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폭염 뚫고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광화문 시위 “3만명 집결”...BBC 몰카 심각성 보도 본문

정치

폭염 뚫고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광화문 시위 “3만명 집결”...BBC 몰카 심각성 보도

성기노피처링대표 2018. 8. 4. 21:00







728x90
반응형



5월, 6월, 7월 혜화역에서 열린 세 차례의 시위가 8월 광화문 광장으로 옮겨왔다. 섭씨 36도에 육박하는 폭염에도 불구하고 붉은 옷을 맞춰입은 여성들은 광화문 북쪽 광장에서부터 세종대왕상까지 400여m 거리를 가득 채웠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집회에서 이들은 “우리는 편파 수사를 규탄한다”, “남(男) 가해자 감싸주기 집어쳐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수사기관의 불법촬영 편파 수사를 규탄하고, 정부를 향해 불법촬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 포털 카페 ‘불편한 용기’는 4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4차 시위’를 열었다. 주최 쪽은 “한국 여성과 남성은 법 앞에서 동등해야하지만 불법촬영 문제에서만큼은 그렇지 않다”며 정부와 수사기관을 향해 불법촬영물 가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와 처벌을 요구했다. 드레스코드는 붉은 색으로, ‘여성의 분노를 보여주자’는 의미다.


‘생물학적 여성’만 참석한 이번 집회에서 주최쪽은 오후 4시30분 기준 약 3만여명이 운집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열린 3차 시위에서는 주최쪽 추산 6만여명(경찰 추산 4만여명)의 인원이 모였다. 앞서 5월19일에 열린 1차 시위에서는 주최쪽 추산 1만2000여명(경찰 추산 1만명)이 모인데 이어, 2차 시위에서는 이보다 두 배 많은 2만2000여명(주최쪽 추산, 경찰 추산 1만5000명)이 몰렸다. 주최 쪽은 “대구, 목포, 익산, 전주, 천안, 청주, 평택 등 지방에서도 참가자 1000여명이 버스 22대를 대절해 단체 상경했다”고 밝혔다.


이번 4차 시위는 불법촬영 피해자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했다. 주최쪽은 “불법촬영으로 인해 더 이상 자살이라는 이름의 사회적 타살이 있어선 안 된다”며 “우리들의 묵념은 불법촬영과 수사기관의 무시로 결국 세상을 떠난 피해자들을 위한 묵념”이라고 밝혔다.


묵념 후 집회 참가자들은 무대에 올라 경찰의 불법촬영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40분가량 ‘성차별 사법 불평등 중단하라’, ‘웹하드와 사법부도 공범이다’, ‘수수방관 경찰청장 필요없다’등의 구호를 외친 참가자들은 수사기관과 정부, 불법촬영 가해자를 규탄한다는 의미에서 ‘독도는 우리땅’,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 ‘아리랑’등의 노래를 개사해 부르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폭염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 우산, 챙이 넓은 모자, 선글라스 등을 직접 준비해 시위에 참가했다. 주최쪽에서는 혹시모를 응급상황에 대비해 광장에 의료 부스를 설치했고, 아이스박스에 시원한 물을 보관해 참가자들에게 나눴다. 주최쪽은 “무더운 날씨이지만 불법촬영과 편파수사에 대한 여성들의 분노는 지금의 한국보다 더 뜨겁다”며 “여성들이 불법촬영에 대한 불안감 없이, 마음놓고 화장실에 갈 수 있을 때까지 우리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는 지난 5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인터넷 포털 다음 카페 ‘불편한 용기’가 주최하고 있다. 카페 운영진들과 회원들은 지난 5월 ‘홍대 누드 모델 불법촬영’ 가해 여성이 12일만에 구속됐다는 사실을 들며 “피해자가 남성이어서 속전속결로 수사가 진행됐다, 불법촬영 수사가 성에 따라 편파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영국 BBC가 한국의 몰래카메라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BBC 로라 비커 서울 특파원은 3일 '한국의 몰래카메라 포르노 전염병'이라는 기사를 통해 한국의 몰카 실태와 피해자들의 고통이 심각하다고 알렸다.


BBC는 지난해 한국에서 '몰카 신고'만 6465건 이상 들어왔으며 5437명이 체포됐지만, 옥살이를 하는 경우는 이 중 2%에 불과한 119명이라고 전했다. 또, 피해자의 80%는 여성이라고 전하면서, 한국 여성들이 4일 광화문에서 "내 인생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라고 외치는 항의 시위를 연다고 소개했다.


비커 특파원은 "한국의 여성들은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 누가 엿볼까 봐 걱정한다"며 자신 역시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 한국의 여성들로부터 구멍이나 몰래카메라가 없는지 확인하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사에는 한국 여성이 자신의 일상생활 공간인 한 식당에서 겪은 일화가 등장한다. 한 남성이 이 여성의 치마 속을 소형 카메라로 찍은 뒤 휴대전화 채팅방으로 유포한 것이다. 이를 눈치챈 여성은 남성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확인하다가 충격에 빠졌다.



이 여성은 BBC 방송에 "정신이 멍해져 울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노출 심한 옷차림을 했다고 여길까 계속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몰카 피해를 신고했지만)경찰서에서 혼자라고 느꼈고 모든 남성이 나를 고기 조각이나 성적 대상으로 보는 것 같았다"며 "내 주위 사람들도 이런 남성들처럼 나를 볼까 봐 두려웠다. 책망 받을까 봐 주위에 나의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비커 특파원은 "자신이 당한 피해를 신고조차 하지 못하는 여성이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성인 90%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93%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한국의 디지털 기술 발전이 몰카 범죄 적발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한편 광화문에서 열렸던 몰래카메라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는 최근 BBC가 보도한 우리 사회의 몰래카메라 불법 행태를 낯낯이 고발할 정도로 그 문제점이 심각한 시점에서 터져나온 것으로 향후 이 문제가 정권에도 부담이 될 정도의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