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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문재인 대통령의 솔직한 고백 “아직 일자리 해법을 찾지 못했다”...경제실책 고백? 본문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충북 청주에 위치한 SK하이닉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고, 이 자리에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8차 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정책 성과 부진을 인정하고, 그동안 주력해 온 공공 부문 일자리 창출 대신 민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의 대기업 현장 방문은 반 대기업 정부라는 시선을 불식하고, 혁신성장을 통한 민간 일자리 창출에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위원회 회의 모두발언에서 “아직까지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산업구조의 변화, 고용 없는 성장, 자영업의 어려운 경영 여건 등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구조적 어려움에 대해 아직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비판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며 “(고용 문제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내도록 활력을 회복하는 데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민간의 프로젝트를 측면 지원하고 기업의 애로를 해결해주는 도우미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일자리위원회는 회의에서 2020년까지 미래차, 반도체·디스플레이, 사물인터넷(IoT)·가전, 에너지 신산업, 바이오·헬스 등 5개 분야에서 민간 일자리 9만여개를 창출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이목희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제조업의 고용 역량 회복과 민간 일자리 창출 확대를 위한 정부의 총력지원체제 가동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당초 문 대통령은 임기 내 공공 일자리 81만개 확충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생활 밀접 분야에 종사하는 공무원을 늘려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랬던 청와대가 올 들어 민간 영역으로 일자리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양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원래 정부는 민간의 역할을 강조했다”며 “민간 영역에서 성장동력을 못 찾고 있어 공공 일자리부터 만들려고 공약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자리의 중심은 민간 쪽으로 가는 게) 당연하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규제혁신 가속화와 대·중소기업이 함께 크는 생태계 마련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SK하이닉스 ‘M15’ 반도체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청주공장은 올해 말까지 1000명, 2020년까지 2100명의 직원을 직접 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사와 임금 공유제를 도입한 SK하이닉스 차원의 사회 공헌책도 높게 평가했다. 이는 현 정부가 강조하는 일자리 질 확대 및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이로써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삼성, 현대차, LG를 포함해 4대 그룹 생산현장을 전부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 후 공장을 직접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규제 때문에 어려움은 없느냐”고 물은 뒤 “필요하면 알려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고백'은 현재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웬만해선 대통령이 무엇을 하지 못했다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다. 현 정부의 경제실책을 그대로 인정하는 꼴이라 그 정치적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민과의 소통을 국정목표의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현재의 경제환경을 솔직하게 그대로 말해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물론 일자리는 정부의 정책보다 기업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각종 경제지표들이 올해 들어 더 나빠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최저임금제도 차등적용할 가능성이 여권 내부로부터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솔직한 고백이 책임회피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현재의 경제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 어려움을 공유하자는 지도자의 용기 있는 메시지였기를 바란다.
성기노 에디터 trot@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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