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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역구 21대 총선 공천 완료…현역 강세 속 '친문 장악·86그룹 생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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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역구 21대 총선 공천 완료…현역 강세 속 '친문 장악·86그룹 생환'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3. 2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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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지역구에 내보낼 '선수'를 모두 결정했다. 

22일 민주당은 253개 지역구에 단수 공천과 전략 공천, 경선을 통한 후보 공천을 완료했다. 후보 신청자가 없었던 대구 서구와 북구갑에는 각각 윤선진 지역위원장과 이헌태 지역위원장을 전략공천했다.

민주당의 이번 공천에서는 현역 의원들이 비교적 높은 '생존률'을 보인 가운데 친문(친문재인) 그룹과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민주당 현역 의원 129명 중 93명이 공천을 받고 36명이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공천에서 탈락해 현역 의원 교체율은 27.9%다. 이는 4년 전 20대 총선 현역 의원 교체율 33.3%(108명 중 36명 불출마 및 공천 탈락)보다 5.4%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컷오프(공천배제), 경선 탈락 등을 통해 공천권을 얻지 못한 의원들은 대부분 계파색이 옅거나 '비문'(비문재인)으로 분류된 의원들이고, 친문 의원 중에는 '탈락 이변'이 거의 없었다.

홍영표(인천 부평을)·전해철(경기 안산 상록갑)·박광온(경기 수원정)·김태년(경기 성남 수정)·황희(서울 양천갑)·권칠승(경기 화성병) 의원 등은 지역 내 경쟁자도 없어 단수 공천을 받았고, 김종민(충남 논산·계룡·금산) 의원 등은 경선에서 승리했다. 김정호(경남 김해을) 의원은 '공항 갑질' 논란 등으로 컷오프됐다가 다시 경선 기회를 받아 기사회생했다.

원외 친문 인사들도 약진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일부 희비가 엇갈렸으나 34명 중 절반이 넘는 21명이 공천을 받았다.

특히 문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과 '대통령의 입'이었던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서울 핵심 지역인 구로을과 광진을에 각각 전략공천을 받았다.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서울 양천을), 박수현 전 대변인(충남 공주·부여·청양),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서울 강서을), 조한기 전 제1부속비서관(충남 서산·태안) 등은 단수 공천으로,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경기 성남 중원),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서울 관악을), 한병도 전 정무수석(전북 익산을) 등은 경선 승리로 본선행 티켓을 얻었다.

지난해 말 '용퇴론'에 휩싸였던 86그룹도 모두 생환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민주당의 86그룹 용퇴론은 말 그대로 찻잔 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았다. 86그룹 무조건 퇴진에 대한 명분도 약했지만 차세대 주자들이 그들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정치신인들의 부재가 큰 아쉬움을 남는다. 후배들을 키우지 않은 선배들의 기득권 집착도 그 이유였을 것이다. 



송영길(인천 계양을)·조정식(경기 시흥을)·이인영(서울 구로갑)·우상호(서울 서대문갑)·송갑석(광주 서구갑) 의원 등이 단수 공천과 경선을 통해 공천을 확정했다.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서울 영등포을)을 비롯한 원외 86그룹 인사들도 공천을 받았다. 이번 민주당 지역구 공천자 253명 중 86그룹에 상당수가 포함되는 50대는 158명(62.5%)이다.

'박원순계'도 두각을 나타냈다. 남인순(서울 송파병)·박홍근(서울 중랑을)·기동민(서울 성북을) 의원 등이 모두 총선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원외 인사 중에는 강태웅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이 서울 용산 전략공천을 받은 것을 비롯해 천준호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서울 강북갑), 허영 전 서울시 정무수석(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김원이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전남 목포), 윤준병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전북 정읍·고창), 박상혁 전 서울시장 정무보좌관(서울 김포을), 민병덕 변호사(경기 안양 동안갑) 등이 경선에서 승리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22일 4·15 총선 지역구 공천 결과에 대해 “시스템 공천, 혁신인재 공천, 탈계파 공천을 통해 우리 당 역사상 두 번째로 전 지역구에 후보자를 내는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공천의 가장 큰 특징은 시스템 공천을 통해 예측 가능한 공천을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시대 변화와 당원·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서 경선을 통한 자연스러운 현역 교체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윤 총장의 평가와 달리 당 안팎에서는 “지역구 공천이 당초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 현역 의원 교체율은 28.5%(130명 중 37명, 문희상 국회의장 포함)에 그쳤지만, 현역 의원 생존율은 71.5%(130명 중 9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현역 의원은 경선을 원칙으로 한다”(민주당 특별당규 16조 3항)고 했지만, 공천을 받은 현역 의원 중 경선을 치른 이는 24명(25.8%)에 불과했다. 나머지 69명(74.2%)은 당내 경쟁자가 없거나, 도전자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는 이유로 단수 추천됐다.

