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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협의 있었다’는 김혜자 해명에도 봉준호 감독 '성인지' 논란 이어진 이유 본문

사회

‘사전 협의 있었다’는 김혜자 해명에도 봉준호 감독 '성인지' 논란 이어진 이유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6. 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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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이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영화 촬영 과정에서 출연한 여배우를 충분히 배려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이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 만에 당사자인 여배우 김혜자가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며 정정하고 봉 감독에게 사과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성적인 표현과 동물 학대 등을 언급했던 과거 인터뷰도 문제라고 지적해 논란이 완전히 수그러들진 못했다.

영화 ‘기생충’의 제작사인 바른손이엔에이는 5일 입장문을 내고 “김혜자 선생님 본인께 확인한 결과 당시 상황에 대해 선생님 본인의 기억에 잠시 오류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9일 김혜자는 관객과의 대화 행사(GV)에서 “이거는 그냥 재미있으라고 하는 얘기”라고 운을 뗀 뒤 “영화에 원빈이 엄마하고 잔다는 장면이 있다. 그러고는 그날 들어와서 자는데 갑자기 내 가슴을 만지더라”며 “(대본에) 가슴 만지는 게 아닌데 ‘무슨 까닭이 있겠지’ 하고 가만있었다. 근데 끝나고 나서 (봉 감독을 가리키며) 자기가 만지라고 그랬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해명을 요구하자 봉 감독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웃은 뒤 “보통 영화의 모든 것들이 감독에 의해 컨트롤된다는 환상을 가지기 쉽지만 많은 일들이 현장에서 그냥 벌어진다”고 답했다. “벌어진 일들을 갖고 이렇게 저렇게 해석도 해보고 그런 거다”라고 말한 봉 감독은 “그냥 애기 같이 만진 거다. 갓난아이 같은 자세로 그렇게 자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에 김혜자는 “맞다”고 맞장구치면서도 “근데 안 하던 짓을 하니까 놀랬지”라며 웃었다.

이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봉 감독의 ‘성인지 감수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배우 조덕제의 성추문 사건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후 제작사는 입장문을 통해 “‘마더’는 봉 감독이 ‘저는 엄마가 아니라 극중 엄마의 마음은 선생님이 더 잘 아실 거 같다’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찍은 영화”라며 “촬영 전에 봉 감독이 ‘도준이 엄마 가슴에 손을 얹을 수 있어요’라고 했고 내가(김혜자가) ‘얹으면 어때요, 모자란 아들이 엄마 가슴 만지며 잠들 수도 있겠지’라고 했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김혜자가 해당 장면을 촬영하기 전 봉 감독과 사전 협의를 했다는 얘기다.

제작사는 이어 “선생님께서 덧붙이기시를 ‘저 장면을 찍을 때 모자란 아들을 둔 마음이 복잡한 엄마로 누워 있었다. 양말도 안 벗었다. 만약 아들이 잘못되면 언제라도 뛰어 나가야 하니까. 그런 엄마의 마음으로 연기를 했는데 이렇게 오해하니 내가 봉 감독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이 상황이 무섭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김혜자의 해명으로 논란은 일단락 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과거 인터뷰에서도 왜곡된 성의식이 드러났다며 관람 거부 운동, 이른바 ‘보이콧’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이 지적한 과거 인터뷰는 2가지다.

2011년 영화 매거진 ‘씨네21(https://seojae.com/web/2014/cine21_800.htm/https://seojae.com/web/2014/cine21_800.htm/2011년 4월26일, 800호)’과의 인터뷰가 첫번째다 “좁고 긴 이미지 공간을 무척 좋아한다”고 한 봉 감독은 “그러니 내가 ‘설국열차’를 찍을 생각을 하니 얼마나 흥분 됐겠냐”고 반문했다. 봉 감독은 “공간 전체가 완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동굴인데 동굴을 돌파하는 영화다. 그 금속 동굴을. 근데 그 동굴이 계속 휘어지고 꺾이고 하는 거다”라며 “미치겠는거다. 성적 흥분에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설국열차의 포스터. 



