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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 총선 출마 선언…지역구 세습 논란 어떻게 보시나요?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1. 1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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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의 장남 석균씨가 11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아버지의 길을 걷겠다"며 4·15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석균씨가 낸 책 제목은 '그 집 아들'이다. 그러면서 석균씨는 "아빠찬스는 단호히 거부하겠다"고 했다. 문 의장이 야당 반대 속에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을 강행 처리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아빠찬스 OUT'이라고 써 있는 피켓을 들고 "아들 공천 때문에 문 의장이 여당 편을 든다"고 주장했다. 문 의장이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의정부갑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회 상임 부위원장인 아들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기 위해 민주당 편을 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석균씨는 "선출직에 세습이란 프레임을 덧씌우는 것은 공당과 의정부 시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다.

 



석균씨는 이날 오후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 신한대학교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누구보다도 아버지의 오랜 정치 인생을 지근거리에서 보고 배우고 체득했다. 올바른 정치, 공정한 정치, 서민들을 위한 정치에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붇겠다"고 했다.

석균씨는 의정부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에는 의정부에 있는 아버지가 운영하던 서점 숭문당을 물려 받아 운영했다.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장을 지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부위원장이기도 하다.

 

문석균 더불어민주당 경기 의정부갑 지역위원회 상임 부위원장이 11일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판기념회에는 민주당 3선 중진 정성호(경기 양주) 의원과 임창열 전 경기지사, 안병용 의정부 시장, 김충환 의정부경찰서장, 경기 의정부을 재선 국회의원 출신 강성종 신한대 총장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축하 화환을 보냈다. 박원순 서울시장,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 박홍근 의원은 동영상 축사를 보냈다.

석균씨는 '세습 논란'을 의식한 듯 "제 나이가 올해 (한국나이로) 50살이다. 적은 나이가 아니다"라며 "50살이나 돼서 세습이니, 아버지의 뜻으로 (정치를) 하는 것처럼 말하면 정말 섭섭하다"고 했다. 그는 "아빠 찬스는 단호히 거부하겠다"며 "국회의원은 지역 주민과 당원의 선택을 받아야 (당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점을 운영하면서 느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그는 "몇 주 전 인터넷에 실시간 검색어로 내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알 수 없는 전화번호로 연락이 수백통 쏟아졌는데 대부분 기자들이었다"며 밝혔다. 이어 "기자들은 '정치를 왜 하냐'고 물어왔는데 즉답을 하지 않았다. 이 자리에서 얘기하겠다. 소상공인을 비롯한 서민들을 위한 정치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숭문당은 의정부 랜드마크로 매출도 잘 나왔는데, 어느 날 역전에 대형서점이 생긴 뒤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고 매장도 1개층만 쓰게 됐다"며 "정치가 소상공인에게 희망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인사들은 축사에서 문 의장과 인연을 언급했다. 정성호 의원은 "저는 여러분이 사랑하는 어느 분(문 의장)과 인연이 돼서 정치를 시작했고, 20년 전 양주시에 처음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며 "최근 이런저런 말이 있었지만, '누구의 아들 문석균'이 아닌 '문석균'을 봐 달라"고 했다. 강성종 신한대 총장은 이날 출판기념회에 참석하지 않은 문 의장을 가리키며 "여러분 그분을 위해 큰 박수를 부탁한다"고 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문희상 의장은 문석균의 생부이자, 나 안병용의 정치적 아버지"라며 "문석균은 훌륭한 정치인의 아들로서 훌륭히 정치를 펼칠 열정과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했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나는 (문 의장과) 가족"이라며 "그 집 주인어른(문희상) 만나서 30여년간 고락을 함께해왔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동영상 축사에서 "(책 제목인) '그 집 아들', 뉘집 아들입니까? 바로 6선 국회의원 아버지 문희상 의장님의 아들"이라며 "그 동안 집안에서 얼마나 제대로 정치를 배웠겠느냐"라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도 동영상 축사에서 "석균씨의 부친인 문 의장과 저희 아버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 시대부터 청와대까지 함께 정치를 한 동반자였다"며 "석균씨는 김대중의 정신과 철학을 이해하는 몇 안 되는 젊은 인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석균씨도 책 '그 집 아들'에서 자신이 정치를 하겠다는 이유를 밝히면서 아버지 문 의장을 언급했다. "옛말 틀린 것 하나 없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고, 분식점 개 3년이면 라면을 끓인다고, 숭문당집 아들인 나는 서점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문희상 아들인 나는 지금 정치를 하려 한다. 6선 국회의원 아버지를 둔 아들이 평생 보고 들은 게 정치이기 때문이다"라는 것이다.

