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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퇴 2주일…민주당, ‘구렁이 담 넘기’로 대충 넘어가나?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10. 2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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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지난 25일 열린 더불어 민주당 의원총회 모습.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조국 사태에 대해 공당으로서의 책무를 방기했다는 비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반성도 성찰도 없다.” “쇄신을 이야기해야 할 지도부가 청와대, 지지층 눈치 보기에만 급급하다.” ‘조국대전’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행보에 대한 평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사퇴한 이후 2주일이 지나고 있지만 민주당에서는 반성과 쇄신을 위한 노력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조 전 장관을 두고 지난 두 달간 첨예한 갈등이 계속되며 나라가 두 쪽으로 쪼개지다시피 했는데, 집권여당에서는 책임 있는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지난 25일 의원총회에서는 무기력한 여당의 모습이 도드라졌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당 쇄신과 성찰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소수였다. 조응천·김해영·박용진 의원 등 3명 정도만 발언했을 뿐이다. 조 전 장관 논란을 거치며 중도층과 20대의 지지율이 추락했지만 겉으로만 보면 위기감은 찾기 어렵다.

조국 정국 초기부터 민주당이 보였던 태도와 다르지 않다.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조국 정국에서의 여권의 태도에 반성문을 쓰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메아리는 없었다. 표 의원은 2015년 12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인재영입 1호였다. 조 의원도 문 대통령이 삼고초려해 영입한 인사다.

당 지도부는 검찰개혁을 앞세우며 조 전 장관 사태 책임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조 전 장관 사태는 어물쩍 넘기면서 검찰개혁을 전면에 내세워 국면전환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의원은 27일 “검찰개혁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조 전 장관 사태로 나라를 반으로 쪼개 놓은 것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검찰개혁만 이야기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도 “당 지도부가 위로는 청와대만 바라보고, 아래로는 강성 지지자 눈치만 본다”고 비판했다. 비주류에 속하는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지도부에 변화를 기대할 수가 없으니, 더 말을 꺼내봤자 뭐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당 전체가 무기력증에 빠졌다”고 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선 이해찬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며 사퇴를 촉구하는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물밑에선 현재의 당 상황과 지도부에 대한 비판론이 적지 않지만 밖으로 얘기하지 않는다. 이를 두고 총선을 의식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많다. 비주류 의원들은 친문재인 강성 지지층이 두려워,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라는 분석도 있다. ‘소신 발언’을 하면 ‘문자 폭탄’이 떨어지고, 친문 지지층 표적이 되면 총선 공천도 자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이런 '친문 세력' 눈치보기가 도를 넘어 보신주의로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당의 핵심 지지층이 특정 의원을 찍어 공격할 경우 이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보고 웬만해서는 공적인 일이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아예 공개적인 발언마저 꺼린다는 것이다. 이런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당내 분위기가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극에 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과거 여러 차례 내부 갈등으로 인한 ‘트라우마’도 의원들을 움츠리게 만든다. 정권의 위기가 커질수록 당은 뭉치고 일사불란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여기는 기류가 강하기 때문에 특정한 이슈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대응보다는 친문의 줄세우기식 일방여론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비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공개적으로 말하는 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30일 다시 의총을 개최하지만 “25일에 별말을 못했는데, 30일이라고 다르겠느냐” “기대 안 한다” 등 회의적 시선이 많다. 다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쇄신론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한 의원은 “지금이야 판단의 어려움이 있지만, 변화가 없으면 총선도 힘들다는 데는 다들 비슷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철희 의원은 25일 “바닥에서 자성이 일어나고, 곧 수면으로 표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철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바로 이런 당내의 무기력증부터 깨보겠다는 의도였다. 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자성론이 총선이라는 거대한 허들을 어떻게 넘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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