봉 감독은 또 “기차 밖에서 보면 남자 성기고, 안에서 보면 여자의 성기다. 밖에 있으면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처럼 터널이 질이고 기차가 남근이 되는데 들어가 있으면 기차 안이 또 질이다”라며 “두 주인공이 거기를 막 돌파하는 프로이드 책에서 보면 긴 복도나 그런 데를 질주하는 건 그런 거라고 하지 않느냐. 시나리오를 읽고 실제 성욕을 느꼈다는 그런 코멘트도 있다. 기차 속을 관통해 질주하는 그래서 너무 흥분된다는 거다”라고도 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약자를 괴롭히고 싶다고 말한 또 다른 인터뷰도 도마에 올랐다. 2009년 6월 10일 딴지일보(http://www.ddanzi.com/ddanziNews/618215)와의 인터뷰에서 봉 감독은 “이번 영화 촬영이 유독 힘들었냐”는 질문을 받고 체력 때문에 힘들다며 특이한 고백을 했다.

봉 감독은 “이제 마흔 된 건데 체력이 안 좋아졌다”며 “창피해서 어디 가서 얘기도 못 하고, 촬영감독 (홍)경표 형이나 김혜자 선생님이나 나보다 나이가 많은데 힘들다 아프다 이럴 수도 없고”라고 토로했다. 이어 “예민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기술시사 직전 절정이었다”며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밖에 나가서 고양이를 죽일까, 죄 많고 힘없는 사람 없나, 죄책감 없이 패주게(라고 생각했었다)”라고 말했다.

봉 감독은 “스트레스를 먹는 거로 푸니까(살이 쪘다). 현장에 있으니까 섹스는 막혀 있고 식욕으로 푸는 거지. 여관방 숙소에서 혼자 치킨 시켜 먹고. 바닥에는 치킨 껍데기 사방에 흩어져 있고 말이야. 이렇게 얘기하니까 되게 비참하다”며 웃었다.

네티즌들은 봉 감독의 이런 과거 인터뷰를 공유하며 논쟁을 벌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해당 발언들을 평가하는 사회적 눈높이가 달라지면서 생겨난 현상”이라거나 “창작의 고통을 표현한 비유나 상상일 뿐”이라는 옹호 의견이 있는 반면 “성의식이 왜곡돼 있다”거나 “인권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다음은 바른손이엔에이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영화 ‘기생충’ 제작사 바른손이엔에이입니다.
지난 5월 9일 있었던 ‘마더’ 김혜자 선생님 스타 체어 GV 관련해 정정 말씀 드립니다.

김혜자 선생님 본인께 확인을 해 본 결과, 당시 상황에 대해 선생님 본인의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고 말씀 주셨습니다.

김혜자 선생님은 “‘마더’는 봉감독이 ‘저는 엄마가 아니라서 극중 엄마의 마음은 선생님이 더 잘 아실 거 같다’는 이야기도 하고 서로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찍은 영화였어요”라며 “생각해 보니 촬영 전에 봉감독이 ‘도준이 엄마 가슴에 손을 얹을 수 있어요’라고 했고 내가 ‘얹으면 어때요, 모자란 아들이 엄마 가슴 만지며 잠들 수도 있겠지’라고 했어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주셨습니다. 선생님에 따르면 감독님과 해당 씬 촬영 전에, 촬영 내용에 대해 사전 상의를 한 후에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덧붙이시기를 “저 장면을 찍을 때 모자란 아들을 둔 마음이 복잡한 엄마로 누워 있었어요. 양말도 안 벗었어요. 만약 아들이 잘못되면 언제라도 뛰어나가야 하니까. 그런 엄마의 마음으로 연기를 했는데 이렇게 오해하시니까 제가 봉감독에게 너무나 미안하고 이 상황이 무섭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감독님이 GV 당시 이를 바로 잡지 않았던 것은, 영화에 대해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오갔던 대화였고, 김혜자 선생님이 민망해 하시는 상황이 될까 싶어, 감독님도 미처 현장에서 더이상 말씀을 하실 수 없었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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