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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재수 선언, 어떻게 보시나요?

성기노피처링대표 2017. 5. 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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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표가 벌써부터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모양입니다. 그는 대선이 끝나고 며칠 뒤 사실상 공개적으로 대선 재도전의 뜻을 밝혔는데요.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대선 패배 뒤 '안철수로는 안 된다'는 기류가 있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가 미리 재수에 쐐기를 박아버렸습니다. 재수는 개인의 자유이지만 필자가 보기에 '지나친 승부욕에서 나온 성급한 결정'인 것 같습니다.

국민의당에서는 이번 대선 패배를 두고 구도의 문제, 후보 개인의 문제 등 여러 가지를 내놓고 있지만 후보 개인의 역량 문제에 대해선 선뜻 얘기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이 문제를 적당히 넘기거나 정면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차기 대선의 미래는 없다고 봅니다.

안철수 전 대표도 패배의 원인이 본인의 역량 부족에서 온 것임을 정정당당하게 받아들이고 그 반성의 토대 위에서 차기 대선 재수를 선언했어야 했습니다. 그를 지지해준 21.4%(699만명)의 표심은 안철수보다 그가 지향한 새정치의 가치에 대한 열망의 표출입니다. 여러분들은 안철수 전 대표의 대선 재수 선언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다음은 정치전문 인터넷신문 '피처링'에 게재한 기사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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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재수를 할 모양이다. 그는 대선이 끝나고 며칠 뒤 한 모임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후보가 당선될까 봐 문재인 대통령을 찍었다는 분들이 있었다. 국민이 본인의 의사를 잘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제가 더 잘 준비하겠다며 사실상 대권 재도전을 선언했다. 대권도전의 재수 삼수는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재수 의사를 밝힌 시점이나, 그것을 둘러싼 일련의 수습과정들을 보면 안 전 대표가 너무 대권에만 집착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일단 이번 선거에 대한 의미부터 잠깐 짚어보자. 필자는 이번 대선의 결과를 보면서 안 전 대표가 획득한 21.4%(699만표)의 득표율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봤다. 문재인 대통령과 홍준표 후보가 득표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되는, 일종의 팬덤에 의한 고정표성격이 짙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획득한 표심은 그것과는 다르다. 우리나라 정당사나 역대 선거를 봤을 때 중도를 표방한 제 3의 후보가 진보-보수의 양강 대결구도에서 20% 이상 득표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표라고 본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이건 최초로 하는 일이고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21%의 표심은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적 진영논리가 아닌 실사구시의 중도개혁 성향 유권자 그룹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대권구도를 넘어선 의미있는 변화라고 본다. 우리나라에서도 언젠가는 보수-진보가 아닌 중도층에서도 대권이 탄생할 수 있다는 일종의 희망 메시지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유권자들은 보수와 진보만의 두 가지 선택지를 강요받아 왔다. 정치적 다양성이 부족했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최초로 보수 진보만이 아닌 제 3의 후보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이분법적인 대결구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21%의 표심이 보여준 것이다. 정치문화의 수준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이런 좋은 정치지형 속에서 안 후보의 저조한(?) 득표율은 조금 아쉬운 측면이 있다. 안철수 개인의 역량에 실망해 등을 던진 지지층도 있을 것이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TV토론회에서 전문가적인 식견으로 타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막강한 퍼포먼스와 신뢰를 보여줬다면 21%보다 더 많은 표를 받았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럼에도 21%라는 지지층이 안철수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은 기존 양당구도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감과 새정치에 대한 열망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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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대목에서 안철수 전 대표는 사후 정산을 잘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21%라는 소중한 중도성향 지지층의 존재가 곧바로 안철수 지지로 연결되었다고 계산하는 것 같다. 물론 후보의 역량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한국 정치 지형에서 제 3의 후보 출현과 중도층의 확장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상황이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선전이 이를 입증한 셈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그런 정치적 기류가 21% 지지층으로 나타난 셈이다. 이들이 5년 뒤에는 훨씬 더 강력한 정치세력이 될 수도 있다. 중도층의 확장은 정치 발전사로 보면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 중도층이 내세울 후보는 다른 문제다. 안철수 전 대표가 5년 뒤를 예상하고 대선 패배 뒤 발 빠르게 자신의 재수에 쐐기를 박아버린 것은 자신만이 중도층의 대표주자가 될 수 있다는 지극히 자기편의적 발상이라고 본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이상돈 의원 등이 안철수 후보의 역량 미비가 가장 큰 패배 원인이라며 안철수의 구심점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런 기류를 차단하고 대선 패배의 책임론에 빠지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바로 여기에 안철수 전 대표의 미성숙한 정치적 감각이 놓여있다. 이번 선거는 누가 봐도 안철수 후보에게 큰 자락을 깔아준 경기였다. 문재인 홍준표 기존 주자들의 경우 조직과 두터운 지지층이 있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었지만, 안철수 후보는 달랐다. 그가 차세대 대권주자로서 보여주는 역량과 개인기에 따라 얼마든지 더 많은 표를 모을 수 있었다. 대선과 같은 큰 선거는 결국 후보의 개인 역량에 의해 결정된다. 안 후보가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이점이라고 본다. 정치평론가로 이름을 날렸던 이철희 의원은 이에 대해 “(안 후보가) 제 발로 무너졌다고 본다. 2차례 지지율이 3% 근처로 문재인 대통령과 좁혀진 적이 있다. 그때 유치원 발언이 있었다. 그게 결정적이었고, 실책이 이어지다 토론에 나와서 ‘MB 아바탑니까라고 물어보면서 완전히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안철수의 한계는 바로 안철수 자신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이런 지적에 대해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 솔직히 의문이 든다. 지금까지 대선 패배 후보들의 행보를 보면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으로 건너 가 일종의 자숙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통념이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선거가 끝나고 며칠 뒤 곧바로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안 전 대표는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패배에 대한 겸허하고 냉엄한 자기성찰 시간을 가졌어야 한다. 본인이야 그렇게 했다고 할 수 있지만 국민들에게 그 진정성과 과정들을 보여줘야 한다. 이렇게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슬쩍 복귀하는 것은 내가 그 자리를 꼭 가야 되겠다는 뜻인 동시에 강한 승부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대선 재수 결정이 개인의 일방적 권력욕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그것보다 내가 이번에 관철시키려고 했던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그게 옳았는지, 틀렸다면 무엇이 틀렸는지 먼저 깨닫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문재인이 적폐청산이라면 안철수는 무엇으로 대변되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새정치를 내세웠지만 네거티브 공방을 벌였고 4차 산업혁명시대와 학제 개편 등은 부패청산이라는 시대정신과는 다소 동떨어진 아젠다였다. 이런 점에 대한 성찰과 자기반성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자신이 그런 점들에 잘 어울리지 않거나 역량이 떨어진다면 안철수도 하나의 밀알이 될 준비도 해야 한다. 그것이 그가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하는 21%의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최고의 헌신이라고 본다.