 

 

 

사실 한국당에서 ‘세습 공천’ 프레임으로 비판했지만 2세 정치인은 한국 정치권에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대 국회의원 중에도 여야를 통틀어 2세 정치인이 14명이나 된다. 2세 정치인이어도 극과 극이었다. 아버지가 당선된 지역구에서 바로 출마해 의원직을 이어간 의원이 있는가 하면 아버지와는 별도로 자신의 길을 개척한 의원도 상당수 있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 소속으로 충남 공주·연기 선거구에 나가 당선됐다. 정 의원 부친인 정석모 전 의원은 그 지역에서 10∼15대 내리 당선된 인물이다. 직전 의원이 아버지였다고 유권자들의 표심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 의원은 자신의 자서전에 “김일성, 김정일이냐는 말도 들었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더 열심히 지역구를 뛰어다녔다”고 당시를 기록했다.

현역은 아니지만 남경필 전 경기지사와 정호준 전 의원도 부친의 지역구를 이어받은 사례다. 남경필 전 경기지사는 1998년 남평우 전 의원의 별세로 치러진 수원 팔달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15대 국회에 입성했다. 미국 예일대에서 유학 중이던 남 전 지사는 부친 사망을 계기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정치 초반에는 선친의 후광을 입었지만 당내 쇄신운동을 주도하며 5선에 성공하고 경기지사 선거에서 승리했다. 지난해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 의료 관련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다.

민주평화당 소속의 정호준 전 의원은 3대 세습정치의 사례다. 정호준 전 의원 할아버지인 정일형 전 의원은 2∼9대 국회의원을 서울 중구에서 지냈다. 정일형 전 의원이 1977년 3·1 민주구국사건에 연루되며 의원직을 잃었고, 아들 정대철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정대철 전 의원은 그 지역에서 6선을 지냈다. 정호준 전 의원은 33세에 부친의 지역구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은 18대 선거에서 낙선하고 19대 국회 때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당선증을 들었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아버지 노승환 전 의원은 서울 마포에서 5선(8·9·10·12·13대)을 지낸 인물이다. 이후 민선 1·2대 마포구청장을 지냈다. 노 의원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아버지의 지역구였던 서울 마포갑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당선됐다. 아버지가 국회를 떠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아들의 같은 지역구 출마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고 한다. 노 의원은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10년 만에 나왔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공정한 출발이 아니었다고 봤다”며 “대신 18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19대 때 다시 당선돼 들어오니 그때 사람들이 ‘제대로 된 거구나’라고 인정했다. 그다음부터는 부친 얘기가 쏙 들어갔다”고 밝혔다.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아버지 김진재 전 의원(5선)의 지역구였던 부산 금정 지역구에서 무소속으로 나와 배지를 달았다.

민주당 김영호 의원의 아버지는 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이었던 김상현 전 의원이다. 김상현 전 의원이 17대 총선에서 광주 북갑에서 낙선할 때 그의 아들 김영호 의원도 서대문 갑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김영호 의원은 서대문을로 지역구를 옮겼고 4수 끝에 국회에 입성했다. 김영호 의원은 “최대한 아버지 그림자를 빨리 벗어나려고 했다”며 “오죽했으면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아버지께 ‘당신이 안 도와줘서 영호가 계속 떨어지는 것 아니냐고 구박했다’는 얘기를 뒤늦게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세습일 수 있지만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2세 정치인도 정치를 할 수 있지만 아버지께 의존하려는 것보다는 확실한 정치적인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의 아버지 유수호 전 의원은 대구 중구에서 재선(13·14대)을 지냈다. 유 의원은 부친과 똑같은 지역구는 아니지만 대구 동구을에서 17∼20대 내리 4선을 했다.

