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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무시 의총 소집' 나경원의 원내대표 재신임, 황교안이 막았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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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무시 의총 소집' 나경원의 원내대표 재신임, 황교안이 막았다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12. 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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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는 10일 임기가 끝나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연임이 무산됐다. 나 원내대표가 의원총회를 소집해 재신임 여부를 묻겠다며 연임 의지를 드러냈지만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거부권을 행사했다. 

나 원내대표는 3일 의원총회에서 당헌·당규를 거론하며 “임기 연장이 안 되면 원내대표 선거를 하는 게 맞다. 내일 오전에 의원총회를 열어 임기 연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본래 원내대표 임기는 1년이지만 국회의원 잔여 임기가 6개월 이내로 남았을 때는 의원총회 추인으로 연장할 수 있다. 의원들이 동의하면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20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5월 29일까지로 늘어난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들에게 임기 연장을 결정할 의원총회를 소집한다며 문자까지 보냈다.

그런데 채 몇 시간도 안 돼 당 지도부로부터 거부 통지서가 날아왔다. 황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청와대 앞 투쟁 천막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두 시간가량 논의한 끝에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박완수 사무총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한 최고위 심의가 있었다”며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비공개 최고위에 참석, 의총을 소집해 임기 연장 여부를 묻겠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결과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 최고위원은 “원칙대로 한 것이다. 원내대표 임기 1년이 끝났고, 경선에 나서겠다는 의원이 있기 때문에 임기 연장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며 “원내대표에 나서겠다는 의원이 없다면 연장을 논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임기를 연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도 “원칙대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는 원내대표 임기 연장이 최고위 의결이 필요한 안건으로 판단했다. 당헌·당규상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의 투표로 선출되지만 선거 공고권은 당대표에게 있기 때문이다. 당대표가 선거 공고를 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가 열릴 수 없다. 반대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당대표가 선거 공고를 하면 재신임 여부를 따지지 않고 바로 선거를 해야 한다. 나 원내대표는 지도부 동의 없이 섣불리 의원총회 소집 공고를 냈다가 이를 번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정국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물러나온 셈이 됐다. 정치적으로는 원내대표로서의 임팩트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픈 평가도 나온다. 이번에 지도부를 건너 뛰고 의총 소집을 독단적으로 밀고나가려다 완전히 물을 먹은 셈이 됐다. 

나 원내대표의 연임이 거부되면서 선거전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3선의 강석호 의원이 이날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4선의 유기준 의원이 4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5선의 심재철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황 대표로서는 그동안 대표의 리더십을 무시하며 원내를 컨트롤 하던 '앓던 이' 나 원내대표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이로써 단식 뒤 전격적인 당직 인사를 단행했던 황 대표는 마지막 걸림돌이었던 나 원내대표까지 완벽하게 내쳐 내년 총선 때까지 친정체제를 확실하게 구축하게 됐다. 하지만 황 대표의 친정체제 구축이 민심과는 괴리가 있는, 독선적인 리더십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결과적으로 독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전투 중 장수를 바꾸었다는 점에서 패스트트랙 전선에도 오락가락 이상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당장 당내에서는 나 원내대표가 총선까지 원내사령탑을 맡아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또한 원내대표 재신임 여부를 소속 의원들의 투표가 아닌 최고위원회 결정사항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당헌 당규에 따라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의 재신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패스트트랙 전투에서 전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트로 승부수를  띄운 나경원 원내대표는 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이번 전투를 무난하게 수행해 원내대표직 성공수행을 발판으로 내년 총선 뒤 곧바로 대선주자로 뛰어오르려고 했던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황 대표는 가끔 당 대표를 뛰어넘는 원내대표의 월권에 기분이 상했을 것이고 이번에 결국 '정리'를 당한 셈이 됐다. 나 원내대표는 결국 본인의 콘텐츠 부족과 미숙한 원내 협상 전략을 노정한 채 씁쓸한 퇴장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는 그의 겸손하지 못한, 오만한 리더십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원내대표단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의원들은 나 원내대표의 쌀쌀맞은 태도와 다소 거만한 행동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었고 황교안 대표도 결정적으로 이런 점을 의식해, 어찌보면 나경원 원내대표로 끌고갈 수도 있는 상황을 조기 종결짓는 쪽으로 정리를 했다. 나 원내대표가 당 대표의 단식 날 미국을 가지 않고 버선발로 단식장으로 향했다면, 오늘 황 대표의 결정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쌀쌀맞은 나 원내대표가 당 대표에게 좀더 살가웠다면, 좀 더 대표를 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더라면 그의 생명도 내년 총선 전까지 연장되었을지도 모른다. 정치도 결국 인간이 하는 감정선의 싸움,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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