 

안 전 대표의 대선 후기는 필자의 견해와는 동떨어진 것 같다. 세간에서는 안철수는 안철수 본인의 헛발질로 떨어졌다는 냉혹한 평가가 많다. 왜 안 전 대표는 이런 대중들의 지적은 외면하는가. 그에게는 그런 지적이 상당히 아프겠지만, 그가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안철수는 대중의 현실적인 지적과 당당하게 마주서야 한다. 변명이 아니라 자신의 약점과 문제점을 깨끗이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재수 선언은 바로 그 지점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지난 대선에 결선투표제가 도입됐다면 1차 투표에서 제가 2, 어쩌면 1위도 했을 수 있는 구도였다. 대선에서 저를 찍어준 700만명은 엄청난 숫자다. 이번 선거에서 정책대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정책 준비를 더 잘하겠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패배에 대해 결선투표제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뉘앙스로 변명을 했다. 과연 결선투표제가 있었더라면 안 전 대표가 1위를 했을까. 구도의 문제이기 이전에 후보 개인의 역량 문제이지는 않았을까.

이런 점에서 정치평론가 출신 이철희 의원의 말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국민의당도 후보요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다른 요인 가지고 (패인을) 분석하면 앞으로도 힘들 것이다.”

 

안철수 후보는 이제 대선 본선을 처음 뛴, 일종의 정치신인이다. 실수도 많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도 많았다. 필자는 그가 신인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깨끗이 인정하고 그것을 반면교사 삼아 미래를 위해 충분한 반성과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본다. 대선 재수 선언은 그 뒤에 해도 늦지 않다. 이게 패배를 몰랐던 우등생의 조급함 때문인지, 지나친 승부욕 때문인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건 21%의 지지층은 안철수보다는 그가 지향했던 새정치의 가치에 한 표를 던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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