민주당 안규백 의원의 부친은 초대 전북도의원을 지낸 안기남 전 의원이다. 안 의원은 평화민주당 공채 1기 출신으로 당직자 할당 비례대표를 통해 18대 때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고향인 전북 고창이 아닌 서울 동대문갑에서 연거푸 당선되며 3선에 성공했다. 안 의원은 지역구를 물려받진 않았지만 어릴 적부터 어깨너머로 아버지께 정치를 배웠다고 한다. 그는 “아버님이 활동하시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무릎으로 문지방을 넘을 때부터 정치를 배웠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2세 정치인인 김현철 김홍걸 김홍업씨. 


국민의당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한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은 부친에 이어 2대가 연속 비례대표 출신이다.

 

이밖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현철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일 김홍걸씨 등은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거나 다는 데 실패하고 정치권 입성을 계속 시도한 바 있다.

 

외국의 경우를 보더라도 2세 정치는 흔한 일이다. 일본은 대표적인 정치세습 국가다. 일본은 2017년 일본 중의원 선거 결과 전체 의원 정수 465명 중 26%인 120명이 세습의원이다. 영국 의회는 상원과 하원으로 나뉘는데 상원에서 세습이 주로 일어난다. 2017년 기준으로 상원의원 799명 중 92명이 세습의원(귀족 출신)이다. 


2세 정치인 대다수는 지역 조직 등을 물려받지는 않았어도 부친의 정치활동을 보면서 어릴 적부터 정치인 꿈을 키웠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당 정우택 의원은 “아버지 모습을 보면서 꿈을 키웠지만 실현되기까지의 과정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며 “2세가 나온다고 무조건 찍어주지 않는다. 모두 심판받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2세 정치인을 세습 프레임에 가둬 비난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한 정치평론가는 “국회의원은 선출직이기 때문에 기업·교회 세습과는 좀 다른 면이 있다”며 “2세 정치인이 출마한다고 해서 무조건 당선되는 것은 아니다. 세습이 못마땅하면 유권자들이 경선이나 본선에서 떨어뜨리기 때문에 결국 본인이 얼마나 열심히 뛰느냐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사실 정치인 2세의 정치입문 자체는 비판의 대상이라기보다 그들의 자녀도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줘야 한다. 또한 그 자제들이 정치가 적성일 수도 있으며 정치하는 부모를 보고 자란 '정치 영재'일 수도 있다. 문희상 의장 아들 문석균씨도 부친의 6선 노하우와 정치력 DNA를 물려받았다면 지역주민들과 국가에게도 이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부친의 지역구를 그대로 물려받는다고 해서 당선이 꼭 보장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 자체로 큰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수 많은 직업 중에 굳이 논란에 맞서가며 부친의 지역구를 이어받고 정치에 입문하려는 그 배경에는 우리 사회의 불공정과 불평등 그림자도 어른거린다. 분명한 것은 그들이 국회의원을 '좋은 직업'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의원 금배지만을 직업으로 놓고볼 때 한번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것이다. 여기에 아버지의 후광까지 더해져 당선만 되면 사실 거의 '대박'이 보장되는 자리다.

 

올해 국회의원의 월 세비는 수당·입법활동비·특별활동비를 모두 합쳐 1265만원이다. 연봉으로는 1억5천만원이 넘는다. 지난해 우리나라 근로자 1544만명 가운데 최상위 1%의 연봉 하한선인 1억3467만원보다 많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적지 않다. 세비 총액이나 1인당 국민소득(GNI) 기준으로 모두 세계 10위권 안에 든다. 우리나라 경제규모 순위 11~12위보다 높은 셈이다. 일단 경제적으로 금배지가 풍족한 자리인 것이다. 유혹이 있을 만하다. 

 

또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특권은 선진국과 비교해서 막강하다. 운영비, 차량 기름 값 홍보비, 철도비행기 공짜 타는 것 등 국회의원만 되면 200가지나 달라진다고 한다. 의원들 개개인에게 45평의 의원사무실도 제공된다. 보좌관 8명도 제공한다. 차관급이던 국회의원들은 장관급예우를 받는다. 국무총리도 국정감사 때 호통치고 대통령도 비난한다. 각 부처 공직자들도 몸조심해야 한다. 국정감사 때마다 의원실의 보좌관들에게 불려다니고 국회에서 대기하느라 하루종일 헛시간으로 보낸다. 하지만 외국은 어떤가? 스웨덴은 국회의원비서가 없다고 한다. 각자가 가방을 들고 다녀야 하고 보좌관들에게 대신 공부시키지 않고 본인들이 직접 열공을 해야 한다. 덴마크는 전용차나 국회의원주차공간도 없다. 자전거타고 의사당에 가야 한다. 핀란드는 여성의원들이 40%를 넘는다고 한다.

