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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패배 보고서에 '안철수'는 없다, 왜?

성기노피처링대표 2017. 9. 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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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는 지난 5·9 대선 패배 원인으로 내용 없는 중도 노선과 모호한 대중 정치, 캠프의 사적 운영 등을 꼽았다. 


또,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촛불 민심에 역행하는 이미지 등도 패인으로 지적됐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1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당 대선평가위가 작성한 175페이지 분량의 ‘19대 대통령 선거 평가보고서’를 공개했다. 위원회는 총평에서 안철수 대표에 대해 “선거 승리 전략도, 정책에 대한 철학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이번 대선의 가장 큰 책임은 내게 있다”며 “보고서의 내용들, 나와 당이 고칠 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수용해 당을 제대로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내용 없는 중도…‘MB 아바타’ 이미지 강화 


위원회는 안 대표가 중도 노선의 정치세력화에 실패한 점을 패배 원인으로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안 대표는 ‘가치’로 무장된 중도파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었으나 이에 실패했다”면서 “TV토론을 통해 아무런 내용도 없는 중도를 표방하면서, 오히려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라는 이미지를 강화하고, 적폐 청산에 반대한다는 이미지만 심어줬다”고 밝혔다. 


안 대표의 모호한 대중 정치도 문제 삼았다. 위원회는 “혼자서 모든 걸 이뤘다는 안 대표의 개인주의적 경향은 명확한 한계가 있다”면서 “하지만 핵심 지지층에게 자신의 가치를 확산시키기보다 불특정 대중에게 성공한 벤처 사업가로 자신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고 했다. 


비경제 분야를 대하는 안 대표의 철학 부족도 거론됐다. 위원회는 “안 대표가 경제 문제에 대해선 ‘공정한 시장경제’라는 비교적 분명한 입장이 있었으나 안보나 사회정책에선 입장이 불분명하고 개념 등이 불충분한 상태로 대선을 치렀다”고 평가했다. 


“사조직 중심으로 캠프 운영” 


대선 캠프와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불협화음도 지적됐다. 위원회는 “안 대표는 처음부터 캠프의 대단히 부족한 역량으로 대선을 치르려고 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당 조직보다 밀실에서 사조직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문제를 두고 당과 조율되지 않은 입장을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또 “당내 경선에서 후보가 확정될 때까지 본선 홍보에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며 “대선 며칠 전 경험이 전무한 이제석이라는 개인에게 모든 홍보를 맡겼다”고 준비 부족을 지적했다.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는 175페이지 분량의 대선패배 분석보고서를 내놨다. 대부분 안철수 대선후보에 대한 지적이다. 정치전략 부재와 사조직 의존 등을 문제점으로 보았다. 모두 그럴 듯한 지적이다. 이런 정치공학적 분석도 분명히 필요하지만, 그것보다는 안철수 개인이 보는 대선패배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것부터 먼저 밝혔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주변의 보고서 잘 쓰는 사람들이 고급단어로 예리한 분석을 한들 그것이 안철수 본인의 귀에 들리겠는가. 평가위원회가 돈 들여 보고서를 쓴다고 해서 그것이 현재의 국민의당 시스템 상 얼마나 전 대선후보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가. 시행착오는 본인이 깨달아야 한다. 본인이 알아야 고칠 수 있다. 이런 보고서를 만 페이지를 만든다고 해서 그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정작 지적을 당한 당사자가 그것을 뼈저리게 느끼지 못하면 한낱 종잇조각에 불과할 뿐이다. 


국민들은 안철수를 선택하지 않았다. 왜?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왜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왜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을까?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매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정치공학적으로 전략의 부재이기도 하지만, 안철수는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지 못했다. 솔직하지 못했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들 곁으로 더 다가서지 못했다. 뭔가 엘리트주의에 갇힌 모범생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는 국민들과 같이 언제 어떤 자리에서든 편하게 어울리고, 어색하지 않은 모습을 연출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그만의 욕심이 있었고 숨은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대선 패배 본질은, 필자가 보기에 솔직함의 결여였다. 그의 언행에는 뭔가 연출된, 의뭉스런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필자는 그것을 대권에 대한 병으로 본다. 그 병에 걸렸기 때문에 자연스럽지 못했고, 어색했고, 긴장했고, 그만의 장점을 보여줄 수 없었다. 


안철수의 대선패배 보고서는 안철수가 썼어야 했다. 시험에서  떨어졌는데, 그 다음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 오답노트를 옆 짝꿍에게 맡기는 게 말이 되는가. 안철수는 아직도, 답이 없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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