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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이낙연과 ‘종로 빅매치’ 피할 수 없다?...최근 6차례 선거 민주당 우세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1. 1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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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31일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4회 전국여성대회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함께 참석하고 있다. 대선주자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들이 종로에서 빅매치를 벌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점점 종로 빅매치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내가 황교안이라면… 당내 입지가 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붙을 것 같다"는 반응이 점차 많이 나오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붙을 수밖에’ 없는 상대는 바로 이낙연 전 총리다. 대결장은 서울 종로다. 이번 총선에서 ‘이낙연 대 황교안’ 빅매치가 성사된다면 국회의원 선거 최초로 전직 총리 사이의 대결이 이뤄지게 된다. 총선에서 유력대선 1·2위 주자 사이의 격돌이 벌어지는 것도 처음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현재 종로구의 인구는 15만1290명이다. 이중 선거법 개정으로 이번에 투표권이 없는 18세 미만의 인구는 뺀 대략적인 유권자 수는 약 13만5000명으로 추산된다. 2018년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종로구의 17개 투표구 중 유권자가 1만 명이 넘은 투표구는 세 곳이다. 평창동(1만6143명), 혜화동(1만5293명), 청운·효자동(1만1014명)이다. 대결이 현실화되면 누가 유리할까. 

선관위 자료를 바탕으로 2012년 이후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의 투표구별 최종 투표결과가 정리된 표(아래)를 보면 일목요연하게 그동안의 투표 패턴을 알 수 있다. 각 선거에서 현 더불어민주당 계열이 받은 득표수와 현 자유한국당 계열이 받은 득표수에 대한 비교다. 파란색으로 표시된 쪽이 승자다. 총선은 국회의원 출마자, 지방선거는 광역자치단체인 서울시장 출마자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그 결과, 큰 틀에서 민주당 계열의 지지세가 점점 뚜렷해지는 유권자의 성향 변화가 감지됐다. 황교안 대표가 출마한다면 종로는 그야말로 ‘험지 중의 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 종로구에서 치러진 선거결과표. 각 선거 결과에서 왼쪽이 현 민주당 계열 정당의 결과고, 오른쪽이 현 자유한국당 계열이 받은 최종 득표수다.



2012년 4월 치러진 19대 총선 이래 자유한국당 계열 후보는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한 2012년 18대 대선에서도 표는 당시 야권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더 많이 가져갔다. ‘의미 있는 제3후보’가 있었던 7회 지방선거와 19대 대선 결과도 자유한국당 쪽에 불리했다. 즉 제3후보는 민주당보다 자유한국당 지지성향의 유권자의 표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가져갔다. 

투표구별로 살펴보면 2012년 이래 치러진 선거에서 한국당 계열에서 가장 많이 득표한 것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평창동에서 박근혜 후보가 받은 6958표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같은 투표구에서 4700표를 얻었다. 같은 기간의 투표구별 데이터를 보면 자유한국당 쪽이 그나마 강세를 보인 곳은 평창동과 사직동이다. 6차례 선거 중 4차례 우위를 점했다. 다음으로 삼청동(3번), 부암동(2번), 종로1·2·3·4가동(2번)의 순이다. 나머지 12개 투표구에서 자유한국당 쪽은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최근의 상황을 보면 더 극적이다.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쪽은 평창동과 삼청동을 비롯한 모든 투표구에서 완패했다. 

흔히 종로구 유권자 성향은 부촌이 몰린 서부지역(평창·무악·삼청·부암동 등)과 서민들이 많이 사는 동부지역(창신·숭인·이화·혜화동 등)으로 나눠 설명해왔다. 19대 이전까지 선거는 부촌지역 유권자들이 주도했다. 그 결과 16대에서 18대까지 종로지역은 한나라당 소속 후보(정인봉·박진)가 배지를 달았다.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이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다. 



