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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사실상 '차기 대선 출마' 선언…최대 경쟁자는 '나 자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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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사실상 '차기 대선 출마' 선언…최대 경쟁자는 '나 자신'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7. 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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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4일 종로구 시장 공관에서 민선 7기 1주년 기자단 초청만찬을 갖고 차기 대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해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시장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과정에서 ‘잠룡으로 평가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고, 지금 현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를 꼽는다면’이라는 질문을 받고 "이른바 대권, 대선, 대통령 호칭부터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옛날에는 구세주를, 세상이 어지롭고 하니까 강력한 리더를 원하는 풍조도 없는 건 아니었다"라고 대답했다. 이어 "저는 21세기 리더는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이끌고 가는 그런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국민 개개인이 자기를 완성하고 자기 삶에 대해 책임지고 이끌어가고 그럴 수 있는 시대가 좋은 시대고, 정치라는 것도 각자가 자기 역량을 발휘하고 완성시킬 수 있는, 그런 것을 도와주는 것이 정부고, 대통령이고, 시장의 직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시장은 경쟁자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자, 다른 기자가 재차 물었다. 그제서야 박 시장은 "구태여 답한다면 자기 자신"이라고 덧붙였다. ‘특정 인물’을 꼽는 부담을 비껴가기 위해 ‘자신’을 지목한 것이다. 대권주자들이 대선도전 의사를 에둘러 대답할 때 흔히 쓰는 표현이다.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 하면서도 굳이 경쟁자까지 언급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수위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의 현재 지지율(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4~28일 진행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낙연 총리 21.2%,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20.0%, 이재명 경기지사 9.3%, 김경수 경남지사 6.2%,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5.8%, 박 시장 5.3% 순이다)은 그리 높지 않지만, 서울시장이 대권 도전의 중요한 발판이 되는 한국 정치지형을 감안할 때 앞으로의 시정운영과 정무적인 행보에 따라 얼마든지 수직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3선을 하면서 이미지가 너무 노출돼 신선함이 떨어지고 개혁성향도 좀 무뎌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에 대해 "박 시장에게 가장 먼적 조언해주고 싶은 것은 언론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시정에만 몰입하라는 것이다. 박원순을 모르는 사람은 이제 없다. 하지만 그가 3선을 하면서 박원순만의 색깔있는 리더십과 내세울 만한 정책이 뚜렷하지가 않다. 언론에 얼굴만 나왔지 박원순이라는 정치인을 각인시키는 데는 어느정도 실패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제부터라도 시민단체 출신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박원순만의 브랜드와 색깔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어느 순간 그가 컴백했을 때 국민들이 옛날의 박원순 모습을 다시 떠올린다면 그것만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라고 밝혔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당시 지지율 1위를 기록하던 안철수 전 의원이 박원순 변호사에게 시장후보 자리를 양보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안 전 의원이 서울시장직을 양보하지 않고 서울시청에 입성했다면 대권구도도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본다. 


한편 박 시장은 향후 시정운영과 관련해 "민선 5기가 정상화, 6기가 차별화의 시기였다면 7기는 표준화의 시기"라며 "남은 3년간 결실을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8년을 회고하면 한 마디로 시민의 시대를 열었다"며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정을 펼쳐왔고 시민을 서울시 조직표 제일 위에 배치해 힘써왔다"고 돌아봤다. 그는 "제가 취임하게 된 것은 친환경 급식 문제 때문이었고 첫 결제도 그 안건이었다. 현재 73만명의 아이가 친환경 급식을 즐기고 있다"며 "당시엔 서울시 1천여곳의 뉴타운과 재개발 지역 찬반 갈등이 어디에나 있었다"고 떠올렸다. 취임 이후 무상급식 논란과 재개발 갈등을 비롯한 과거의 비정상적 상황을 정상화했다는 것이 박 시장의 설명이다.

박 시장은 가장 역점을 두는 정책은 공공임대주택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적 주택"이라며 "서울 시민은 주거 불안이 삶의 가장 큰 위협이 된다.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면 서울 주택의 10%가 넘는 약 40만호의 공적 주택이 생긴다. 신혼부부를 위해서는 5만쌍이 결혼하면 1만7천쌍 정도에는 집을 제공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테랑 시장’인 만큼 매일 노심초사하는 대신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박 시장은 "요즘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을 듣는데 행복하기로 스스로 결단해서 그렇다"며 "시민운동을 할 때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돈도 사람도 권한도 없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지금도 전지전능하지는 않고 매일 밤 시립 조폐창을 만들어서 돈을 찍어내는 꿈을 꾸곤 하지만, 그래도 35조원이 되는 예산과 산하기관까지 하면 4만6천명의 훌륭한 인재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가"라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여전히 좀 더 큰 권한에 목마르지만, 이를 통해서 세상을 바꾸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또 서울의 미래를 개척해내는 것이 너무나 행복한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박 시장은 안철수 전 의원의 ‘아름다운 양보’로 서울시장에까지 오른 행운의 주인공이었다. 민선 5기 서울시장은 원래 오세훈 전 시장이었다. 2010년 당선된 오 전 시장은 이듬해 무상급식 논쟁 중 ‘주민투표 청구’ 승부수를 던졌으나 투표율이 개표 기준에 미달해 사실상 패배하자 사표를 던졌다. 박 시장은 2011년 10월 열린 보궐선거에서 안 전 의원의 양보로 범야권 단일후보로 당선돼 취임했고 2014년 제6회,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시험대를 통과해 ‘3선 서울시장’ 타이틀을 달았다. 이제 그에게 남은 마지막 관문은 2022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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