윤 총장은 현역 교체율을 들어 “30%에 가깝다”고 했지만, 이는 불출마자 22명을 포함한 수치다. 전체 130명 중 15명만이 공천에서 배제(컷오프)되거나 경선에서 탈락(11.5%)했다. 불출마자 중 사실상 컷오프 대상자였던 윤일규·이규희·이훈 의원 등 3명을 포함해도 18명이다. 특히 18명 중 ‘친문(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친문 중 유일하게 컷오프됐던 김정호(김해을·초선) 의원도 해당 지역구가 ‘전략경선지역’으로 묶이면서 회생한 뒤 지난 20일 경선에서 승리했다. 

 

이번 21대 총선의 민주당 지역구 공천 특색은 한마디로 안정 추구다. 민주당은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서 연승한 덕분인지, 이번 총선에서는 현역 교체 비율이 20대에 비해 낮았고 신인들의 영입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두 번의 선거에서 이긴 승리 분위기가 이어져 이번 총선에서 현역들에 대한 무리한 물갈이를 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당 지지율도 높아 현역 교체 필요성이 더욱 크지 않았다. 부자 몸조심이 이번 민주당 총선 공천의 가장 큰 특징이다. 

 

민주당이야말로 미래통합당과 달리 역대 총선에서 운동권출신의 대거 유입 등 큰 폭의 물갈이를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당이 큰 선거에서 연승을 하고 있는 데다 미래통합당은 탄핵 등의 여파로 힘을 쓰지 못하게 되면서 기득권 세력들의 안주 경향이 유난히 눈에 띈다. 하지만 이는 다음 대선에서의 경쟁력 약화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계속 기득권에 머무를 경우 다음 대선에서 국민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 민주당이 오히려 보수정당의 수구적인 행태를 닮아갈 가능성도 있다. 

 

두번째 특징은 친문세력이 여전히 강고한 당의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친문 주자들은 공천에서 탈락하지 않고 공천을 무난하게 따냈다. 이 과정에서 별다른 파열음은 없었고 당내의 반발이나 저항도 미미했다. 이는 안희정 등 비주류의 몰락으로 당이 더욱 친문세력의 강한 구심력속으로 빨려들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심지어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총리도 연합비례정당 파문 속에서 친문 '넘버 2'로 일컬어지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밑에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친문세력이 당을 강하게 장악하고 있다.

 

이는 차기 대권주자도 친문의 강한 그립에 휘둘릴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동시에 친문의 낙점이 없이는 민주당의 대권주자로 절대 발을 들일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당의 다양한 대권주자들이 모두 친문만 바라보는 '친문 해바라기' 대권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때 이인영 우상호 의원 등이 거명된 386 세대 교체론도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치며 이들도 모두 공천을 따냈고 생환 여부에 따라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이번 총선에서 혁신공천과는 다소 거리가 먼 수구적인 행태를 보인 것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의 트레이드마크는 혁신과 변화다. 두 번의 큰 선거 승리로 당이 전반적으로 우경화되고 기득권에 안주하는 모습이 굳어지고 있다. 이는 50년 역사의 진보정당을 표방하는 당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특히 갈수록 친문세력의 목소리가 커지고 당 전반을 좌지우지하게 되면서 다양성이 아예 사라지고 있다. 이번 총선까지는 탄핵의 반사이익 등으로 민주당이 선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여기에 안주하면 다음 대선은 민주당이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총선 공천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다음 대선의 승리 예상을 어둡게 만드는 막힌 공천이었다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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