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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기습적 필리버스터에 민주당 "전혀 예상 못해" 국회는 올스톱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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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의 기습적 필리버스터에 민주당 "전혀 예상 못해" 국회는 올스톱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11. 3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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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올스톱됐다. 29일 본회의에서 '민식이법' 등 민생·경제 안건 200여건을 처리하려 했지만 자유한국당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제의에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등 여권이 '출석 거부'로 맞서면서 전면 파행했다. 국회는 12~1월간 수시로 본회의를 열어 선거법·공수처법을 처리하려는 여권과 필리버스터로 이를 저지하려는 야당 간 치열한 전장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내년 예산안과 민생·경제 법안이 볼모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필리버스터란 의원들이 안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에 나서는 것으로 국회법에 명시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뜻한다. 2016년 2월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은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이 추진한 테러방지법 처리 저지를 위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국민의당 정의당 의원들과 함께 9일 동안 38명의 의원이 모두 192시간 25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필리버스터가 법안 저지를 위한 만능 키는 아니다. 회기 종료와 함께 필리버스터는 자동 종결되고, 해당 안건은 다음 회기에서 즉각 표결에 부쳐지기 때문이다. 테러방지법 역시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이후 민주당 등 당시 야당이 퇴장한 가운데 통과됐다.

이번 한국당의 필리버스트 전략은 정치권에서도 쉽게 예상치 못한 기습번트였다. 한국당은 200여 안건에 대해 소속 의원 108명이 최소 4시간씩 반대 토론(8만여 시간)을 함으로써 정기 국회 종료일인 다음 달 10일까지 선거법·공수처법 상정을 저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렇게 되면 11일 이후 열리는 임시국회에 두 법안이 상정되더라도 다시 필리버스터를 신청함으로써 최대한 시간을 끌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국회는 29일 본회의에서 민생·경제 법안 200여건 처리를 시도했지만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한 자유한국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이 ‘출석 거부’로 맞서면서 파행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국회 중앙홀 계단에서 ‘민생 파괴 국회 파괴’ 등 팻말을 들고 한국당을 규탄하고 있다(왼쪽).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모여 “필리버스터 보장하고 민생 법안 처리하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본회의 개최를 거부했다.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도중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12월 2일)이 되면 필리버스터를 멈추고 예산안을 우선 처리할 수 있는지부터가 쟁점이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가 해제될 때까지 예산안 처리도 밀릴 수밖에 없다"고, 민주당은 "예산안이 먼저"라고 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시점 필리버스터는 전혀 예상 못 했다"며 "필리버스터 해제안을 상정해 통과시키려 해도 의석(재적 5분의 3·177석)이 안 나온다"고 했다.

여권은 일단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넘긴 다음 달 3일까지 본회의를 미루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먼저 예산안을 처리한 뒤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며 선거법·공수처법과 유치원 3법 등 민생·경제 안건 200여건의 처리 순서를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만일 선거법·공수처법부터 상정할 경우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때문에 민생·경제 안건 처리가 지연된다. 반대로 민생·경제 안건부터 처리할 경우,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로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는 다음 달 10일까지 선거법·공수처법을 상정할 수 없게 된다. 한국당은 11일 이후 임시국회에서 선거법·공수처법이 상정될 경우에도 필리버스터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럴 경우 한국당은 임시국회 회기(최장 30일) 동안 법안 처리를 지연시킬 수 있다. 그러나 회기가 끝나고 임시국회가 다시 열리면 같은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불가능하다.

여권은 임시국회 회기를 최대한 짧게 잡으면서 선거법·공수처법과 민생·경제 법안을 '게릴라식'으로 통과시켜 보겠다는 방침이다. 회기가 끝나면 동일 안건엔 필리버스터가 불가능한 국회법 조항을 이용해 보겠다는 것이다. 여권 의석을 동원하면 개의 정족수(148석)를 채울 수 있다. 실제 한국당은 '기습 개의' 가능성에 대비해 29일 심야까지 본회의장에 대기했다. 야당은 필리버스터와 국회 상임위 심사 거부 등을 번갈아 사용하는 '양면 작전'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이제부터 여야는 연말 연초까지 국회법을 최대한 이용하며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원내내표단의 묘수와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인 것이다.

 

한국당의 기습 필리버스터에 여야는 불꽃튀는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은 필리버스터로 민생법안 처리가 무산됐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민생법안에 대해선 필리버스터를 철회해 우선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급히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스쿨존에 과속카메라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인 ‘민식이법’에 대해서는 “애초 필리버스터 법안 대상이 아니었다”고 별도 입장문을 통해 해명했다. 동시에 민생법안 처리 지연의 책임을 본회의장 출석을 거부한 더불어민주당 측에 돌렸다.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민생 파괴, 국회 파괴, 한국당 규탄대회’를 열고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저질스러운 폭거’라 규정하면서 맹비난했다. 이해찬 대표는 “제가 30년간 정치를 했지만, 이런 꼴은 처음 본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라며 “머리를 깎고, 단식하고, 국회를 마비시키는 이게 정상적인 정당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참을 만큼 참았다. 국민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반드시 정치·사법·선거개혁을 반드시 해내 나라를 바로잡겠다”며 “선거법과 검찰개혁법을 반드시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민생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며 “민생도, 염치도 무시한 정치적 폭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엄중한 심판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다”며 “한국당이 오늘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말했다.

다른 정당들도 “더는 국민의 목을 조르지 말고 당장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라”며 한국당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한국당의 기습에 한방 먹은 민주당은 일단 본회의 개최를 지연시키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 정춘숙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상황 자체가 너무도 초유의 사태라서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를 잘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한 것만 봐도 민주당의 충격파를 감지할 수 있다.

사실 민주당으로서는 본회의 자체를 무산시킨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한국당이 국회 의사국에 198개 안건 각각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놓은 상황에서 본회의가 열리면 사실상 이번 정기국회 내 유치원 3법 등의 처리는 불가능하다고 민주당은 보고 있다. 민주당은 표결로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키는 대응 방안도 고려했지만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은 일단 민생법안을 볼모로 삼아 필리버스터에 나섰다는 구도로 여론전을 강화해 한국당을 압박하면서 대응 방안을 고민해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생법안까지 볼모로 잡힌 것에 대한 민주당 책임론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민주당으로서는 어쨌든 최대한 수습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무조건 한국당을 비난하기에는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들이 너무도 많고 중요한 것들이다. 이에 내부에서는 선거법 개정에 대해 더 줄 것으로 주고 적극적으로 타협해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당도 '자유한국당을 해산시켜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다시 등장하자 곤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원인은 "자유한국당은 199건의 안건을 표결하는 본회의를 '필리버스터'라는 명목하에 방해하고 있다"며 "비쟁점 민생법안도 많기 때문에 모든 안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하자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어 "삭발투쟁하는 사람들을 우습게 만드는 삭발을 강행하고 디톡스 수준으로 단식하는, 세살배기 아이처럼 떼쓰는 자유한국당 해체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여야는 민생법안 처리 책무와 정략적 필리버스터 비판에서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여론 악화를 우려해 민식이법 등 쟁점 없는 민생 법안이나 예산안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에는 여야가 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당의 '선빵'으로 패스트트랙 주도권은 일단 야당으로 넘어간 모양새다. 민주당이 기습공격의 충격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패스트트랙 전투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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