보인 야당을 무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리고 새로운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와는 차별화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선택지가 이전보다 훨씬 줄어들 수밖에 없다. 꺼낼 카드 중에 나 원내대표가 낼 만한 것은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임 원내대표는 그간의 협상과정을 일일이 알 수 없기 때문에 이인영 원내대표에게 휘둘릴 가능성도 크다.

황 대표는 정치적으로 아마추어 수준임을 이번에도 보여주었다. 때로는 적과의 동침이 험한 전투에서 더 안전할 수 있다. 나 원내대표를 적당히 끌고 갈 경우 강경파의 목소리도 일부 수용할 수 있고, 그 동력을 가지고 대여 협상력을 더 끌어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불편하다고 그냥 잘라버렸다. 마치 편도선이 자주 붓고 불편하다고 잘라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는 것처럼, 아파도 참으면 적당히 먼지 등을 막아주는 이로운 점도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나 원내대표의 갑작스런 교체는 황 대표의 기분 내기용으로 끝날 것이고, 그 대가는 사뭇 클 수밖에 없다. 필리버스터 논란으로 이미 협상동력을 상실한 자유한국당은 원내사령탑마저 교체함에 따라 야당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데 더욱 한계를 느낄 것이다. 

 

최근 최고위원회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대해 “당이 말기 증세를 보이는 것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김세연 의원 말의 울림이 새삼 크게 다가온다.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