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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우리 사회는 완전한 약육강식… 권세가의 무법천지인 것 같다"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11. 9.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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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훈(71)씨가 최근 법원을 찾아 "우리 사회의 한 특징은 권세가(權勢家)의 무법천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일 서울고등법원·서울중앙지법 판사들을 대상으로 한 초청 강연에서다.

그는 서울법원청사 1층 청심홀에서 열린 이날 강연에서 "동물들은 어쩌면 약육강식이 아니라 최소한의 먹이만 취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완전한 약육강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이어 "(우리 사회의) 먹이 피라미드 단계마다 이렇게 적대적인 시대는 처음이다. (서로) 의존적이지 않고 투쟁적"이라며 "젊은이들은 그런 세태를 언어로 '헬조선' 등 단어를 사용한다"고 했다. 힘 있는 권세가 등이 모든 것을 차지하려 하고, 이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들의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사회 전반에 적대적인 분위기가 높아졌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그러면서 "성경에서 예수가 가장 미워한 자가 바리새인 율법학자들이다. (예수는) 이 자들을 위선자로 규정했다"며 "이들은 입으로는 끝없이 정의를 말하면서 (뒤로는) 돈을 탐한다. 세상의 고난은 남의 어깨에 얹는다"고 했다. 그는 강연에서 '권세가'와 '율법학자'를 비슷한 의미로 사용했지만 구체적으로 누구를 말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강연에 참석한 복수의 판사들은 "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정권 실세이자 법학자로 자주 '정의'를 입에 올린 조 전 장관을 빗대 이런 말을 하는 것으로 이해했다는 것이다. 물론 "사회 전반적 특징을 말한 것이지 특정인을 겨냥했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말하는 판사도 있었다.

김씨는 "'조국 사태'에서 말하는 국민은 도대체 누구를 의미하나. 언어의 타락이다"라며 "언어에 당파성을 개입시켜 소통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했다. 여야가 조국 사태 때 '국민의 뜻'이라며 '조국 수호'와 '조국 구속'이라는 정반대 주장을 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또 "집단 광기, 파시즘은 다수의 숫자로 형성된다. 숫자로 모아 법을 안 지킨다"며 "다수에서 정의가 오지 않는다"고 했다. '조국 찬반'을 놓고 대규모 집회를 통해 세 과시를 했던 최근의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김훈씨는 우리 사회의 빈부격차와 불평등 문제 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노동현장의 안전 보장을 호소하며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하위법령 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민사회단체 '생명안전 시민넷' 공동대표이기도 한 김씨는 지난 6월 18일 홈페이지에 올린 호소문에서 "정부는 죽음에 죽음을 잇대어가는 노동현장의 비극을 깊이 성찰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해마다 2400여명의 노동자가 노동의 현장에서 일하다가 죽어 나가고 있다"며 "정부의 통계 밖에서 잊히는 죽음도 수없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참혹한 사태는 기업 경영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과 야만의 문제"라며 "우리는 야만적인 약육강식에 반대하고 이 야만을 법제화하는 시행령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원안대로 산업법 시행령이 제정되면, 내년 그리고 그다음 해에 매년 2400여명의 노동자가 노동현장에서 죽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훈씨는 기업을 향해서도 "위험한 일을 영세한 외주업체에 하도급해서 책임을 전가하고 이윤을 극대화하는 기업의 행위는 경영의 합리화가 아니다"라며 "무수한 죽음 위에서만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고 투자 의욕이 살아나는 것이냐. 노동자가 죽지 않게 안전을 강화하고 책임을 감수하는 일은 기업가 정신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정부와 국회에는 "무수한 죽음에 대해 어찌 이처럼 아둔한 것이냐.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이보다 더 시급하고 절박한 문제는 없다"면서 "노동자들이 해마다 죽어야 하는 이 사태는 땀 흘려서 경제를 건설하고 피 흘려서 민주주의를 쟁취한 국민의 뜻을 배반하고 역사의 발전을 역행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위법령 개정 요구와 관련, "우리의 요구는 일하다가 죽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일하다가 죽지 않는 나라,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훈씨가 한국 사회를 '약육강식의 사회'라고 진단한 것은 적절한 지적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도 부와 명예, 그리고 학력과지식으로까지 무장한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더욱 권력과 부의 축적에 집착하는 현상과도 맞물려 있다. 소득격차는 더 커지고 점점 계급의 피라미드가 강고하게 형성되면서 절망하는 젊은 층과 소득 하위층이 더욱 반발할 수밖에 없고 그것이 자본과 권력에 대한 거부감과 적대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계급층위가 점점 고착화 되면 우리 사회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없이는 사회계층간 반목과 적대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김훈씨는 노동현장에 해마다 수천명의 노동자가 죽어나가는 것도 자본강자들이 사회적 약자들의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고 지적한다. 이 또한 약육강식의 사회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후진적 문제점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약육강식 피라미드의 최정점에 바로 정치영역이 존재한다. 김훈씨가 지적한 모든 문제점들이 현재의 정치에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 재선은 초선을 무시하고 3선은 재선과 다르다는 위계의식과 권위주의가 휩쓸고 있는 있기 때문에 당내에도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온갖 야합과 정략적인 발상으로 여야 관계는 무너진 지 오래됐고, 상식과 타협보다는 힘의 우위에 따라 정책이 결정되는 현재의 왜곡된 정치문화가 사회 전반적으로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정치는 3류'라는 의식이 자리잡고 있는 이상, 우리 사회는 훨씬 더 오랜 시기를 약육강식의 어둠 속에서 헤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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