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충격패' 독일 축구협회 뢰브 감독 재신임, 그 묵직함에 대하여...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전 패배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돼 일찌감치 독일로 귀국한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이 계속 팀을 이끌 전망이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이어 2연속 우승에 도전했으나 1승2패로 F조 최하위를 기록하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독일 dpa 통신은 1일(한국시간) "독일축구협회(DFB) 이사회가 뢰브 감독을 재신임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dpa 통신에 따르면 독일축구협회 이사회는 뢰브 감독에게 계약기간인 2022년까지 팀을 계속 맡기기로 결정했다.

뢰브 감독은 2006년부터 독일 대표팀을 이끌아 왔으며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2022년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독일은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에 일격을 당하며 80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뢰브 감독은 한국전 패배 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지금 말하기는 어렵다"며 "한국을 이기지 못한 자체가 쇼크다. 차분하게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독일의 감독 유임을 보면서 그 '묵직한' 결정에 눈길이 간다. 세계 랭킹 1위의 업적을 이룬 감독을 바로 경질하는 것도 경솔한 것이긴 하지만, 그 '과정'을 보면 세계 톱국가 독일의 견고함이 새삼 부럽다. 목숨이 경각에 달해 있는, 한국 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의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독일의 '용인'에 대한 신중함과 인내심 정도는 우리도 좀 배웠으면 좋겠다.

한국 감독직에서 쫓겨났던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은 큰 이슈가 발생하면 누군가 희생양을 찾아서 공격한다'라는 말을 남긴 적이 있다. 3전 전패할 것이라는 저주는 눈꼴 사나웠지만, 슈틸리케가 한국에 2년 이상 체류하면서 한국 사회의 치부를 정확하게 지적한 것 같아 한편으론 씁쓸했다.

멕시코전까지 끝나고 장현수는 이미 선수 사망선고를 받았을 만큼 비난이 빗발쳤고, '국민 욕받이'로까지 불렸던 김영권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독일전 한판으로 그들은 모두 '욕받이'에서 '영웅'으로 롤러코스트를 타고 수직상승했다. 쉽게 뜨거워지고 쉽게 잊고 쉽게 식어버리는 '냄비' 국민성이라는 자조섞인 이야기도 나온다.

독일전 결과에 관계없이 여론은 신태용 감독의 교체에 무게가 실리는 것 같다. 목표를 못이룬 그의 연임을 반대하는 것이다. 한편으론,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쓰디쓴 시행착오를 뼛속까지 체험한 그 소중한 경험을 다음의 대회에 큰 전력자산으로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일단 자르고, 일단 바꾸고, 그 다음 우리는 생각하고 대안을 찾는다. 그때는 늦었고, 더 좋은 대안도 나올 수 없다. 정치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실패도 우리의 자산으로 끌어안는 성숙함과 인내심이 필요한 때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