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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적 미세먼지, 사라진 남산타워...쌓인 오염덩어리 안빠져 내일도 비상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1. 1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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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변 시야에서 남산타워가 사라졌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의 5배가량 치솟았다.


환경부 대기질 측정 시스템 에어코리아에서 14일 오후 2시 현재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대기질은 ‘매우 나쁨’을 가리키고 있다. 시간당 미세먼지(PM-10) 농도는 142㎍/㎥, 초미세먼지 농도(PM-2.5)는 167㎍/㎥로 측정됐다. 서울시는 관내 모든 곳에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내렸다.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보통’ 수준의 미세먼지 농도는 31~80㎍/㎥, 초미세먼지 농도는 16~35㎍/㎥다. 현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보통’ 수준 최대치의 4.7배로 상승한 셈이다. 미세먼지는 지름 10㎛, 초미세먼지는 지름 2.5㎛인 입자 형태의 부유 물질을 말한다.


미세먼지는 육안으로 확인될 만큼 짙게 드리워졌다. 서울 도심 한강변 어느 지점에서든 볼 수 있는 남산타워는 짙은 미세먼지로 가려졌다. ‘매우 나쁨’ 수준의 대기질은 영동·영남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환경부는 “대기 정체로 미세먼지가 축적됐고, 국외 미세먼지가 추가로 유입돼 모든 권역에서 짙은 농도가 관측되고 있다”며 “오는 15일 낮에 대기 확산으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남하해 중부지역부터 농도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수도권에서 이틀 연속으로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기는 작년 1월과 3월에 이어 이날이 세 번째다. 수도권을 포함해 부산, 대전, 세종, 충남 등 10개 시·도에 이날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추위가 닥치면 '롱패딩'이 유행하듯, 이날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를 쓰고 찌푸린 얼굴로 걸음을 재촉했다. 미처 마스크를 챙겨 나오지 않은 이들은 목도리로 코와 입을 감싸는 임시방편을 한 채 종종걸음을 쳤다.


지하철 2호선 아현역 인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김 모(31) 씨는 "주말 내내 집에 있느라고 마스크를 사지 못했다. 지금 편의점에서 사야 한다"며 "미세먼지 때문에 오늘 저녁 약속도 취소했다. 퇴근해서 빨리 샤워를 하고 싶다"고 푸념했다.


여의도에서 만난 이 모(26) 씨는 "요새 우리나라 겨울은 롱패딩 아니면 마스크가 하나는 꼭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추운 날엔 롱패딩 없으면 얼어 죽겠고, 날 풀리면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날아오니 출근길이 매번 너무 힘들다"며 인상을 구겼다.


김 모(45) 씨는 "주말 동안에 집에만 있었더니 미세먼지가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며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사방이 희뿌연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집으로 돌아가 마스크를 챙겨 출근했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 외부활동이 많은 업종 종사자들은 걱정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파트 단지 내 분리수거장에 마스크를 끼고 나온 최 모(37) 씨는 "6살짜리 아들이 계속 밖에 나가고 싶어하는데, 공기가 이렇게 매캐해서 유치원도 못 보내지 않겠나 싶다"며 안타까워했다.


강서구 한 아파트 단지 경비원 강 모(61) 씨는 "경비실에 마스크를 쌓아두고 동료끼리 나눠 쓴다"며 "재활용품 정리나 주변 청소 등 외부활동이 많은 우리 같은 일은 마스크 없이는 못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미세먼지에 따른 불편이 일상화하는 상황이 우려된다며 정부에 대책을 촉구했다.


안국역 인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장 모(56) 씨는 "어제와 오늘 괜히 목이 따갑고 가래도 심하다"며 "이런 상황이 일상이 되는 것 같아 겁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에서 계속 대책을 마련한다고는 하지만 상황이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시는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공회전 차량에 대한 단속과 계도에 나섰다. 서울시 공회전 단속반 2명은 이날 오후 1시께 동화면세점 인근 주차장부터 세종문화회관 주차장을 거쳐 경복궁 주차장까지를 도보로 이동하며 집중 단속을 벌였다.


단속반원은 광화문 일대를 돌며 택시기사에게는 시동을 끈 채 승객을 기다려달라고 하는 등 약 10여대의 차량에 경고 조처를 내렸다.


특히 동화면세점 주차장과 경복궁 주차장 등은 '자동차 중점 공회전 제한장소'로 지정돼 이 장소에서는 경고 조치 없이 바로 공회전 시간을 측정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공회전 가능 시간은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기온이 5도 이상 25도 미만일 경우 2분 이내 공회전이 허용된다. 또 기온이 0도 초과 5도 미만이거나, 25도 이상 30도 미만일 경우 5분 이내 공회전이 허용된다.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내일도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이날 오전 11시 기준 미세먼지 상황에 대해 "서울과 인천, 경기, 강원영서는 '매우 나쁨'으로 확인되며 강원영동, 전남, 경남, 부산, 제주는 '나쁨' 등급"이라며 "오늘 안에 미세먼지 농도가 해소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 기준 서울의 미세먼지 누적 평균 농도는 106㎍(마이크로그램)이며 경기 북부는 104㎍, 경기 남부와 충북은 102㎍으로 전국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반면 같은 시간 강원영동과 제주의 미세먼지 누적 평균 농도는 48㎍, 경남은 54㎍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비상저감조치가 적어도 내일(15일)까지는 시행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미세먼지 농도는 국외의 영향도 있지만 국내 원인도 크다는 분석이다. 환경부는 "해안가를 중심으로 놓고 보면 국외의 영향이 있지만 내륙을 포함한다면 국외 유입과 국내 생성되는 미세먼지 영향이 더해진다"며 "대기 정체로 미세먼지가 축적된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미세먼지 주 원인이라고 해도 우리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당장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동원해 미세먼지 저감 운동에 나서야 한다. 지금의 미세먼지는 앞으로 닥쳐올 최악의 재앙에 대한 전초전에 불과하다. 국가 안보가 북한 도발 변수보다 미세먼지에 더 영향 받을 날이 멀지 않았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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