 

이런 많은 연봉에도 별로 책임 지는 일은 없다. 예산안에 따르면 세비는 올해 2.1% 또 오를 전망이다. 활동비가 동결되지만, 수당이 공무원 공통처우개선율인 2.8%만큼 인상되기 때문이다. 2012~2017년 6년간 동결됐지만 2018~2020년 3년 연속 오르게 되면서, 의원들의 ‘세비 셀프인상’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세비 인상에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최근 자유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사태가 보여주듯 당리당략만 앞세우는 ‘일하지 않는 국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국회 혁신방안의 하나로 의원 회의 일수 10% 이상 불출석 시 페널티로 세비 삭감을 제시하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세비를 30% 삭감, 최저임금의 5배 이내 제한 등의 방안을 내놓은 이유도 '일을 하지 않지만 월급은 따박따박 받아간다'는 세간의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그들도 세비받는 손이 부끄러워서 이렇게라도 생색내는 규칙을 마련하는 것이다.

 

직업만을 따지고 볼 때 국회의원 금배지는 돈과 명예와 권력이 전부 다 보장되는 한국사회의 거의 유일무일한 특권집단이다. 하지만 회기 내 면책특권에 따라 아무리 명예훼손성 발언이나 불법 탈법적인 행위를 해도 거의 교도소나 법정으로 가지 않는다. 그러니까 며칠 혹은 몇달 동안 새벽마다 외면하는 유권자들에게 묻지마 악수를 하는 것에 대해 부끄러움이나 어색함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저녁에 이리저리 불려다니며 밥을 몇번씩 먹어도 배가 부르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권단체의 로비를 받고 국회에서 황당한 억지주장을 해서 여론의 따가운 비난을 받아도 얼굴 두껍게 버텨나가는 것이다. 

 

사실 지역구 현역 의원들은 재선고지를 밟기가 유리하다. 지역구 유권자들이 현역 의원의 이름쯤은 대체로 들어보았고 의정활동을 알릴 기회도 많다. 한국 정치에서 현역 의원의 선거 프리미엄은 상당한 정도로 존재한다. 따라서 자녀가 부모의 지역구에 출마하면 부모가 쌓아온 정치적 프리미엄을 세습할 수 있는 통로도 열린다. 정치적 프리미엄이 온전히 넘어가지는 않겠지만 그 자녀가 누릴 이득이 적지 않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의 지위 세습 경향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그는 2세 정치인의 지역구 세습 논란에 대해 '부모의 정치적 자산의 상속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지역구 세습은 지위 세습의 한 예'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또한 "부의 세습은 아쉬운 측면은 있지만, 상속증여제도를 통해 어느 정도 규제가 되어 있다. 편법을 통해 부를 세습할 수는 있지만 그만큼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지위의 세습은 현행 제도로 통제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재벌 총수의 지위가 세습되고, 교회 목사의 지위가 세습되고, 지역 정치 맹주의 지위가 세습되고 있다. 지위가 세습될수록 우리 사회의 역동성은 바닥으로 떨어지고 불공정 불평등의 사회를 원망하면서 자포자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청년들의 도전을 가로막는 지위 세습이 어느새 우리사회의 일반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 돼가고 있는 것이다. 

 

문희상 의장은 국회의 최고어른이다. 그런 국회의 상징같은 정치인이 아들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겠다고 하는 것에 대한 야당의 '세습 프레임'은 그 자체로 야당이 지적할 수 있는 문제제기라고 본다. 또한 이 논란의 중심에는 문 국회의장이 24년동안 누려온 특권의 덩어리들을 그대로 그의 아들에게도 물려주려는 지위의 세습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논란은 헌법에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존중해주자'는 주장의 위에 놓일 수도 있는, 국민들의 '법감정'을 할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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