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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장관 "코로나19 확산 가장 큰 원인은 중국서 들어온 한국인 때문" 발언 논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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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장관 "코로나19 확산 가장 큰 원인은 중국서 들어온 한국인 때문" 발언 논란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2. 2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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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열도 기침도 없는 한국인이 중국에서 입국하면서 감염원을 가지고 들어온 것”이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이날 정갑윤 미래통합당 의원의 이같은 질문에 “(코로나19를 국내에 확산시킨 사람은) 애초부터 중국에서 들어온 우리 한국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 의원이 “그렇다면 한국인을 격리 수용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박 장관은 “하루에 2000명씩 들어와서 전원 격리 수용할 수 없다. 이 바이러스 특성 자체가 (입국시) 검역에서 걸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질본)가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느냐”는 주광덕 통합당 의원의 질문에는 “질본이 중국 전역 입국 금지를 요청한 적은 없다. 후베이성에 대한 입국 제한 검토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정점식 통합당 의원이 ‘대한의사협회가 7차례 중국인 입국 금지조치를 건의했는데, 왜 시행하지 않는가’라고 묻자, 박 장관은 “의학적 관점에서 의협보다 대한감염학회가 더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며 “감염학회는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를 추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정 의원이 ‘중국과 거리가 멀리 떨어진 미국도 중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했는데, 왜 우리 정부는 시행하지 않는가’라고 묻자 박 장관은 “현재 발생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국내 요인으로 발생한다. 31번 확진자 이후 중국에서 유입된 사람으로 인한 환자는 한 명도 없다”며 “(중국인) 입국자 제한보다 국내서 발생하는 신규 환자를 막는 데 방역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많은 환자가 생기는 것은 죄송하다”며 “그러나 아무 대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는) 특정 종교 집단(신천지)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통합당은 이같은 박 장관의 발언이 국민 정서와 정면으로 대치된다며 강력 반발했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장관이 (코로나19 확산이) 중국을 방문한 우리 국민의 문제였다는 우리 국민의 정서와는 배치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무척 안타깝다"며 "국민은 문재인 정권의 경거망동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당 김도읍 의원은 "국내 요인이라는 (박 장관의) 발언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송기헌 의원도 박 장관을 향해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 정부가 어떤 결정을 하고 그런 건 다 합리적인 판단을 했을 테지만, 국민들의 솔직한 우려도 진지하게 생각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박 장관은 "중국에 갔다 온 한국인들이 그 병원균을 가져올 수도 있고, 중국에서 직접 올 수도 있는데, 31번 확진자 전까지 보면 그 비율은 내국인이 더 많아서 그렇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당 의원들의 계속되는 공세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배가 폭풍을 만나면 극복하는 길은 배의 모든 구성원들이 자기 자리에서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 극복할 수 있다"며 "다 갑판 위로 올라와서 선장을 탓하면 배가 난파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잘한 것, 잘못한 것이 있지만 이점을 함께 극복하기 위한 국회가 돼야 한다"며 "정치적 공방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발언을 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정의당 역시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강민진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코로나 19의 발원지가 중국임을 배제하고 감염 피해자인 자국민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경솔한 발언"이라며 "보건 방역 책임자로서 앞으로 좀 더 신중하게 발언하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박능후 장관은 언론 브리핑 도중 중국발 입국금지 없이 방역을 하는 것이 창문을 열어두고 모기를 잡는 것과 같다는 비판에 대해 "겨울이라 모기가 없다"며 농담조로 받아쳐 야당의 반발을 부른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1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 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현안 설명을 듣고 있다. 박 장관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주무 장관으로서 사실상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점점 더 악화되면서 그의 말 한마디에도 국민들과 정치권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 장관이 보다 신중한 자세로 답변을 해 야당에 공격 빌미를 주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한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야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의 초토화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정치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질타와 분노를 표시하는 보수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연일 중국인입국전면금지 등과 같은 대책마련을 요구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이렇게 코로나19의 대책을 놓고 현 정부와 야당 보수세력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장관이 물론 문재인 대통령의 행정부 참모로서 정권의 철학과 대응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개진을 해야하지만 잔뜩 독이 오른 야당에 감정적으로 맞선다면 오히려 사태를 더 꼬이게 할 뿐이다. '모기 발언'도 '겨울에 없다'는 식으로 내뱉듯이 대응한 것이 신중치 못했다는 지적이 중론이다. 

 

사실 장관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저자세로 답변하거나 주눅이 들어 보이거나 물러서서 야당 주장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게 될 경우 그 후폭풍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지지층으로부터도 역공을 당할 수도 있고, 무엇보다 자신들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시인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웬만해서는 절대 물러서지 않고 부처의 입장을 상세하게 말하고 때로는 강도높게 반박도 하는 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현재 한창 정점을 찍으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 정부부처, 특히 중앙사고수습본부장 직위를 겸하고 있는 박능후 장관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굉장히 중요하다. 야당과의 설전도 되도록이면 피해서 쓸데없는 논쟁을 줄이고 사태수습에 집중해야 한다. 장관과 공무원의 에너지를 야당과의 정치공방으로 낭비하는 모양새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박 장관의 주요직함이 '사고수습'이라는 점에서 그 임무에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박 장관의 발언은 그 진위는 차치하고라도 듣기에 따라 다소 위험해 보이는 말이다. 어찌됐든 코로나19의 근본 원인은 중국 우한시에서 온 것이다. 비록 한국인이 그 바이러스를 묻혀 입국한 뒤 퍼뜨렸다고 해도 진원지가 중국인 것은 변함이 없다. 사태가 악화일로에 있으면서 모두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민감한 편이다. 정부의 절제된 메시지가 아쉽다.

 

야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한국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능후 장관이 깨끗하게 사과를 하며 사태 수습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결론 없는 정치논쟁에 휩싸이다 보면 피로감도 더 커지게 되고 사기도 떨어진다. 이는 결국 사고수습의 주요임무를 소홀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위해 진정으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한번쯤 되새겨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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