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노 전 대통령, 부부싸움하고 스스로 목숨 끊어" 주장 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22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부부싸움 끝에 권양숙 씨가 가출하고,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대 정치보복은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가한 것'이라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에 대해 "이 말은 또 무슨 궤변인가"라면서 글을 시작했다.

정 의원은 "노무현을 이명박이 죽였단 말인가"라며 "노무현의 자살이 이명박 때문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씨와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 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이어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 책임이란 말인가. 그래서 그 한을 풀겠다고 지금 이 난장을 벌이는 것인가"라며 "적폐 청산을 내걸고 정치보복의 헌 칼을 휘두르는 망나니 굿판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또 이명박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가 '개인사찰'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한 개그우먼 김미화(53) 씨가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표창을 받은 뒤 밝게 웃고 있는 사진을 올린 뒤 "어이 상실"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우파의 적폐가 있으면 좌파의 적폐도 있을 터"라며 "불공정한 적폐청산은 갈등과 분열, 사회적 혼란만 남길 뿐이다"라는 글도 남겼다.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까지 지낸 정진석 의원의 이 발언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담겨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은 역대 야당중에서도 가장 국민의 지지가 느껴지지 않는 마치 '섬'과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후유증이긴 하지만 여당의 '적폐세력'으로 낙인찍혀 국회 대여투쟁뿐 아니라 대 국민 여론전에서도 상당히 밀리고 있다. 

이런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꺼낸 든 것이, 보혁대결 구도다. 대선 이후 여당은 야당을 '적폐세력'의 낡은 정치세력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런 공세에 야당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정 의원이 '좌파도 적폐가 있을 터'라고 말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현재의 열세구도를 노무현 전 대통령 때의 뇌물수수 사건 등 좌파의 적폐 사례도 꺼내 정치판을 진흙탕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여든 야든 모두 'X물'이 묻어 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의 '발언'은 마치 대여 투쟁전략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과도 같다. 

문제는 현재의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위기 상황이다. 여기에는 여와 야의 중지를 모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정은의 핵 도발에 여야가 공동으로 대처하는 협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치가 이렇게 중요한 때에 그 뒷받침이 돼야 할 내치가 진흙탕 싸움으로 빠져들 경우, 정치는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에 그 어떤 대안도 제시할 수 없게 된다. 또 다시 지긋지긋한 말싸움과 이념투쟁의 소용돌이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야당이 현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모두 죽자'는 전략을 쓰는 것은, 김정은의 광란의 전주곡을 연상케 한다. 여당이 더욱 정신을 차려야 할 때다. 생각 없는 총알이 사방에서 날아오고 있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