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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북한 EMP탄 대비, ‘온라인 사드’ 배치 주장 나오는 까닭

성기노피처링대표 2017. 10. 15.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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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연이은 군사적 위협과 도발로 한반도 국가안보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 북한이 언젠가는 저강도 국지전 도발을 해올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그 실행 수단 가운데 북한의 고출력 전자기파, EMP(Electro Magnetic Pulse: 전자기파)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들어 보안업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은행 등의 금융업계에서는 고객 개인정보와 계좌정보 등을 보호하기 위해 ‘방화벽’을 더욱 강화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비상사태 시 국가통신망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EMP탄에 대비한 튼튼한 ‘차폐벽’ 설치도 요구된다. 일종의 ‘온라인 사드’ 배치를 제대로 하자는 것이다. 



최근 EMP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먼저 그 기원을 잠깐 살펴보자. 지난 1962년 7월 하와이 오아후섬 일대 전자장비가 일시에 마비됐다. 가로등과 교통신호등이 꺼지고 통신시설도 먹통이 됐다. 라디오마저 켜지지 않았다. 비밀은 3년 뒤에야 풀렸다. 뜻밖에도 1400㎞ 떨어진 태평양 존스턴섬 상공의 핵폭발 실험이 원인이었다.


 이때 나온 강력한 전자기파가 하와이의 전자기기들을 무력화시킨 것이다. 수백㎞ 바깥의 다른 지역 케이블 손상도 이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는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적의 통신 전력 시스템을 완전히 마비시키는 EMP 폭탄을 개발했다. 


EMP는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전자기파를 말한다. 보통 원자 분열을 통해서 핵분열이 일어나고 나면 굉장히 강한 전자기펄스가 나오게 된다. 이것들이 전자장비 회로를 타고 들어가 과전류를 흐르게 하면 중요한 장비들이 모두 타버리게 된다. 일단 EMP탄은 기본적으로 핵폭발이 있어야 한다. 


그때 여러 가지 형태의 에너지가 발산된다. 대부분은 뜨거운 열에너지와 감마선 등이지만, 그 과정에서 전자기펄스라는 강력한 에너지도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과전류 현상을 일으켜 전자기기가 타버리는 것이다. EMP 공격으로 인해서 ‘전기제품’들이 쓸 수 없는 상태가 돼버린다고 얘기하는 것이 바로 이런 현상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런데 핵폭발 없이 전자기파만 방출하는 비핵 EMP탄도 있다. 꼭 핵폭탄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보통 EMP 공격할 때 핵 EMP와 비핵 EMP탄으로 구분한다. 핵 EMP 같은 경우 강력하기는 하지만 단점도 크다. 좁은 지역에서 폭발시킬 경우 그 피해가 아군과 적군 상관없이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군용으로는 부적합하다고 말한다. 북한도 이 부분에 대해서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북한이 남한에 핵 EMP 공격을 할 경우 자신들도 그 피해를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그 후폭풍을 자신들도 예상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자칫 남북한 모두 국가기반시설이 파괴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EMP탄의 파괴력은 앞서의 하와이 예처럼 상당히 강력하다. 폭발 지점에서 거의 1400km나 떨어져 있었지만 당시 300개 정도의 가로등, 경보기 같은 것들이 오작동하고 전화 접속 피해로 난리가 났었다. 그 핵폭발의 위력은 1메가톤 정도의 수소폭탄에 동반됐던 것인데, EMP가 1400km 바깥까지도 영향을 미쳤던 셈이다. 북한이 이번 6차 핵실험에서 사용된 폭탄을 50킬로톤~100킬로톤까지로 추정한다. 


그 100킬로톤의 EMP 효과라면 그 영향이 수백킬로미터까지 미칠 수 있다. 이는 인접국가인 중국과 일본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반경이다. 북한이 쉽사리 EMP탄을 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면전 성격의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EMP탄은 그 어느 무기보다 강력하고 효율적인 파괴수단이 될 수 있다.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IT 시대에 접어들면서 ‘통신’은 국가의 대동맥 역할을 한다. 초 연결 사회가 되면서 통신이 곧 핵심이 됐다. EMP탄 공격을 받게 되면 교환기, 전송장비, 스위치, 라우터, 기지국, 중계기 등 통신장비와 단말을 마비시킨다. 핵무기 등을 통한 강력한 전자기파는 회로를 태우고 약한 전파라도 오작동을 일으킨다. 


통신이 마비되면 공포감이 극대화되면서 큰 혼란이 일어난다. 전기와 수도, 에너지가 끊긴 상황에서 외부와 연락을 할 수 있는 통신마저 단절되면 일대 공황이 불가피하다.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도 없다. 위험과 재난 상황에 대한 대처가 불가능하다. 통신이 끊긴다는 것은 국가기반시설의 완전파괴를 의미한다.


 


최근 한반도 위기상황이 높아지면서 통신사업자 사이에서 EMP탄 공격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자는 움직임이 일부에서나마 일기도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검토하는 곳은 없다. 국가지휘망 등 일부 공공업무에 쓰이는 통신시설에 EMP탄 방호는 국가예산으로 추진되지만 통신사 자체 서비스에 대한 방호는 전무하다.ᅠ


실무자 사이에서 문제가 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투자할 곳이 너무 광범위해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통신은 개인사업자가 운영한다고 해도 국가기반시설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국가 차원에서 방호벽 설치를 지원하는 유기적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국가가 ‘개인의 재산’까지는 보호해주지 못한다. 그래서 최근 들어 금융 당국과 은행들은 자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북한의 핵 EMP(전자기파) 공격에 대비해 해외 데이터 백업 센터 설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 금융거래 내역을 실시간으로 해외 센터에 저장하면, 국내 백업 센터의 정보가 날아가도 계좌 정보를 되살릴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현행 금융감독규정이 고객 개인정보를 외국으로 유출하는 것을 막고 있는데, 해외 백업 센터 설치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법 개정을 통해 가능한 부분이다. 


현재 국내 은행들은 매일 영업이 끝나면 마감시간 기준 고객 계좌 정보를 디스크에 내려 받아 별도 시설에 보관하고 있다. 일종의 ‘이중 백업’을 하는 것이다. 은행 전산망이 파괴되어도 디스크 속 정보로 고객 계좌를 되살릴 수 있다. 그런데 핵 EMP가 터지면 디스크도 망가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아예 해외로 데이터 백업을 옮겨두는 것이다. 또한, 금융 당국은 EMP 공격으로부터 국내 디스크 저장 시설을 보호하는 대책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특수 철판 등으로 데이터 저장 시설을 둘러싸면 전자기파를 차단할 수도 있다고 보고 각 은행에 시설 보완을 요구할 방침이다. 은행이 알아서 자구책을 찾는 사례도 있다. 우리은행은 디스크 보관시설 개·보수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디스크 보관시설 공사나 해외 데이터 백업 센터 이전은 막대한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안보는 1%의 가능성만 엿보여도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하는 게 현실이다. 한반도 위기상황은 이렇게 우리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제적 손실도 엄청나다.


하루빨리 위기상황을 안정시키지 않으면 일반기업들도 ‘전쟁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미 전쟁준비를 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이 글은 2017.9.29 인터넷매체 보안뉴스에 기고한 기사입니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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