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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딱서니 없는" "한없이 부끄러운"...김성태 VS 나경원의 '쪼잔한 설전'

성기노피처링대표 2018. 9. 9.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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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이긴 하지만 철딱서니 없는 어떤 분”(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같은 정치인으로서 한없이 부끄럽다”(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같은 당 나경원 의원이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설전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은 한때 ‘절친’으로 알려진 사이다. 무슨 사연일까.


발단은 이렇다. 김 원내대표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4일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에 합의했다. 동시에 인근 학교 통폐합 폐학교 부지를 한방병원 건립에 활용키로 했다. 애초 특수학교 설립 부지에 한방병원을 짓기로 한 것은 해당 지역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 원내대표의 2년 전 총선 공약이다. 이 때문에 특수학교 설립을 대가로 한방병원 건립을 합의한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나경원 “정치인으로 부끄럽다”, 김성태 “면박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 


나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회를 거꾸로 돌리는 강서 특수학교 설립 합의를 규탄한다’는 제목의 입장을 올렸다. 나 의원은 “이번 합의는 한마디로 ‘나쁜 합의’, ‘있을 수 없는 합의’다. 특수학교는 기존의 계획대로 건립하면 될 뿐,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또 “정치인 또한 지역주민의 표가 아무리 급하다 할지라도, 옳은 방향으로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며 “그럼에도 지역 이익을 모두 챙긴 뒤에야 장애학생의 교육권을 겨우 인정한 이번 합의에 같은 정치인으로서 한없이 부끄럽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역의 사정을 잘 모르시는 분들은 특수학교를 대가로 지역이 반대급부를 챙긴 ‘나쁜 선례’를 남긴 것 아니냐고 색안경을 끼는 분들도 계시지만, 서진학교가 합의에 이르기까지 그 지난했던 과정을 되돌아보면, 지역주민과 교육청이 어려운 소통의 과정을 거쳐 서로의 앙금을 털어내고 수용적 태도로 합의를 도출해 냈다는 데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비록 우리당이긴 하지만 철딱서니 없는 어떤 분이 이런 저간의 사정을 거두절미하고 ‘좋은 선례’니 ‘나쁜 선례’니 입방아를 찧어대는 데 대해서는 뭘 좀 알고나 이야기하라고 면박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지만, 이것도 다 지역 정치인의 숙명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 한때 “김성태 없이는 못 산다’는 얘기도 있다”는 두 사람




김 원내대표와 나 의원은 원래 가까웠다. 같은 서울 지역 의원이고 18대와 19대에서는 비박근혜계로 정치 보조를 맞춰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분화될 때 둘은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완전히 멀어진 것은 아니었다. 김 원내대표는 2016년 말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한 후 다시 복귀한 ‘복당파’이다. 나 의원은 함께 탈당을 검토했지만 끝에는 한국당에 남은 이른바 ‘잔류파’이다.


2016년말 당시 김 의원은 한 라디오에 나와 나 의원 입장을 두둔했다. 그는 “나 의원은 한 번 쉬었다가 1월초쯤 다시 (탈당할 것)”이라며 “어제 밤늦게 (집에) 들어갔는데, 밤늦은 시간에 울면서 (전화가 왔다). 지금 본인이 합류하지 못하는 심경의 안타까움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원래 나 의원은 제 앞에서 잘 운다. ‘김성태 없이는 못 산다’는 얘기도 있다”며 “나 의원이 무언가를 하겠다고 하면 제가 안 도운 적이 없다. 그렇다보니 중요한 사항이 있을 때 마지막에 저와 꼭 상의를 해왔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탈당하지 않았다.


지난해말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과정에서 둘은 완전히 ‘절연’했다. 당시 경선은 친박계와 비박계의 계파 대리전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비박계 주자로 나섰다.


나 의원은 ‘중립’을 표명하며 김 원내대표를 돕지 않았다. 나 의원은 ‘중립단일 후보 선출’ 위원장을 맡았다. 중립 후보로는 친박 성향의 한선교 의원이 나왔다. 경선은 3파전으로 진행됐고, 결과는 김 원내대표의 승리였다.



올해 6·2 지방선거 참패 후 책임론을 놓고 계파 갈등이 임계점이 이르렀을 당시에도 김 원내대표와 나 의원은 대척점에 섰다. 당 대표 권한대행까지 맡게 된 김 원내대표는 ‘김성태표 혁신 드라이브’를 걸려고 시도했다. 나 의원은 ‘브레이크’를 거는 입장이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중진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나 의원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사실상 동조했다. 그는 지난 6월 말 개인성명을 내고 “본인의 거취에 대한 신임을 묻는 것을 시작으로 당내 토론부터 치열하게 할 수 있는 장을 만들 것을 촉구한다”며 우회적으로 사퇴를 요구했다.


원래 정치란 게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경우는 공개적으로 '죽고 못사는 사이'라는 걸 공공연하게 천명할 만큼 가깝고 인간적 정리가 있는 경우였다. 그럼에도 원내대표 경선의 앙금을 떨쳐내지 못하고, 볼썽사나운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아무리 상대가 옳고 바른 일을 해도, 자신의 배알이 뒤틀려 도저히 남 잘 되는 꼴을 못봐주겠다는 듯,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는 모 의원이나, 그걸 또 속된 말로 되받아치는 모 의원이나, 3선 4선의 선수는 어디로 먹었는지 국민들은 알 길이 없다. 무너져가는 자유한국당의 중진이란 사람들의 한심하고 저급한 공개설전은 국민들을 더없이 짜증나게 하고 있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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