신상민 민주당 종로구 청년위원장은 “결정적으로 주민들이 돌아선 것은 평창동에 버스차고지와 전용 가스충전소를 짓겠다고 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새누리당 총선 후보로 출마했을 때다”라고 말했다. 연령대가 높고, 대형교회 출석자가 많은 부촌 지역 주민들이 당시 돌아서게 된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 때 잘못이 워낙 커서 그에 대한 반감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이다. 신 위원장에 따르면 이 ‘반감’은 최근 전광훈 목사 등에 의한 청와대 집회 소음피해로 이어진다. 그는 “확실하게 선을 그었으면 모르되, 황교안 대표가 전 목사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하지 않았느냐. 황 대표에 대한 지역민의 시선도 곱지 않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이라 자당에 경도된 발언이긴 하지만 종로 지역정서가 대체로 황교안 대표에게 호의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여기에 최근의 선거 결과도 황 대표로서는 고전할 수밖에 없는 시그널이다. 

최근 몇 년 사이의 지역 상황도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에 대해 “옛날 생각을 하면 안 된다. 흔히 평창동을 부촌으로 인식하지만 진짜 부자는 최근 강남으로 많이 넘어갔다. 평창동 집값이 강남 반포의 아파트 한 채 값도 안 되는 경우까지 생겼다. 5·6공 때 관에 근무했던 삼청동 인근의 나이 든 분들이 여전히 사는 경우도 있지만, 정말 부유한 사람들은 강남으로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종로 빅매치에서 이낙연 전 총리가 유리한 이유에 대해 과거와 달라진 ‘조직상황’도 예로 들었다. 그는 “불과 2년 전에 자기 선거를 치른 민주당의 시의원과 구의원들이 있다. 국회의원 선거 도전자가 자기조직을 운영하지 않더라도 현역 시의원과 구의원이 있다는 것은 큰 힘이다. 심지어 현역 단체장도 민주당이다.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이 지역에서 재선했지만 벌써 10년도 넘은 이야기다. 그 조직이 건재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언한 황교안 대표는 아직까지 어디로 출마할지 함구하고 있다. 진영 행안부 장관의 지역구였던 서울 용산이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인 구로을도 거론하고 있지만 상대해야 할 민주당 쪽의 후보가 그가 공언한 험지의 ‘격’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사평론가는 “나는 황교안이 종로에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미 결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 대 일로 붙든 진보나 보수 후보가 여럿 나오는 다자구도이든 질 수밖에 없다. 제3의 후보도 의미가 없는 지역구다. 오직 문제가 되는 것이 있다면 이낙연의 득표율이다”라고 주장했다.


 

사실 황교안 대표로서는 본인의 선택지가 별로 없다. 당선 가능성을 따질 때도 아니다. 이번 총선에서 보수정당이 참패하게 되면 황 대표가 비록 어느지역에서 당선된다 하더라도 별 의미가 없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황 대표로서는 당선 가능성보다 총선의 분위기를 좌우할 험지에서 최대한 선방하고 진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읍소작전으로 나가야 그나마 패배를 하더라도 훗날을 도모해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질 줄 알면서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에 대한 예가 아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지레 패배의식에 젖어있을 필요가 없다. 그냥 초선 의원에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지역선거에 올인하고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잡는 노력과 성의를 최대한 보여줘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책임 한 끄트머리에 있는 황 대표로서는 이번 선거를 승리와 패배의 이분법적 구도 속에서 치르는 것이 아니라 탄핵의 원죄를 씻기 위한 대국민 사죄의 행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래서 장렬히 산화한다면, 그것으로 탄핵의 책임은 10% 정도 희석될 수 있을 것이다. 탄핵의 원죄를 최대한 경감하는 한판 씻김굿을 하는 자세로 임해야 황 대표에게도 '미래'가 조금 보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황 대표는 종로로 나가는 것에 대해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당선 여부 운운할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이번 선거를 통해 탄핵 사죄의 진정성을 먼저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보수세력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씩 열릴 것이다. 당장 이번 총선에서 성과를 내려고 머리를 굴리는 순간, 더 깊은 패배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탄핵으로 굳게 닫힌 지지세력의 마음을 열려는 순수한 마음가짐부터 가져야 한다. 

 

1월 18일 현재 이 전 총리나 황 대표는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았다.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사는 장창태·김훈태(자유한국당), 정동희·정문헌(새로운보수당), 오인환(민중당) 등 모두 7명이다. 예비후보로 등록한 민주당 인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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