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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가 총선 앞두고 골라야 하는 최선의 선택지는?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12. 1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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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으로 접어들면 2022년 대통령선거가 2년여 앞으로 훌쩍 다가온다. 현재 여야에서 거명되는 주요 대권주자 가운데 이낙연 총리가 단연 주목을 받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12월10일부터 사흘간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이 총리에게 ‘호감이 간다’는 응답 50%로 단연 1위에 올랐다. 2위부터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39%), 박원순 서울시장(32%), 이재명 경기도지사(29%),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새로운보수당’ 리더, 23%) 순으로 이어졌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18%를 기록해 전체 6위를 차지했다. 혜성과 같은 인물이 하늘에서 뚝딱 떨어지지 않는 한 앞서 거명된 인물 가운데 한명이 청와대로 들어갈 확률이 높다. 

 

지금 이낙연 총리는, 모르긴 몰라도,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터져나올 정도로 행복할 것이다. 역대 최장수 총리재임은 덤이고 홀가분하게 총리실을 나온 뒤 민주당으로 돌아가 총선만 이겨 내면 바로 청와대로 달음박질칠 수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산전수전 다 겪으며 힘겹게 청와대로 들어간 것에 비해, 이낙연 총리는 거의 한번의 낙마도 없이 초특급 상승무드로 대통령직 도전에 나서고 있다. 16대부터 19대까지 내리 4선을 기록한 뒤 곧바로 전남도지사로 당선됐고, 그 뒤 바로 총리에 임명된 '하늘이 내린' 관운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번째 호남출신(전남 영광) 대통령이라는 타이틀도 딸 가능성도 있다. 

 

이 총리가 이런 자신의 잘 닦인 길을 모르겠는가. 지금까지는 빛나는 관운으로 지나왔지만 향후 2~3년 그의 앞에 놓인 선택지는 전혀 예측불가능한, 답을 도저히 알 수 없는 시험지다.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하고 공을 들인다고 해도, 국민들이 틀렸다고 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그럼에도 이 총리는 지금까지 그가 지나온 비단길을 바탕으로 최선을 길을 선택할 것이다. 지금까지 한번의 헛발질도 없었던 것이 오히려 그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인지도 모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지명하면서 이낙연 총리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 잘 닦아 놓은 대권터를 더 단단하게 다지기 위해 이 총리도 최선의 수를 찾고 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을 이끌면서 가장 염두에 두었던 것이 '닥공'이었다. 한골을 넣고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아니라, 계속 상대를 압박해 완승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이다. 이낙연 총리도 박 감독의 전술을 눈여겨봐야 한다. 지금까지 최장수 총리를 하면서 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쌓아놓은 점수에 안도해 대충 편하게 총선을 맞이한다면 이 총리는 동점골과 역전골을 순식간에 허용할 수도 있다. 별다른 조직도 없는, 친문에도 기댈 수 없는 이낙연 총리로서는 '부자 몸조심'을 하는 순간, '낙동강 오리알'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수 한수 목숨을 건 최선의 수를 찾는 프로바둑기사처럼 이 총리는 한수 한수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현재 이 총리에게 놓인 선택지는 많지 않다. 일단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고 그 다음에 비례대표든 수도권 험지 출마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이번 총선을 대선으로 가는 최선의 선택지로 활용해야 할 입장이다. 

 

가장 선명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은 종로나 그밖의 위험한 지역을 골라 정면대결을 하는 것이다. 비례대표로 전국을 돌며 지원유세를 할 수도 있지만, 4선을 호남에서만 내리 당선돼 금배지의 함량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한다면, 차기 1위주자라는 이미지를 압도적인 표로 확인을 시키는 것이 가장 선명한 방법이다. 인사청문회 등 여러가지 난관이 있지만 지금까지 돌다리만 조심스럽게 두드린 이 총리가 이제는 가끔 두 어 발 힘껏 건너뛸 위험도 감내해야 한다. 몇번의 고비를 넘으면 대세론이라는 큰 길이 바로 보일 수도 있다. 

 

문제는 민주당에서 그를 더 띄워주기 위해 최선의 카드나 알맞은 공천자리를 줄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낙연은 완전한 친문이 아니다. 친문세력의 엄청난 견제를 받을 것이다. 이 총리는 그동안 자기 세력이 적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기에 총선 역할을 발판으로 당내 입지 확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 총리는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지도자급 정치인에게 필요한 게 두 가지라고 본다. 다수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 그리고 확실한 자기 세력"이라며 "제가 전자는 비교적 얻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후자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밝힌 바 있다.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이 총리는 공직자 신분에서 벗어나게 된 만큼 자기 정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첫 시험대는 총선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별다른 견제 없이 왔지만 총선은 완전 다른 무대다. 상대도 있고, 내부에도 견제세력이 우글거린다. 고차원의 시험문제를 풀어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남들이 가장 어렵다고 하는 것을 도전해서 해결해내는 것이다. 위험한 지역구에서 전국 최다 득표를 목표로 뛴다면 '범생' 이낙연에서 '괴물' 이낙연으로 확실하게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이낙연은 천금같은 행운으로 총리직에 올랐고, 그 결과로 대권까지 내달리게 됐다. 어찌 보면 대권도전은 덤일 수도 있다. 그가 욕심을 부리며 적당히 타협하고 안주하는 순간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가 있다. 이낙연은 세력도 없고 챙겨야 할 가신도 없다. 그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정치인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걸 수 있다. 이낙연은, 혈혈단신 베트남으로 건너가 '닥공'으로 국민영웅이 된 박항서의 배수의 진을 필승 전법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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